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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기록, 유령의 역사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김선명 / 2019-05-08
영화학자이자 영화감독으로서 이산(離散)과 여성이라는 주제에 그 누구보다 깊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던 그녀는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워지고 잃어버렸던 파편들을 이어 새로운 성좌를 그려내고 있다. <김 알렉스의 식당 : 안산-타슈켄트>(2014)를 확장한 <눈의 마음 : 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2014)을 시작으로 그녀가 ‘망명 3부작’이라고 이름붙인 작품들의 마지막 영화가 바로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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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자격이 없어요
<러브리스>
차한비 / 2019-04-22
아이가 사라진다. 이름은 알료샤, 나이는 12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간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제냐(마리아나 스피바크)와 보리스(알렉세이 로진)는 이혼을 앞둔 부부이다. 그들에게 결혼생활이란 삭제하고 싶은 과거이며, 가정에는 적대와 불신만이 가득하다. 부모에게 자신이 거추장스러운 짐짝임을 알게 된 알료샤가 홀로 집을 떠나는 그 시간에도 제냐와 보리스는 각자의 연인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느라 여념이 없다. 부부는 아들이 이틀 동안 학교에 결석했다는 선생의 전화를 받고서야 심각한 상황을 뒤늦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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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흐르지 않는
<한강에게>
김선명 / 2019-04-08
진아(강진아)는 첫 시집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시인이다. 친한 이들과 함께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고 수다를 떠는 시간을 즐기는 그녀에게 한강은 언제나 곁에 머물러 있을 것 같은 존재다. 그런데 십년 가까이 만난 남자친구 길우(강길우)가 얼마 전 바로 그 한강에서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한강에게>는 상실의 아픔과 죄책감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진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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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리셋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
차한비 / 2019-04-02
지금 선희(정다은)는 인생을 ‘리셋’하고 싶은 심정이다. 암흑 속에서 두꺼비집을 내렸다가 올리듯, 버스를 타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불이 들어오고 주위가 밝아지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태연하게 연기해볼 작정이다. 유별난 욕구는 아니다. 성장도 극복도 불가능할 때,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는 대신 상처와 죄책감만 남아서 버거울 때,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을 초기화하고 싶다는 꿈을 꾼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이야 평범하지만, 선희의 행보는 어딘가 부적절해 보인다. 이름을 바꾸고 배경을 지운 채 새로운 사연을 뒤집어쓰는 일은 온통 거짓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선희는 스스로 꾸며낸 리셋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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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철의 여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김선명 / 2019-04-02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연방 대법관에 오른 인물이며 현재 최고령(1933년생) 대법관이기도 하다. 미 연방 대법원은 한국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성격을 모두 갖는 기관이다. 그곳의 판결은 미국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며,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은 법조인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다. 다른 사회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법관은 오랜 동안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던 자리였다. 긴즈버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는 오프닝 시퀀스를 워싱턴의 연방 대법원 건물과 주변 동상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카메라가 전부 남성으로 이루어진 동상들을 차례로 비추는 동안 여러 남성들의 발언이 보이스 오버로 깔린다. 모두 긴즈버그를 마녀, 좀비, 대법원의 수치 등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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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전도, 세계의 변곡
<강변호텔>
남다은 / 2019-03-28
홍상수의 23번째 작품인 <강변호텔>은 그간 그가 창조해온 세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인상을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주는 영화다. 홍상수가 ‘극적인 사건으로서의 변화’를 불신하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이 영화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과격한 변화의 운동을 부정하긴 어렵다. <강변호텔>에 새겨진 무서운 비약과 가차 없는 단절, 낯선 온기와 깊은 비애를 경험하는 동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한 세계의 시작과 다른 세계의 끝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것만 같은, 전에 없이 독보적인 이 지평은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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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기록, 유령의 역사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김선명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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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자격이 없어요
<러브리스>
차한비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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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흐르지 않는
<한강에게>
김선명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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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리셋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
차한비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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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철의 여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김선명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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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전도, 세계의 변곡
<강변호텔>
남다은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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