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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리게 해주세요
<나는보리>
손시내 / 2020-05-22
듣지 못하게 되면 가족들과 같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더 이상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것 같은 보리는 매일 소리를 잃고 싶다는 소원을 열심히 빈다. 물질을 많이 한 탓에 귀가 잘 안 들린다는 해녀를 텔레비전에서 보고는 바다에 훌쩍 뛰어들기까지 한다. 온 가족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그 날 이후 보리는 안 들리는 척 행동하는데, 그로인해 그간 체감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까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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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하나씩
<파도를 걷는 소년>
차한비 / 2020-05-12
한낮 해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수(곽민규)는 아니꼽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몇 차례 팔을 휘저어보고는 이내 성큼성큼 바다를 향해 걷는다. 옆구리에 낀 보드는 전날 쓰레기장에서 주운 파손품이다. 서퍼 해나(김해나)는 바다에서 연거푸 넘어지는 수를 초조하게 바라본다. 해나가 다가가서 “초짜가 강습도 안 받고 타시면 안 돼요”라고 지적하자, 수는 퉁명스레 쏘아 붙인다. “여기가 당신들 바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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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혈투
<리벤지>
손시내 / 2020-05-08
제목이 일러주듯, <리벤지>는 전형적인 복수극이다. 젠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사방이 붉게 물든다. 끊임없이 거듭되는 추격전과 총격전으로 인해 인물들은 온통 피칠갑이 되고, 카메라는 이들의 훼손된 신체를 여과 없이 클로즈업한다. 법이 부재하는 사막이라는 공간 또한 감독이 마음껏 상상을 펼치는 적절한 장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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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기억하라
<호텔 레이크>
차한비 / 2020-05-01
해변에서 두 여자가 껴안은 채 춤을 춘다. 달빛은 저 멀리 수평선까지 환히 비추고 여자들은 서로 어깨에 얼굴을 파묻을 정도로 가깝다. 한 여자는 바다를 향해 몸을 돌렸기에 표정을 확인할 수 없지만, 다른 여자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바닷바람에 흰색 원피스 밑단이 파도치듯 펄럭이고 여자들의 손끝은 부드럽게 맞닿는다. 화가 윈슬로 호머가 1890년에 완성한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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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돌아갈
<바람의 언덕>
김선명 / 2020-04-27
<바람의 언덕>은 과거를 잃어버린 한희와 과거를 잊어버린 영분을 우연 아닌 우연으로 불러내 마주보게 한다. 한희에게 과거는 끝없이 회귀하는 그리움이고, 영분에게 과거는 어떻든 감춰야 할 비밀이다. 필라테스 학원에서 선생님과 수강생으로 만났으나 금세 서로에게 이끌리는 한희와 영분. 홀로 살아온 이들에게 그리움과 비밀은 이제껏 생의 계기였고, 동력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둘은 그리움과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사코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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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야기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손시내 / 2020-04-16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세 사람이 함께 보내는 젊은 날의 여름,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다. 햇살이 환하게 쏟아지는 낮과 가랑비가 세상을 적신 고요한 밤, 그 공기를 가르는 밝고 흥겨운 웃음소리, 사람 없는 항만 도로를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니거나 술과 음악에 나른하게 취해 자유로이 춤추는 인물들. 이러한 상태와 시간이 중대한 위협이나 뚜렷한 국면의 전환 대신 이야기를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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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리게 해주세요
<나는보리>
손시내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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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하나씩
<파도를 걷는 소년>
차한비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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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혈투
<리벤지>
손시내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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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기억하라
<호텔 레이크>
차한비
20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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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돌아갈
<바람의 언덕>
김선명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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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야기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손시내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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