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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멀지 않았다
<10년>
손시내 / 2019-12-11
미래를 그리는 영화가 대개 그러하듯, 이 영화들 또한 현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로부터 출발한다. 군사주의, 검열과 통제, 환경오염이나 저출산 등 현재의 문제들이 가속화되고 심화된 근미래는 퍽 어두운 색채를 띠지만, 작고 희미한 희망 또한 영화의 곳곳에 묻어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개봉하는 <10년>(2018)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0년: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최초 공개되었던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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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사냐고?
<속물들>
차한비 / 2019-12-11
간단명료한 제목답게 영화는 대책 없이 낯 두꺼운 인물로 가득하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계급을 인지하며, 어떻게든 사다리 꼭대기에 오르기를 원한다. 속고 속이는 게임에서 선우정(유다인)은 져줄 마음이 없다. 미술 작가인 그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지만, 타인의 창작물을 베끼다시피 한 그림에 <표절>이라는 제목을 붙여 ‘차용 미술’이라고 포장한다. 우정이 보기에 이 세계는 어차피 반쯤 고장 났다. 작품보다 작가 얼굴에 관심이 많고, 논란이 불거질수록 작품 가격은 뛰어오른다. 우정은 이용당하기보다는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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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성가신 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손시내 / 2019-12-09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노년의 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가 집필한 회고록의 제목이다. (정확한 원제는 ‘La vérité’로 ‘진실’ 정도의 뜻이다.) 그는 오랜 세월을 프랑스의 대표적인 배우로 살며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다수의 상을 받았는데, 회고록엔 연기 인생과 더불어 사적인 이야기들도 한데 실려 있다. 배우로서 커리어를 빈틈없이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어린 딸과 단란한 한 때를 보냈던 어머니로서의 일화 등이 적혀있는 것이다. 그러나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가 보기에 그 회고록은 진실은커녕 거짓부렁이고 누락투성이다. 그것이 뤼미르의 심사를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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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류장은
<이태원>
차한비 / 2019-12-07
서울 용산의 이태원은 외국인 거주지이자 외래문화 집결지로서 초국가적 성격을 띠지만, 들여다보면 그만큼 국가주의에 복무하는 지역도 드물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군사기지였던 용산은 해방 후에는 미군 주둔지로 이용됐고, 이 과정에서 이태원은 기지촌의 대명사가 되었다. 1970년대부터 미군을 상대하는 유흥업소가 대규모로 들어섰으며, 이때 형성된 ‘후커힐’은 이태원의 중심 상권으로 자리 잡게 된다. 외화를 벌어들이며 호황을 누리던 이태원의 명성은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급속히 힘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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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과 응답
<녹차의 중력>
정지혜 / 2019-12-05
영화평론가와 영화감독의 일이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정성일에게 이 두 가지는 동일한 목적과 욕망을 지녔다. 정성일이 지금까지 만든 다큐멘터리 <녹차의 중력>(2018), <백 두 번째 구름>(2018), <천당의 밤과 안개>(2017)에서만큼은 그러하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세 편 모두 영화감독에 관한 영화이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한 영화다. 앞의 두 편은 1934년생인 한국의 영화감독 임권택의 영화를, 뒤의 영화는 1967년생인 중국의 영화감독 왕빙의 영화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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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어둠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김선명 / 2019-12-03
산은 경계를 모른다. 지리산은 경상남도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과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걸쳐 있으며, 한라산은 저지대의 난대성식물에서부터 고지대의 고산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을 품고 있다. 전작 <려행>에서 안양의 삼성산을 일종의 매개물로 삼아 과거와 현재를, 남한과 북한을, 이승과 저승을 이었던 것처럼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에서 임흥순은 다시 한 번 산이 가진 역량에 기대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다만, <려행>에서 산에 떠오른 두 개의 달이 우리를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설화의 세계로 초대했다면 이번엔 개기일식이라는 강력한 어둠이 산의 낮을 밤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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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멀지 않았다
<10년>
손시내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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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사냐고?
<속물들>
차한비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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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성가신 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손시내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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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류장은
<이태원>
차한비
20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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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과 응답
<녹차의 중력>
정지혜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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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어둠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김선명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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