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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의 도시
<사상>
조지훈 / 2021-10-20
1980년대 후반까지 부산의 최대 공업지대였던 ‘사상’. 공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대표적 노후 도심이 되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갖가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면서 현재의 사상은 과거와는 또다시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사실 낡고 더러운 지역을 정비, 개선하겠다며 진행하는 이런 사업은 오랜 시간을 버텨온 건물을 모조리 부수고, 그곳에 살던 원주민을 전부 쫓아내고서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는데, 우리는 자주 이런 사실을 잊어버린다. 10년 전 동료들과 설립한 오지필름을 기반으로 한국 사회의 소외되고 첨예한 대립의 현장을 묵묵히 기록해온 박배일 감독의 아홉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사상>은 개발이 낳은 황폐한 풍경을 비추면서, 그로 인해 삶의 향방을 놓쳐버린 두 사람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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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유영
<당신 얼굴 앞에서>
남다은 / 2021-10-20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거두고 지금, 자기 얼굴 앞의 실체만을 제대로 보려는 영화는 어떤 형태로 존립할 수 있을까. 영화를 성립시키는 수많은 장치들을 최소화하고, 영화의 전제인 환영의 기교와 싸우며, 빈약한 사각의 틀 위에 ‘존재’ 자체만을 전면화해 남겨둘 수 있을까. 한 발자국만 더 떼면 ‘영화’의 영토가 아닐 벼랑 끝에서 영화 바깥이 아닌, 영화 안을 다시 새롭게 응시할 수도 있을까. 최근 홍상수 영화를 지탱하는 단출함과 투명함은 이 절박한 물음들에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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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난 거 아니야?
<휴가>
김소희 / 2021-10-20
<휴가>에서 카메라는 내내 주인공 재복(이봉하)의 움직임을 쫓는다. 영화는 오직 그로 인해 존재하는 것 같다. 선인가구 해고 노동자 재복은 몇 안 남은 동지들과 기나긴 천막 농성 투쟁을 이어왔다. 5년에 걸친 이들의 싸움은 재판 패배라는 결과를 얻은 참이다. 농성장에 남은 세 사람은 짧은 휴가를 갖기로 한다. 재복은 서울을 떠나 두 딸이 사는 집으로 돌아온다. 농성장에서 사람들의 식사를 책임져왔던 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가 없는 동안 방치되어 온 부엌이다. 그렇게 그는 부엌에서 부엌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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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는 선물
<종착역>
조지훈 / 2021-09-22
어릴 땐 모든 것이 모험이다. 약간의 돈과 얼마의 시간만 있으면 생각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쉽게 갈 수 있지만, 늘 오가던 일상 공간을 벗어나는 일은, 그것도 부모의 허락이 없다면, 생각보다 훨씬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14살 소녀들이 집, 학교, 학원 다시 집으로 이어지는 뻔한 동선을 벗어날 용기를 낸 건 순전히 사진반 선생님이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나누어 주면서 내준 방학 숙제 때문이었다. “세상의 끝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에 참여해 보자. 여름 방학 동안 세상의 끝을 찍어와 봐!” 세상의 끝이라니. 뭐 이런 숙제를 내준다니? 그냥 하지 말자. 안 하면 벌점 받을 거야. 뭘 찍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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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끝, 악의 시작
<좋은 사람>
조지훈 / 2021-09-13
어느 고등학교 교실에서 지갑 하나가 사라진다. 담임인 경석(김태훈)은 CCTV를 확인한 후 세익(이효제)을 의심하지만, 자신의 반 아이들의 불신과 불화를 막기 위해 범인 찾는 걸 멈추고 사비를 털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급우 동국이 세익을 도둑으로 지목하자 경식은 세익을 불러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쓸 것을 요구한다. 한편, 이혼한 경석은 갑작스레 전처 지현과 함께 사는 딸 윤희를 며칠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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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
<박강아름 결혼하다>
차한비 / 2021-08-19
결혼은 미친 짓이다. 부부는 의리로 산다. 계약과 의무에 충실하다 보면 낭만적 사랑쯤이야 금세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다. 적지 않은 이가 의심하고 경고하는 결혼, 한데 아름은 결혼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다. 아름은 오래 꿈꿔온 ‘결혼 프로젝트’에 겁 없이 뛰어든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라는 영화 제목은 이 프로젝트의 주최자를 정확히 명시한다. 연애와 동거를 결정할 때 그랬듯, 아름은 이번에도 성만보다 한발 먼저 나선다. 비혼주의자였던 성만이 느닷없는 변화를 수긍하는 동안 아름은 재빨리 다음 목표를 정하고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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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의 도시
<사상>
조지훈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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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유영
<당신 얼굴 앞에서>
남다은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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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난 거 아니야?
<휴가>
김소희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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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는 선물
<종착역>
조지훈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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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끝, 악의 시작
<좋은 사람>
조지훈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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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끝나나
<박강아름 결혼하다>
차한비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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