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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절망 1호, 응답하라
<루비>
손시내 / 2020-08-06
<루비>는 주어진 현실을 환기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동명의 희곡이 영화의 원작인데, 박한진 감독은 영화화 과정에서 캐릭터나 대사와 같은 요소들은 물론이고 희곡 자체의 특징 또한 적극적으로 들여왔다. 군데군데 지문(地文)을 삽입하고, 다양한 심상의 표현과 발화의 공간으로서 무대를 마련해 활용한다. 영화가 흘러가는 방식은 일상생활을 하다가 문득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험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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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뜻대로
<소년 아메드>
김선명 / 2020-07-31
<소년 아메드>는 작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신작이다. 그들의 영화 속 인물들은 아무 정보 없이 뚝 떨어지곤 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 아무 준비 없이 내던져진다 할 것이다. 의지할 거라곤 줄곧 인물을 가까이서 뒤따르는 핸드헬드 카메라가 전부다. 조금씩 주어지는 정보들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수동성에 경제적인 편집이 생략한 서사적 공백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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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나라에서
<블루 아워>
차한비 / 2020-07-23
<블루아워>는 감독 하코타 유코의 데뷔작이자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긴 시간 경력을 쌓아온 두 주연 배우의 호흡이 돋보이며, 특히 심은경은 성장통을 앓는 인물 옆에서 실제와 환상을 넘나들며 매력적인 거리감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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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가위바위보
<팡파레>
손시내 / 2020-07-10
“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사람, 나 말고 아무도 없어.” 왁자지껄한 핼러윈 파티가 끝난 늦은 밤, 손님이 모두 돌아간 한적한 바는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살벌한 생존 게임의 장으로 변모한다. 이상한 관계로 얽혀버린 <팡파레>의 인물들이 이곳에서 벌이는 난투극은 마치 선혈이 낭자한 가위바위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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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됐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차한비 / 2020-07-09
“제가 마음에 안 들어도 상관없어요. 절 믿어주기만 한다면요.”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스크린 너머 관객에게 분명히 말한다. 방송인이 나아갈 유일한 길은 시청자의 호감을 사는 것이라고 못 박는 로저 아일스(존 리스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폭스뉴스 최고 경영자인 로저는 얼굴과 몸매가 ‘착한’ 여자를 쇼에 끼워 넣고 짧은 치마를 입혀서 내보냈다. 카메라는 여성의 다리를 집요하게 잡았고 시청률은 해마다 뛰어올랐다. 언론인으로서 신뢰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여성들은 공공연하게 눈요깃감으로 전락했다. 질 좋은 뉴스와 공정한 보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할머니를 겁먹게, 할아버지를 열 받게” 하는 이야기가 폭스 뉴스였고, 닉슨부터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정치권력과도 긴밀하게 결탁했다. 폭스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케이블 채널이라는 명성을 얻는 동안, 로저는 무소불위한 군주로 자리매김했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바로 그 ‘권력 위의 권력’에 대항하여 세상에 진실을 펼쳐 보인 여성들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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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없었던
<욕창>
차한비 / 2020-07-04
모든 집에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겉으로는 부족함 없이 화목해 보여도 안을 들춰 보면 해묵은 갈등과 애써 감춘 근심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지수(김도영)는 아슬아슬하게 유지해온 표면이라도 어떻게든 지켜보려고 애쓴다. 남편의 외도를 모른 척하고 딸과 싸우기를 포기한 채 혼자 화를 삭이는 식이다. 엄마 길순(전국향)이 뇌출혈로 쓰러진 다음부터 지수의 어깨는 갑절로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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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절망 1호, 응답하라
<루비>
손시내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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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뜻대로
<소년 아메드>
김선명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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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나라에서
<블루 아워>
차한비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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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가위바위보
<팡파레>
손시내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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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됐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차한비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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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없었던
<욕창>
차한비
20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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