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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야의 숲
<가가> 라하 메보우 조부모부터 손주까지 삼대가 어울려 사는 집. 대들보 같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가족을 그나마 하나로 묶어주던 끈은 느슨해진다. 단지 이 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쟁과 일본 식민 지배도 무너뜨리지 못했던 타야족 공동체가 휘청거린다. 젊은이에게 ‘가가’는 조상이 남겨준 귀중한 유산이 아니라 고루한 훈계처럼 들리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해야 혹은 저항해야 할지 오리무중이라는 듯 마을은 안개에 잠긴다. 라하 메보우 감독은 그 분열 속으로 들어가 한 계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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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내 곁에 있어줘> 황원잉 타이페이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던 40대 여성 파예가 고향 치아이로 돌아온다. 치열한 작업 현장과 얽히고설킨 연애를 잠시 뒤로한 채, 그는 병든 아버지를 돌보며 시간 여행을 떠난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가 흑백 플래시백 장면에서 젊은 청년으로 등장하고, 대만일치시기라고 일컫는 1940년대 일본 식민지 풍경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파예는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아버지에게서 자신으로 이르는 긴 시간을 감각하며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진 삶의 가치와 신념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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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워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경아의 딸> 김정은 지난해, 김정은 감독은 <경아의 딸>과 함께 전국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비롯해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과는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고, 영화와 더불어 일상의 축제를 일구어나가는 이들과는 환한 미소를 나눴다. 독립영화 라이브러리에 선정된 감독을 대상으로 공동체 상영 초청 지원을 진행한 인디그라운드는 <경아의 딸>이 2023년 최다 지원작이라고 귀띔해 줬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궁금해하고 계속해서 만나고 싶어 한 영화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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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한 발 더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장건재 만나기 전까지는 헤르미온느의 시계라도 손에 쥔 줄 알았다. 작년 한 해 장건재 감독은 세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이 싫어서>를 개막작으로 상영했고, 11월에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를 개봉했고, 12월에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초의 기억>을 공개했다. 시간을 몇 번이고 되돌려서 여러 개의 수업을 동시에 듣던 마법사처럼 장건재도 두 눈 부릅뜨고 영화에 매달렸겠거니 넘겨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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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당신으로부터> 신동민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해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만들기를 지속해 온 신동민 감독. 배우와 실제 인물이 함께 등장하며 극과 극 사이, 극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희한하게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항상 가족의 사정을 담는다. 생활력 강한 어머니와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존재는 언제나 영화의 핵심이다. 세 단편을 엮어 하나의 장편으로 만든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부터 단편 <당신에 대하여>까지 줄곧 엄마를 바라보는 아들의 마음을 중심에 뒀던 신동민 감독은 <당신으로부터>에서 좀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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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과 디딤돌
한국단편영화상 기획단 지난 11월 18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이 열렸다. 4년 전 결성된 한국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와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가 함께 기획한 자리다. 팬데믹과 함께 여러 시상식과 영화제가 진통을 겪는 동안 단편 영화를 위한 장소는 더 빠른 속도로 사라져갔다. “떡볶이 먹고 떠들며 1년을 결산하는” 자리를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사람들은 차라리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들은 올봄 더 늦기 전에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모였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결산의 자리는 환한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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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부력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숨 참고 다이브> 이현빈·권민성 열아홉, 바닷가, 입맞춤. <숨 참고 다이브>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를 화면 가득 펼쳐 놓는다. 하지만 여름밤의 용기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영화는 악몽에 신음하며 괴로워하는 얼굴을 비좁은 정사각형 속에 담는다. 동호(문의진)는 비밀을 감당하기 벅찬 탓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다. 수영선수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상황인데 그가 뛰어들어야 하는 물속은 이제 안개처럼 뿌옇기만 하다. 과연 동호는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다이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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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 적통이지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안 할 이유 없는 임신> 노경무 이제 남성도 임신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안 할 이유 없는 임신>은 ‘남성 임신’이라는 기상천외한 소재를 택해 많은 여성이 임출육(임신, 출산, 육아)의 굴레 속에서 힘들어하는 현실을 뒤집어본다. 물론 웃음으로 무장한 채로 말이다. “최 씨가 최 씨를 낳으면 적통 중의 적통!”이라는 할아버지의 외침은 그야말로 명대사. 출생률을 높이려면 임신할 수 있는 사람을 늘리면 된다는 무지막지한 주장을 펼치는 삼신 박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너도 한번 겪어봐라’ 하며 시작한 여정은 병원과 집, 지옥도와 무릉도원을 지나며 임출육의 조건을 찬찬히 곱씹어보는 길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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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건전지 엄마> 강인숙 오목한 그릇에 이것저것 섞어 비눗물을 만든다. 빨대를 넣고 힘껏 분다. 보글보글 거품이 난다. 아이들의 손에 들린 비눗방울 총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열심히 비눗방울을 만드는 건 바로 건전지 엄마. 건전지로 작동하는 여러 물건 속에서 힘차게 활약하는 그의 일터는 어린이집이다. <건전지 엄마>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중무장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러닝타임은 8분 남짓이지만, 손가락 마디만 한 주인공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너무나도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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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하나만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홀> 황혜인 집들이 무너져 가는 재개발 지구엔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반면, 사회복지사 정미(임채영)는 차 안에서 에어컨도 켜지 않은 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선배의 비위를 맞추려 애쓴다. 비좁고 뜨거운 실내를 메우는 정미의 땀 냄새와 선배의 담배 냄새가 코에 닿을 듯 느껴질 무렵, 영화는 망설임 없이 공간을 이동한다. 보호자 없이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 남매가 튀어나오고, 그들은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더니 정미를 구멍 앞으로 데려간다. <홀>은 논리를 따질 겨를 없이 몰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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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안에 든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타인의 삶> 노도현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작품상 <타인의 삶>은 노도현 감독의 두 번째 단편. 구성을 최소화하되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류를 포착하며 지루할 틈 없이 몰아붙이는 매력이 돋보인다.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감독과 마주 앉아 말 속에 갇히지 않는 길을 궁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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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부르면
SIFF 2023 <되살아나는 목소리> 박수남·박마의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강제 징용 피해자, 원폭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등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 속에 죽고 다쳤던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줄곧 영화에 담아온 박수남 감독의 신작이다. 1935년에 태어나 신문기자와 작가로 활동했던 감독은 글에 담기지 않는 침묵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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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괴망측, 신통방통
SIFF 2023 <THE 자연인> 노영석 노영석 감독이 <낮술>(2009) <조난자들>(2013) 이후 10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인적 드문 곳에 도착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에 휩싸인다. 말하자면 <THE 자연인>은 노영석 특유의 생고생 로드무비이자, 그의 장점으로 꼽히는 유머와 스릴이 묘한 리듬으로 널뛰는 기담이다. 어느 여름, 귀신을 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불러내기도 한다는 자연인을 만나러 두 친구가 산속 깊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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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귀하의 노고에
SIFF 2023 <해야 할 일> 박홍준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인사팀의 풍경을 담는다. 인사팀 직원들은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고 대상자를 추려내기 위해 주말까지 반납하며 서류 작업을 하고, 괴로움을 견디며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상담을 진행한다. 그들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담담히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영화를 통해 우리는 구조조정의 구체적 과정을 접하고, 그곳에 투여되는 누군가의 노동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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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이후
SIFF 2023 <소리굴다리> 구파수 륜호이 <소리굴다리>는 물질문명이 파국을 맞게 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저항자들의 행보를 좇는다. AI ‘구원’은 종말을 예고하며 ‘주술적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굴다리 아래에서 음악을 연주하라는 뜻이다. 데이터 생성에 성공한 이들은 ‘역사의 천사들’이 되고, 실패한 이들은 사라진다. 세상의 종말과 존재의 소멸을 막기 위해 저항자들은 노래하고 연주한다. <소리굴다리>는 진지하되 엄숙하지 않다. 굴다리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에 인간의 풍부한 감정을 싣고, 한바탕 놀아보자는 유희의 정신을 실천한다. 여기엔 우리가 온갖 이미지로 범벅이 된 세상을 살고 있다는 진단 또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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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SIFF 2023 <부모 바보> 이종수 <부모 바보>는 일기장에 부모 욕을 한가득 써 내려갔던 어린 날의 분노를 겨누는 동시에, 그걸 누가 보면 어쩌나 싶어 서둘러 종이를 찢어버린 순간에 밀려든 부끄러움까지 들춘다. 이종수 감독은 담벼락에 몰래 낙서하는 심정으로 첫 영화를 만들었다. 사회복지사 백진현(윤혁진)과 사회복무요원 임영진(안은수), 그리고 사회복지 혜택을 요구하는 박순례(나호숙)가 한 지역 복지관에서 만난다. 구체적 형편과 입장은 다르나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가족이 버팀목보다 족쇄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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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와 순리
SIFF 2023 <지난 여름> 최승우 최승우 감독은 영화 예고편을 “최대한 재미없게” 만들었다. 관객이 괜한 기대를 품을까 봐 그랬다. 그는 스펙터클한 광경이 아니라, 생사를 가로지르면서도 일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담고자 했다. 덕분에 영화는 사람 마음 같지 않은 날씨를, 그토록 변덕스러운 하늘 아래서도 기특하게 맺힌 열매를 제 것으로 받아들인다. 데뷔작을 선보인 소감을 묻자 최승우 감독은 짧게 답했다. “난 이제 태어났다.” 그가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해서 우선 탄생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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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엔
SIFF 2023 <딸에 대하여> 이미랑 엄마(오민애)는 딸을 바라본다. 독립했다가 경제적 문제로 집에 돌아온 딸, 대학 강사로 일하며 동료의 부당한 해고에 목소리를 높이는 딸, 7년을 만난 동성 연인과의 일상을 지키고 싶어 하는 딸. <딸에 대하여>는 어느 날 갑자기 딸의 여자친구와 한집에서 살게 된 엄마의 시간을 담는다. 한편, 그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제희(허진)를 돌본다. 평생을 바쳐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보았으나, 이제 늙고 병든 제희를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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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반짝다큐페스티발 김수목·조이예환·명소희·최종호·오재형 3월 24일부터 인디스페이스에서 반짝다큐페스티발이 개최된다. 단 3일간 열리는 영화제이지만 꽃망울처럼 속은 꽉 차 있다. 출품 공모로 모인 중·단편 분량의 독립다큐멘터리 21편과 특별초청작 5편을 상영하고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주제로 포럼도 연다. 2020년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잠정 중단을 알린 이후, 다큐멘터리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자리를 그리워했던 이들이라면 눈을 반짝일만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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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찾아 헤맨
SIFF 2022 <현수막> 성령 “우리 딸 김신애를 찾아주세요” 사라진 가족을 찾는 애타는 호소, 그러나 현수막 속 신애(성령)는 어찌된 일인지 무뚝뚝한 모습이다. 미자(오민애)와 재혼한 아빠, 갑자기 태어난 지호(김주아), 쓸모없는 존재가 돼버렸다고 여긴 신애는 자신의 얘기를 좀 들어달라고 악쓰는 대신 말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단편경쟁 부문 상영작인 윤혜성 감독의 <현수막>은 실종 1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신애 이야기다. 그녀는 가족들이 자신을 오래도록 찾아 헤맸다는 사실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이 마주 앉은 세 모녀 사이를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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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곤경, 이 남자의 사정
SIFF 2022 <표류자들> 최혁진 “내가 자초한 거긴 하지만 너무 잔인하다 현실이” <표류자들>은 곤경에 빠진 한 남자가 일하고 먹고 자는 모습을 기록한다. 그의 이름은 지환. 영화를 만든 최혁진 감독의 친구다. 보험 설계사로 잘 나가던 지환은 어느 날 갑자기 신용 불량자가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카메라를 든 감독은 그의 사연을 구구히 읊는 대신 별안간 자신의 곤경을 실토한다. “확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표류자들>은 ‘파도 가장자리’까지 밀려간 친구에게 도움을 주고자 촬영을 제안했던 감독이 실은 그 자신도 표류 중이라는 걸 깨닫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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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소중한
SIFF 2022 <두 사람> 반박지은 "내 세대의 사람을 못 만나는 거지, 한국에서는.” 김인선과 이수현은 70대 레즈비언 커플이다. 유학 중 처음 만났고 곧 사랑에 빠졌다. 각자 짊어진 무게가 상당했지만 둘은 같이 살기로 결심했다. 독일에 정착하여 오랜 시간 간호사로 일했으며, 어느새 30년 넘게 곁을 지켜 온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요약하면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그들의 삶이 마냥 온화하게 흘러간 것은 아니다. 달콤한 로맨스는 수시로 비난당했고 나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은 종종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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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SIFF 2022 <이어지는 땅> 정회린 정회린은 고양이를 닮은 큰 눈을 깜빡이며 스크린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첫 출연작 <주인들>(조희영, 2022)에서 예측 불가능한 몸짓으로 영화에 기묘한 기운을 마구 불어넣더니, 하반기엔 <몸값>(TVING), <다음 소희>(연출 정주리), <이어지는 땅>(연출 조희영) 등 영화와 드라마를 사뿐히 넘나들며 영역을 차근히 넓혀가는 중이다. 연기하기 전엔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섰고, 어릴 땐 사람들 앞에서 춤을 췄다. 자유로운 현장을 찾아 무대를 옮겨 다닌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자연스레 고양이 걸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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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SIFF 2022 <종> 박중권 옥순(박순옥)은 종을 친다. 고요한 성당 앞뜰에 자리 잡은 낡은 종탑은 하루 한 번 옥순의 손끝에서 잠시 생명을 얻는다. 온몸으로 밧줄을 잡아당기는 옥순 역시 그 순간 환하게 빛난다. 종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손댈 수 없는 유품”이다.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종을 울리며, 옥순은 여전히 기나긴 애도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다. 낮엔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고 저녁엔 홀로 백숙을 먹는 단조로운 일상. 그 안에서 옥순은 이따금 남편의 물건을 태우고 무덤가를 바라본다.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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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와 모래성
SIFF 2022 <괴인> 이정홍 <괴인>은 모래성처럼 위태롭고 불안하지만 어째선지 진짜로 무너지진 않는 사람들 이야기다. 서사는 불투명하고 이름을 알 만한 배우도 없다. <괴인>은 향후 개봉이라든지 상업영화 데뷔 같은 계획을 염두에 두지 않은, 세속적 욕망을 거의 단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이해받거나 말거나 원하는 대로 해보겠다는 욕심과 고집이 충만한 영화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 방문한 이정홍 감독을 만났다. 범인을 파고들며 ‘괴인’을 빚어낸 여정이 감독에게는 어떤 고민과 즐거움을 안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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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바로 그거!
SIFF 2022 <힘찬이는 자라서> <코끼리 뒷다리 더듬기> 손수현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 손수현에게는 빈말이 아니다. 타인에게 선택받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자문했던 시간이 길을 열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신에게 기꺼이 다가와준 인연은 버팀목이 됐다. 때론 출구 없는 미로에서 제자리걸음하는 것 같았으나 어느새 그는 연기와 연출, 글쓰기 등 넓은 영역을 자유로이 오가는 창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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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에서
SIFF 2022 <늦더위> 서한솔 <늦더위>는 서한솔 감독의 두 번째 여정이다. 지난해 개봉한 <종착역>에서 ‘세상의 끝’을 찾아 길 떠난 10대 소녀들과 동행했던 그는 이번엔 때늦은 더위 속에서 길 잃고 헤매는 30대 남성 동주(기진우)의 뒤를 따른다. 소녀들의 여행이 모험이라면, 동주의 여행은 도피에 가깝다. 8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동주는 현실에 갑갑함을 느낀 나머지 홧김에 주어진 자리를 박차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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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트램 타고 종횡무진
SIFF 2022 <또 바람이 분다> 주로미·김태일 민중의 평범한 삶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민중의 세계사’ 프로젝트.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또 바람이 분다>는 그 장대한 여정의 쉼표다. 가족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 ‘상구네’는 <오월愛>(2010), <웰랑 뜨레이>(2012), <올 리브 올리브>(2016)를 만들며 5.18 광주민중항쟁, 캄보디아 내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등 굵직한 역사의 상흔을 피부로 기억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왔다. <또 바람이 분다>는 그때 미처 다 듣지 못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다시 귀 기울인다. 코로나19로 보스니아 집시를 다룬 네 번째 영화를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자 내린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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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을 찾아서
BIFF 2022 <너와 나> 조현철 “이상하게 영화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너와 나>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끌림에서 출발했다. 감독이 자기를 기다리는 것들을 찾아 6년간 흘러 다니다 도착한 곳에서, 우리는 쉽사리 압축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생의 활기와 묵직함을 목격한다. 영화 안팎의 여러 요소가 어쩔 도리 없이 세월호를 연상케 하지만, <너와 나>는 재난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죽음과 애도를 이야기하려는 주목할 만한 시도다. 재기발랄한 단편 연출작들로 이름을 알린 뒤, <D.P.>(넷플릭스)와 <구경이>(JTBC)의 배우로 대중에게 얼굴을 깊게 새긴 조현철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상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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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다음 장
BIFF 2022 <Birth> 유지영 “좋은 생은 나쁜 노래를 만들어. 나쁜 생은 좋은 노래를 만들고. 그 둘을 겪은 사람만이 위대한 노래를 만들 수 있지.” <Birth>의 탄생에 영감을 준 정미경 작가의 삶은 그의 유작 『가수는 입을 다무네』의 한 구절에 인상적으로 압축돼 있다. 여성 예술가의 삶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는 보통의 일상과 공존할 수 있을까? 예술이 대단히 특별한 활동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조건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 질문에 선선히 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질문 속에서 기어이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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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와 장단
BIFF 2022 <공작새> 변성빈 왁킹 댄서 신명(해준)은 성전환 수술을 계획 중이다. 대회 상금으로 모자란 비용을 충당하려 했는데, 배틀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심사위원에게 “너만의 색을 찾으라”는 쓴소리를 들은 와중에, 해준은 농악 명인으로 활동하던 아버지의 부고를 접한다. 고향 친구이자 아버지 제자인 우기(김우겸)는 추모 굿에서 소고춤을 추면,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신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오랜만에 고향 땅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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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으리라
BIFF 2022 <물비늘> 임승현 <물비늘>(한국영화의 오늘: 비전)은 죽음 이후에 시작한다. 일 년 전 수정(설시연)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후 예분(김자영)은 일도 그만두고 손녀의 유해와 흔적을 찾아다닌다. 금속 탐지기를 들고 매일 강 속을 뒤진다. 수정의 단짝이었던 지윤(홍예서)은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얼굴로 수영 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꼭 대회에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지윤은 홀로 되뇐다. 멀찍이 떨어져서 각자 상실의 시간을 견디는 두 사람은 예분의 친구이자 지윤의 할머니인 옥임(정애화)의 죽음으로 마침내 서로를 마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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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의 기적
BIFF 2022 <지옥만세> 임오정 단편 <거짓말>(2009) <더도 말고 덜도 말고>(2013) <쉘터>(2015)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2018) 등을 연출하며 관계의 붕괴와 복구를 꾸준히 탐구해온 임오정 감독.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한지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서 장편 데뷔작 <지옥만세>를 공개한다. 왕따와 학교 폭력, 가족과의 갈등에 시달리는 여성 청소년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는 다른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떠난 사이, 둘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채린(정이주)을 찾아 잠시 다른 세계를 방문한다. 두 세계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폭력이 작동하는 구조는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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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깨어 있으라
BIFF 2022 <기행> 이하람 “2002년부터 17년간 요리사로 일했다. 퇴사 후 장편 데뷔작 <기행>을 연출했다. 현재는 차기작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말 못하는 소년(김중훈)과 처녀 귀신(송안아)이 동행하는 기상천외 로드무비 <기행>을 만든 이하람 감독의 소개 글이다. 영화를 향한 오랜 열망 하나로, 그는 청춘을 할애한 터전과 미련 없이 작별했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서글프면서도 섬짓한 지옥도를 펼쳐냈고,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을 우선하며 상상력을 맘껏 발휘했다. 도움을 구할 선생이나 동료 한 명 없이, ‘맨땅에 헤딩’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이었다. 갈 길이 아득해서 고됐지만, 길목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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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 아래 서정
BIFF 2022 <빅슬립> 김태훈 어머니는 죽었고, 유산이라고는 베란다를 가득 채운 화분이 전부다. 기영(김영성)은 함께 사는 가족도, 친한 동료나 친구도 없이 가끔 식물에 물을 주며 조용히 산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공장으로 출근하던 아침, 기영은 집 앞 평상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든 소년 길호(최준우)를 발견한다. 그는 머물 곳 없이 거리를 헤매는 길호를 집에 들이고, 둘은 상대의 곤경을 알아채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 나간다. 다만, 각자 살아가는 세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이들의 관계는 수시로 위태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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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안
BIFF 2022 <비닐하우스> 이솔희 <비닐하우스>는 선한 사람들의 선택이 나쁘게 맞물리는 영화다. 비닐하우스에 사는 문정(김서형)은 소년원에 간 아들을 기다리며 돈을 모으고 있다. 그녀는 태강(양재성)의 집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한다. 태강은 시력을 잃은 노인이고, 그의 아내는 치매를 앓고 있다. 한편 문정이 상담 모임에서 만나 가까워진 순남(안소요)은 뚜렷한 거처 없이 여기저기 떠돈다. 이들은 모두 착한 사람들이지만, 각자 당면한 삶의 문제에는 이기적으로 대처한다. 인간은 왜 살고자 노력하며, 살아있는 동안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영화는 그처럼 처절한 질문을 하나씩 던지면서, 좀처럼 명확한 단어로 규정하기 어려운 문정의 행보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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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쳐봐도
BIFF 2022 <울산의 별> 정기혁 울산에는 별이 두 번 뜬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은 밤하늘을 수놓고, 심야에도 꺼질 줄 모르는 불빛은 바다 위에서 일렁인다. 용접공으로 일했던 남편이 사고로 죽은 이후, 윤화(김금순)는 남편 대신 조선소에 입사했다. 짧게 깎은 머리와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 거친 말투에 악악대는 버릇까지. 그녀가 어떤 시간을 통과했을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피로와 분노를 떠안고 사는 인물이지만, 담배를 입에 문 채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는 모습에선 쉬이 잠재우지 못할 생명력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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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BIFF 2022 <이어지는 땅> 조희영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두 여자가 있다. 이들은 외로움과 허전함을 나름대로 끌어안고 낯선 도시를 돌아다니는 중이다. 호림(정회린)은 공부하러 영국에 갔고, 이원(공민정)은 이탈리아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땅>의 전반부는 호림이 우연히 옛 연인 동환(감동환)과 그의 여자친구 경서(김서경), 경서의 친구인 이원과 만나는 시간을 담는다. 사소한 거짓말과 알싸한 감정이 밤공기를 위협할 때쯤, 부지런히 내딛는 여자들의 발걸음이 영화에 기묘한 생기를 불어넣으며 다음 이야기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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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동토
BIFF 2022 <엄마의 땅> 박재범 <엄마의 땅>은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스톱모션 기법을 사용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더미 노 웨이 아웃>(2015)을 시작으로 <빅 피쉬>(2017), <스네일 맨>(2019), <지혜로운 방구석 생활>(2020)까지 줄곧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박재범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시베리아 툰드라의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녀 그리샤의 모험을 담는다. 자연의 질서와 더불어 살아가는 유목민, 땅을 차지하기 위해 부족을 위협하는 군인,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신비로운 숲의 생명체들이 한데 모여 낯설고도 익숙한 이야기를 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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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대장경
BIFF 2022 <페이퍼맨> 기모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하는 <페이퍼맨>은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는 기모태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사회를 향한 분노와 불신이 가득한 주인공을 통해 인간 군상의 파렴치한 면면을 들춰내는 작품. 자본주의 병폐와 세대 갈등부터 노인·여성·장애인 등 약자를 향한 혐오와 폭력까지 현시대가 마주한 사회 문제를 천연덕스럽게 엮어낸다. “종이처럼 분류되기를 바랐으나, 끝내 폐기되지 못한 남자”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을 만나, 거리에서 땀 흘리며 보낸 시간에 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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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
JIFF 2022 <정순> 김금순 정순(김금순)은 혼자 산다.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어느새 훌쩍 큰 딸 유진(윤금선아)은 결혼을 앞둔 상황이다. 먹고살기 바빴던 젊은 날과 마찬가지로, 정순은 50대에 접어든 지금도 매일 일하러 나간다. 어느 날, 정순이 다니는 공장에 새로운 얼굴이 나타난다. 무슨 사정으로 여기까지 왔는지는 모르지만, 정순은 왠지 모르게 짠해 보이는 영수(조현우)에게 자꾸 마음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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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되물음
JIFF 2022 <경아의 딸> 김정은 ‘경아의 딸’은 엄마가 밉다. 두렵고 원망스럽다.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자신을 보듬어주기는커녕 비난부터 쏟아냈기 때문이다. 아빠의 폭력에 그토록 힘든 세월을 보냈으면서, 엄마는 왜 딸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경아의 딸>은 연수(하윤경)의 헤어진 남자친구가 둘의 사적 영상을 유포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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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의 조건
JIFF 2022 <접몽> 김신록·유진목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지만, 둘이면 살아갈 수 있다. 나 말고 또 한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하고 귀한 일인가.” <접몽>의 근간을 이루는 마음은 두 사람’이 만나고 서로 의지하는 일의 신비다. 얼마간 꿈같기도 한 이 사태는 과연 어떤 구조를 통해 한 편의 영화로 설 수 있을까? <접몽>은 비유적 대사와 일상적 묘사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일필휘지’의 감각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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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만유인력
JIFF 2022 <아빠는 외계인> <힘찬이는 자라서> 노재원 살짝 신나 보이는 눈, 살짝 수줍어 보이는 입. 노재원에겐 왠지 살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어진다. 무언가 대놓고 주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저 뒤로 물러나 있지도 않은 사람. 살짝 눈에 띄는데 어쩐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노재원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기어코 머릿속 앨범을 뒤적이게 하고, 앞으로도 보게 될 것 같아서 꾸역꾸역 크레딧을 확인하게 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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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JIFF 2022 <사랑의 고고학> 이완민 4월 28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는 <사랑의 고고학>은 데뷔작 <누에치던 방>(2016)으로 호평받은 이완민 감독의 신작. 사랑이라는 감정과 수수께끼 같은 관계를 둘러싼 긴 시간이 담겨 있다. “환희에서 수심으로” 이르는 과정을 통과한 다음, 감독의 마음엔 무엇이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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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에서 심연으로
SIFF 2021 <Trans-Continental-Railway> 정재훈·고우·박다함 대륙횡단 열차. 늘 영화로 괴이한 여행을 했던 정재훈 감독의 신작 제목으로, 이동의 감각을 고스란히 구현하려 한 영화에 썩 어울리는 표현이다. 영화는 밴드 유기농맥주의 앨범 [TCR(Trans-Continental Railway)](이하 [TCR])의 뮤직비디오로 제작됐다. 지난해 발매돼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음반 부문에 오른 이 앨범에 수록된 건 단 두 곡. Part 1은 31분 26초, Part 2는 20분 8초로 둘 다 연주곡이다. 이는 두 대의 기타와 베이스, 퍼커션이 즉흥연주를 시작하고 변주하며 흐름을 이어나가는 과정을 원테이크로 녹음한 결과물로, 사이키델릭하며 한편으론 파괴적인 분위기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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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
SIFF 2021 <피아노 프리즘> 오재형 숲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그림을 그렸고, 세상을 알아가며 영화를 만들었다. 지금은 피아노를 친다. <피아노 프리즘>의 감독이자 주인공인 오재형은 그림과 영상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발표하는 사람이다.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배웠는데, 지금은 본인을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다. 수줍어하지만 행복해 보인다.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재밌는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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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SIFF 2021 <성덕> 오세연 티켓 예매 창이 열린 지 얼마 안 돼서 <성덕>은 전부 매진됐다. 트위터에는 ‘피켓팅’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고, 간신히 표를 잡은 이들은 성공을 자축했다. 오세연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성덕>에 쏟아진 이 열띤 관심은 무얼 의미할까? 정준영의 오랜 팬이자 ‘성덕’이었던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덕질’로 상처받은 이를 찾아간다. 한때 사랑했던 ‘오빠’가 범죄자가 되어버린, 웃지 못할 현실. 텔레비전에 나온 연예인을 열심히 좋아했을 뿐인데, 애정은 순식간에 죄책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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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에티카
SIFF 2021 <206: 사라지지 않는> 허철녕 “망각이란 없다. 이제 그 어떤 소리 없는 것이 우리 안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뿐이다.” 1977년 10월 25일, 롤랑 바르트의 어머니가 죽었다. 다음 날부터 바르트는 『애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50여 년이 지난 후, 어머니를 잃은 우울과 절망 속에서 바르트가 적어 내려간 구절이 허철녕 감독에게 도착했다. <206: 사라지지 않는>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공동조사단'(이하 발굴단)의 조사 과정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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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길
SIFF 2021 <스프린터> 최승연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는 힘껏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문을 연다. 개막작 <스프린터>는 세 명의 100m 단거리 육상 선수 이야기다. 찰나의 순간으로 순위가 결정되고, 어제 잘했더라도 오늘 뒤처지면 금세 가망을 잃는 세계. 30대 현수(박성일)는 한때 국내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던 선수였으나, 지금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무소속 참가자다. 10대 준서(임지호)는 고교 랭킹 1위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지만, 그를 둘러싼 교내 상황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20대 정호(송덕호)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선수. 하지만 1등이라는 자리 자체가 그의 족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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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원하는 대로
SIFF 2021 <돛대> 이주승 배우 이주승은 단편 <돛대>에서 죽음의 기로 앞에 선 인물을 그려내는 동시에, 감독으로 변신했다. 조용한 해안 도시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은구와 명희를 따라가다 보면, 삶에 연속하는 불행과 혼자만의 몫으로 남은 괴로움을 알아차리게 된다. 다만, 덤덤하게 주고받는 대화에는 생을 향한 의지와 희망도 켜켜이 쌓여간다. 이주승은 어디에도 토로할 수 없는 아픔을 진중하게 바라보면서도, 이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보듬으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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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어라 말할까
SIFF 2021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임지호 임지호는 눈이 빛나는 배우다. 비유적 표현만은 아니다. 크고 동그란 눈은 정말로 빛을 가득 머금은 듯 보일 때가 많다.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눈물이 한 방울 맺혔나 싶어 말을 한번 고를 정도다. 만나는 이마다 ‘사연 있어’ 보인다고 말할 만큼 깊은 눈을 가졌으나, 실제론 밝고 활발한 편. 사람들이 한데 모이고, 모여서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소중해서 영화 현장에 중독됐다니, 참으로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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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고 은은하게
SIFF 2021 <성적표의 김민영> 김주아 김주아는 12살에 어린이 소극장 뮤지컬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마냥 재밌고 좋은 마음으로 단편 영화에 차근히 출연했고, <보희와 녹양>(안주영, 2018)을 만나 장편의 세계도 경험했다. 한없이 해사한 얼굴로 깊은 속 이야기를 어루만질 줄 아는 녹양, 비바람을 닮은 불안한 얼굴로 가족의 비밀을 목격하는 <링링>(윤다영, 2019)의 진아를 거치는 동안, 김주아는 은은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반짝이는 게 물론 매력적이긴 해요. 사람이 살면서 한 번 정도는 반짝이고 싶을 수 있죠. 근데 저는 은은한 게 더 예뻐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성적표의 김민영>(연출 임지선, 이재은)도 한순간 반짝이기보다는 은은하게 빛나는, 그래서 예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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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결단
SIFF 2021 <그 겨울, 나는> 권다함 권다함은 요즘 오토바이에 푹 빠졌다. 목적지 없이 달리며 바람을 만끽하는 시간, 그에게는 좀처럼 없던 여유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다음부터 권다함은 줄곧 목표를 향해 달렸다. 십 대 시절 우연히 관람한 뮤지컬 <루나틱>에 반해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자신에게 더더욱 엄격해졌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연기를 해내고 싶어서, 관객의 믿음을 얻고 싶어서 다음 작품을 열심히 찾았다. 서울독립영화제2021에서 상영하는 <그 겨울, 나는>은 긴 기다림 끝에 만난 소중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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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히면 끝!
BIFF 2021 <한 끗> 이우동 <한 끗>은 형사와 범인이 등장하는 액션 스릴러물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 권력의 우위는 한 끗 차이로 끊임없이 뒤집힌다. 드라마 <골든 타임>(MBC, 2012), <치즈인더트랩>(tvN, 2016) 등에서 배우로 활동했고, 에이즈 환자에 관한 편견을 주제로 한 단편 <병(病)>(2019) 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이우동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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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연소
BIFF 2021 <모퉁이> 신선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서로를 만나는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틀어진 관계로 괴로워하는 세 인물의 말과 표정을 예민하게 담아내는 신선 감독의 <모퉁이>는 신비로운 질문에서 출발하는 애틋한 여정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장편 데뷔작을 선보이는 신선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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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모두가 비워졌다
BIFF 2021 <초록밤> 윤서진 <초록밤>을 시작하기 전, 윤서진 감독은 자문했다. 영화를 딱 한 편만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찍을래? 감독은 더하기 대신 빼기를 선택했다. 관객을 자극할 만한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덜어내고자 했다. 정교한 뺄셈을 거듭하며 엔딩에 다다랐을 때, 영화는 고유한 감흥을 빚어낸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상영하는 <초록밤>은 윤서진 감독의 첫 장편이며, 40년 동안 연기 생활을 지속한 고 김민경 배우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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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지우고, 그렸다 지우고
BIFF 2021 <올 겨울에 찍을 영화> 김경래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하는 <올 겨울에 찍을 영화>는 영화 만들기에 관한 메타 영화이자, ‘영원’ 앞에서 서성이는 쓸쓸한 로맨스다. 단편 <모래>(2019)로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김경래 감독의 신작으로, 간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해 창작과 기억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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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BIFF 2021 <만인의 연인> 한인미 <만인의 연인>은 두 남자를 전력으로 사랑하는 여고생 유진(황보운)의 한 시기를 세밀하게 따라가는 영화다. 영화는 그들 사이에서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에 온전히 몰입하는 한편, 얽혀버린 관계가 불러일으키는 파장 또한 가감 없이 담아낸다. 긴 호흡으로 포착해낸 사랑의 시간 속에서 유진은 달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상영되는 한인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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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받을 수 있을까
BIFF 2021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정희(원향라)와 영태(박송열)는 가난한 부부다. 정희는 간간히 초등학교에서 특별활동 강사로 일하고, 영태는 영상 만드는 일을 할 줄 알지만 변변한 직업이 없다. 돈 문제는 언제나 이들을 괴롭게 한다. 그래도 둘은 어둑한 밤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서로를 다독이는 다정한 연인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두 사람의 일상을 가만히 따라가며 경제적 곤란과 삶의 불안을 희극적 시선으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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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보이는
BIFF 2021 <소피의 세계> 이제한 하늘은 드높고 산이 물드는 계절, 소피(아니 루지에로)는 누군가를 찾아 서울에 온다. 창밖으로 인왕산이 내다보이는 수영(김새벽)과 종구(곽민규) 부부의 집에 잠시 머물며, 이방인이자 여행자로 나흘을 지낸다. 때때로 약속은 어그러지고 그리운 이는 나타나지 않지만, 금세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서 만남이 무산된 빈 시간을 채운다. <소피의 세계>는 영화제작전원사에서 일하며 현장 경험을 쌓은 이제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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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씨
BIFF 2021 <세이레> 박강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서 상영하는 <세이레>는 단편 <매몽>(2019) <세이레>(2020) 등으로 그로테스크한 개성을 자랑했던 박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세이레>의 얼개를 옮겨 오는 동시에, 다양한 등장인물과 이야기로 살을 덧붙여 전작과는 또 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금기를 통해 인물의 욕망과 죄책감을 들여다보는 한편, 세련된 이미지로 장르 영화의 매력을 보여준 박강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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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 오늘
BIFF 2021 <절해고도> 김미영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작업실을 둔 조각가 윤철(박종환). 그는 언뜻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인다.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의 가치에도 제법 초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결국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그는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한꺼번에 맞이하며 크게 휘청거린다. 미술을 공부하던 딸 지나(이연)는 미대 입시를 그만두고 절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동료의 소개로 만나 연인이 된 영지(강경헌)와의 사이에도 균열이 인다. 여기엔 병과 죽음의 얼룩이 내내 일렁이지만, <절해고도>의 초점은 사건의 비극적인 내용에 맞춰지지 않는다. 영화는 ‘삶은 계속된다.’는 태도로 인생의 위기와 변화를 맞이한 인물들의 시간을 차분히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멀어졌던 사람들은 다시 만나고, 구겨졌던 마음엔 한 줄기 빛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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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그러하듯이
BIFF 2021 <둠둠> 정원희 단편 <벨빌>(2016) <프랑소와>(2013) 등을 선보였던 정원희 감독의 첫 장편으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조금씩 전진하는 인물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미스터 선샤인>(tvN, 2018) <더 킹: 영원의 군주>(SBS, 2020) 등 드라마에서 신선한 매력을 발산한 배우 김용지의 스크린 데뷔작이며, 윤유선과 박종환의 능란한 연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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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거대한 몽타주
BIFF 2021 <벗어날 탈 脫> 서보형 <벗어날 탈 脫>은 <선잠>(2016), <솧>(2018), <탈날 탈(頉)>(2018) 등에서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지속해온 서보형 감독의 첫 번째 장편이다. 영화는 두 남녀의 시공간이 섞이고, 교차하고, 영향받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깨달음’이라는 알쏭달쏭한 단어를 형상화하고자 한다. 얼핏 관념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컷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영화 질료의 배열을 통해 주제에 도달해보려는 작품이다. <벗어날 탈 脫>을 아주 큰 몽타주로 소개하는 서보형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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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할 수 없는
BIFF 2021 <그 겨울, 나는> 오성호 소나기>(2014) <연애경험>(2016) <눈물>(2018) 등 다수 단편을 통해 진솔한 연출로 호평받은 오성호 감독은 첫 장편 <그 겨울, 나는>에서 한층 깊어진 눈으로 인물을 바라본다. 극의 중심에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맞춘 배우 권다함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굿타임>(강동인, 2020) <아쿠아마린>(유종석, 2019)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권다함은 제 자리를 잃고 주변으로 밀려나는 경학의 불안과 조바심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그 겨울, 나는’이라는 제목 뒤에 따라올 수많은 문장을 완성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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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증오, 그녀의 사랑
BIFF 2021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수학하는 김세인 감독의 첫 장편으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불놀이>(2018) <컨테이너>(2018) 등 단편에서 치열한 관계를 그려냈던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며, 예상치 못한 감동과 폭발하는 에너지를 두루 갖췄다. “드라마 영화이지만, 정서적으로는 공포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하는 김세인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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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달린 욕망
BIFF 2021 <컨버세이션> 김덕중 말은 어떻게 대화가 되며, 관계는 어떤 힘으로 지탱되는가. <컨버세이션>은 제목이 일러주듯 다양한 대화로 채워진 영화다. 영화는 매번 다른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비추며 사소한 대화에 귀 기울인다. 후회와 미련, 기대와 희망이 일상의 수다 속에서 일렁인다. 각각의 장면들은 명확한 인과관계로 엮이지 않고, 시간 축도 고정돼있지 않다. 덕분에 우리는 오가는 말과 인물 사이의 관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첫 장편인 <에듀케이션>(2019)으로 관계의 지속과 균열을 탐구했던 김덕중 감독의 신작으로, 10월6일 개막하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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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 끝까지
DMZ Docs 2021 <차별> 김지운·김도희 <차별>은 2013년부터 진행된 조선학교의 무상화 재판 투쟁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일본은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정책에 따라 공립학교에는 무료 교육을, 사립학교에는 취학지원금을 제공한다. 조선학교는 이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모든 고등학생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는 원칙에서 제외된 유일한 학교다. “북한의 간첩 양성 학교”라는 근거 없는 비난이 이어지는 동안, 재일조선인 청소년은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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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아야 가까이 보인다
DMZ Docs 2021 <1989 베를린, 서울 Now> 최우영 <1989 베를린, 서울 Now>는 통일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말로 가득한 영화다. 주인공인 안드레아스, 마크, 소냐는 30여 년 전 독일 통일을 경험했고, 이후 한국에 정착해 지금껏 살고 있다. 2018년 남북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낙관적인 전망이 드리워졌을 때, 최우영 감독은 이들에게 저마다 경험한 통일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물었다. 이들이 들려준 개인적이고 내밀한 답변은 여전히 분단국가에 사는 우리에게 일종의 준비운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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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액션픽쳐쇼
DMZ Docs 2021 <바운더리> 윤가현 영웅과 호걸의 도원결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한 강남역 10번 출구, 그곳에서 끔찍한 비극과 맞닥뜨린 수많은 여성은 세상을 차지하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세상을 뒤엎겠다는 분노로 뭉쳤다. 의형제를 맺지 않아도 결의는 드높았고, 의식을 치르기엔 상황이 긴급했다. 다만, 세상을 향해 소리치려면 근사한 이름 하나만은 필요했다. 의견을 물으니 누군가는 불꽃이 좋다고 했다. 누군가는 액션을 넣자고 했다. 그렇게 ‘불꽃페미액션’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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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러 갔습니다
DMZ Docs 2021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고한벌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은 충북 제천 덕산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1년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작은 학교의 아이들은 1학년 때부터 6년을 한 반으로 지냈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지만, 그만큼 쌓인 갈등도 많다. 처음으로 담임을 맡은 젊은 교사 윤재는 아이들과의 소통이 어렵기만 하다. 이 사이에서 카메라를 든 이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고한벌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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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DMZ Docs 2021 <세월> 장민경 <세월>은 2017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꾸준히 세월호 참사 기록을 지속해온 장민경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2018년 1월, 팟캐스트 방송 <세상 끝의 사랑: 유족이 묻고 유족이 답하다>가 시작된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예은 아빠’ 유경근 씨가 디제이를 맡고, 매주 사회적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이가 이야기 손님으로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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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꿈
DMZ Docs 2021 <한창나이 선녀님> 원호연 <한창나이 선녀님>은 노년에 이르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한 여성의 꿈과 이별에 관한 영화다. 강원도 삼척의 깊고 깊은 산골 마을에 사는 임선녀 씨는 몇 해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고 있다. 이제 일상을 나누는 가족은 없지만, 선녀 씨는 하루하루 바쁘다. 아침저녁으로 소를 돌보고, 거금의 택시비를 내고 읍내 문해교실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한다. 일하고 숙제하며 부지런히 지내면서도, 배운 것 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기에 꿈이 없다고 말하는 선녀 씨. 하지만 카메라에 비치는 그녀는 지치지 않고 꿈꾸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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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하라, 운동하라
DMZ Docs 2021 <거의 새로운 인간> 백종관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거의 새로운 인간>과 <그들은 우리의 응시에 응답한다>를 선보이는 백종관 감독을 만났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촬영한 두 작품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린 무용수들과 그들의 무대를 기록한다. 무용수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만들면서 움직이는” 백종관 감독에게 영화와 극장에 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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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이 우선이다
DMZ Docs 2021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조은성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동네는 대개 회색빛을 띤다. 눈부신 미래를 약속하며 현재를 허물기 때문이다. 밤낮으로 공사 중이거나 그 공사마저 멈춰버린 스산하고 황량한 광경은 현재 한국 사회의 재개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인천 원도심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재생 문제를 세심히 살펴보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도 그러한 잿빛 풍경에서 출발한다. 재개발 추진과 새 아파트 건설은 추억과 정감이 가득한 골목길을 없애고 터의 무늬를 지운다. 동네의 기억은 점차 사라진다. 하지만 영화는 상실에 빠져들거나 저들의 행태에 분노하는 대신, 오래된 건축물을 되살리고 도시 재생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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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 대신 수저
DMZ Docs 2021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어느 재일 코리안 가족의 영상 일기 <디어 평양>(2006)과 <굿바이, 평양>(2009)의 멀고도 가까운 후속편이다. 지난 세기 한반도를 휩쓴 전쟁, 해방, 분단의 소용돌이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떼어놓았다. 양영희 감독의 얽히고설킨 가족 이야기도 사랑과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그의 신작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지금껏 평양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을 지원하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온 어머니에 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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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31
공민정·김태은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82년생 김지영>(김도영, 2019) <이장>(정승오, 2019) 등 그간 영화 속 공민정은 대체로 발랄하고 씩씩했다. 순식간에 변화무쌍하게 표정을 바꿨고,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스크린을 풍성하게 덧칠했다. 그렇게 컬러풀한 공민정을 기억하는 이라면, <희수>(감정원, 2021)에서 보여주는 모노톤에 깜짝 놀랄 것이다. 단조롭고 쓸쓸한 소도시에서 희수는 풍경처럼 존재한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입을 다물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고요한 움직임을 이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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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30
남궁선·조예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뼛속까지 이공계’인 미래에게 임신은 ‘로직’이 붕괴한 의문투성이 사건이다. 혼돈에서 태어난 새로운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단편 <세상의 끝>(2007) <최악의 친구들>(2009) <남자들>(2012) 등을 연출하고, 8년 만에 첫 장편을 선보이는 남궁선 감독을 만났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관객과 만나기를 오래 기다렸다는 감독에게 미래를 품었던 시간에 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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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9
윤가현·류현아·이가현·이재은·임지선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불꽃페미액션: 몸의 해방>을 연출한 윤가현, 류현아, 이가현 감독을 한 자리에 초대했다. 류현아는 불꽃페미액션이 진행해온 가슴 해방 시위를 다룬 <찌찌친구들>을, 윤가현은 여성 타투이스트와 타투어를 통해 여성이 몸에 그림을 새기는 과정을 조명한 <My Body, My Choice Tattoo>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가현이 연출한 <300>은 청년이자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끌어안으며 정치에 뛰어든 세 인물을 찾아가는 작품이다. 영화는 가슴에서 몸으로, 나아가 정치로 시야를 확장한다. 그 안에서 결국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내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물으며 시선이라는 화두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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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8
이솜이·소람·변규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애프터 미투>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경쟁 섹션인 ‘발견’ 부문에서 상영하는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직관적인 제목처럼 ‘미투 운동(#MeToo)’ 이후를 고민하고 질문하는 작품이며, 연출로 참여한 네 감독의 다양한 관심과 시선 덕분에 풍성한 모양새로 완성됐다. 강유가람 감독의 제안으로 남순아 감독, 박혜미 프로듀서가 기획을 맡았고, 박소현, 이솜이, 소람 감독이 각자 품어온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렇게 <여고괴담>(박소현), <100. 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이솜이), <이후의 시간>(강유가람), <그레이 섹스>(소람), 네 편의 단편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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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7
이숙경·장윤미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돌보다, 돌아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팬데믹과 페미니즘 백래시 시대를 견디고 돌파하고 있는 여성들을 초대한다”는 의미다. 여성 퀴어 예술가의 자립과 성장을 다룬 <토베 얀손>(차이다 베리로트, 2020)을 개막작으로 상영하며, 여성의 역사와 현재를 다룬 다양한 작품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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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6
임선애·박소현 인터뷰, 개막작 프리뷰 미투 운동(#MeToo)’이 한국 사회에 남긴 질문과 가능성은 무엇인가. 껍데기를 깨는 목소리와 여성들의 연대를 경험한 이후, 우리는 어떤 것을 더 묻고 꿈꿀 수 있을까.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는 두 여성 창작자와 함께, 나도 말하겠다는 선언과 그 후의 삶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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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열아홉, 스물, 그리고
JIFF 2021 <혼자 사는 사람들> 정다은 열두 살에 직접 프로필 사진을 찍었고, 연기를 시작하며 중요한 결정은 전부 스스로 했다. 알아서 선택하고 책임지며 활동한 지 어느새 10년, 배우 정다은은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든 홍성은 감독은 정다은을 보며 “나도 저 나이 때 저렇게 똑똑했던가?” 하고 자문했다. 연기에 집중하려고 고등학교를 그만뒀고, 스무 살이 되자 곧장 면허를 따 지금은 운전하는 게 취미라니. 왠지 어깨가 무거운 건 아닌가 싶어 물끄러미 쳐다보자 정다은은 아이처럼 해사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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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 풍덩
JIFF 2021 <식물카페, 온정> <낫아웃> 김우겸 “가만히 듣고, 골똘히 생각하고, 천천히 연기하는 배우” <식물카페, 온정>으로 김우겸과 첫 호흡을 맞춘 최창환 감독은 그를 이렇게 표현했다. 감독의 의도와 배우의 해석은 차분하고 깊은 대화를 통해 접점을 넓혀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물을 보며 감독은 여러 번 감탄했다. “집중해서 하나하나 새기고 똑똑하게 표현했다”는 말은 김우겸이 종종 이야기한 것처럼 소심하거나 수동적인 면모와는 분명 다르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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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고? 빙고!
JIFF 2021 <오토바이와 햄버거> 박한솔 스펀지처럼 흡수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구나 싶다. 박한솔은 의심 없는 눈으로 칭찬을 받아들였다. “재주가 많네요”라고 말을 건네면 “제 생각에도 저는 끼가 참 많아요”라고 응했고, “잘 물드는 것도 능력이죠”라고 짚으면 “맞아요, 저는 도화지 같은 사람이에요!”라며 느낌표를 붙였다. 맑은 웃음을 뒷받침하는 건 허무맹랑한 ‘근자감’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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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걷는 사람
JIFF 2021 <낫아웃> 정재광 요즘 정재광은 하루에 8시간을 걷는다. 양재천에서 출발해 경복궁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를 가장 좋아한다. 한강을 두 번 건너는 동안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들어찬다. 그는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이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사를 곱씹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지나가는 봄을 구경하기도 한다. “근데 6시간 정도 걷잖아요? 그때부터는 전부 잊어요. 잡념도 사라지고 내가 나라는 것도 까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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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지금
JIFF 2021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여인과 사자> 류이재 프로필을 차곡차곡 정리해둔 깔끔한 홈페이지를 보고 세심한 성격일 거라 짐작했는데, 류이재는 의외로 무심했다. 진로를 선택하고 포기한 기억에도, 홈페이지 관리에도, 수상의 경험에도 거창한 의미 부여는 하지 않는다. 화면에 예쁘게 나올 욕심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연기를 계속하게 됐다니, 이렇게 쿨할 수가 없다. 달리 말하면 그는 강한 배우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 칭찬과 비판으로부터는 감정의 동요가 아니라 배워야 할 점을 찾아낸다. 그것이 계속 연기를 하게 하는 동력이자, 다양한 얼굴을 만들어내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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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거닐다
SIFF 2020 <달이 지는 밤> 장건재 김종관, 장건재 두 감독이 만났다. 올해 무주산골영화제가 기획‧제작한 장편 옴니버스 <달이 지는 밤>(2020)이 가교였다.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충실히 다지고 섬세하게 확장해온 두 감독은 특유의 관심과 고유한 미감으로 그들만의 ‘무주’를 그려낸다.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장건재 감독에게 먼저 만남을 청했다. <달이 지는 밤>의 작업 과정뿐만 아니라 앞으로 내놓을 기획에 관해서도 두루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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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SIFF 2020 <방문객들> 최혁진 빈집과 서먹한 두 남자, 오직 이 설정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친절한 설명과 익숙한 방법에 기대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옅은 감정과 짧은 대화와 무심한 시선만으로 영화가 완성될 수 있을까. <방문객들>은 그럴 수 있다고 믿는 모험적이고, 사려 깊은 작품이다.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최혁진 감독의 첫 번째 장편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장편경쟁 부문에서 처음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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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지른 일, 다신 보지 못하리라
SIFF 2020 <빛과 철> 배종대 때때로 우리는 눈으로 봤기에 그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을 믿는다. 감각과 인식과 신념은 이처럼 균질하고 공고하게 관계하는가. 배종대 감독의 미스터리 심리드라마 <빛과 철>(2000)은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흔한 상식의 회로를 거부한다. 대신 이들 사이의 굴곡과 간극에 주목하고, 이들 사이에 깊숙이 매복한 실체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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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과 기적의 거처
SIFF 2020 <정말 먼 곳> 박근영 숲과 강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목장. 진우(강길우)는 이곳에서 설(김시하)과 함께 기거 중이다. 목장 주인인 중만(기주봉)과 그의 딸 문경(기도영), 중만의 나이 든 노모 명순(최금순)은 진우와 설을 가족처럼 챙긴다. 정성스레 양과 소를 돌보고, 때가 되면 한 상에서 밥을 먹는 이 조용한 가족의 소박하고 고요한 일상에 진우의 연인이며 시인인 현민(홍경)도 슬며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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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쉼 없이
SIFF 2020 <사상> 박배일 성희는 한평생 노동 현장을 떠돌며 살았다. 가족을 위해 잠시도 일을 쉬지 않던 그가 어느 날 사고로 왼손 검지를 잃고 우울증에 시달린다. 수영은 재개발 지구에서 쉼 없이 투쟁했다. 기나긴 싸움 끝에 남은 건 몇 가구 안 되는 마지막 주민들의 안타까운 외침과 지친 기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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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오필리어
SIFF 2020 <재춘언니> 이수정 현수막에는 ‘임재춘 조합원 단식농성 8일’이라고 쓰여 있고, 고요한 천막 안에서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낭독하는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 퍼진다. “내 오랜 반려자인 나의 의지는 자신의 발로 길을 가려고 한다. 그의 생각은 견고해 꺾이는 법이 없다.” 그 사이 날짜는 8일에서 25일로, 42일로 점점 늘어난다. 콜트콜텍에서 기타를 만들던 임재춘 씨는 2007년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13년간 회사를 상대로 복직 투쟁을 지속했다. “죽는 거 빼고 다 해본 거 같아요”라는 덤덤한 회고에는 조금의 과장도 거짓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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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세상을 그림
SIFF 2020 <더스트맨> 김나경 “잘 안 보이는 존재라도 각자 이야기가 있어요. 이 그림처럼.” <더스트맨>은 먼지처럼 부유하면서도 끝내 제 자리를 찾아가는 태산(우지현)과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차분하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영화다. 친구의 죽음을 겪은 후 도망치듯 거리로 나온 태산은 서울역에서 만난 김씨(민경진)와 도준(강길우)을 가족처럼 챙기며 겨울을 나지만, 이따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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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은 없다
BIFF 2020 <파이터> 윤재호 윤재호 감독은 부산과 인연이 깊다. 너른 바다를 품은 이 도시는 그에게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꾸준히 영화를 소개해 온 창구이기도 하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노르웨이 감독 마르테 볼과 공동연출한 <레터스>를 상영했고, 다음 해인 2018년에는 첫 극영화인 <뷰티풀 데이즈>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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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폭력의 팔레트
BIFF 2020 <어른들은 몰라요> 이환 <어른들은 몰라요>의 강력한 중심은 세진(이유미)이다. 그녀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서 집과 학교를 떠나 임신중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거리를 떠돈다. 많은 사람이 세진을 스쳐가지만, 그중에서도 18살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과의 만남이 영화에 특별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함께 물건을 훔치며 거리를 떠돌던 중 둘은 재필(이환)과 신지(한성수)를 만나고, 재필이 세진을 돕기로 하면서 네 사람은 잠시 같이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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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어보니
BIFF 2020 <태어나길 잘했어> 최진영 1998년. 반 아이들이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날, 중학생 춘희(박혜진)는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노래방을 찾는다. 춘희가 부르는 ‘엘도라도’ 가사, “끝없이 돌을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 외로운 삶처럼”, 그녀는 얼마 전 부모를 잃고 외삼촌 집 다락방에 얹혀사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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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난
BIFF 2020 <최선의 삶> 이우정 “더 나아지기 위해 기꺼이 더 나빠졌다. 그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최선의 삶>은 최선인지 최악인지 모를 10대의 한 시절을 보내는 강이(방민아)의 시간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영화다. 단짝 친구인 소영(한성민), 아람(심달기)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은 강이는 어느 여름, 두 친구와 함께 가출해 서울로 향한다. 거리의 삶은 생각보다 막막하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여겼던 친구들은 서로에게 자꾸만 처음 보는 표정을 꺼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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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신은
BIFF 2020 <좋은 사람> 정욱 고등학교 교사 경석(김태훈)은 자기 반에서 발생한 도난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방금 CCTV로 확인한 뒤다. 반으로 돌아온 그는 CCTV에서 본 학생 세익(이효제)이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기를 기다리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곧이어 영화의 제목이 등장하고, 우리는 피해 학생의 돈을 대신 갚아주며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경석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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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기나 보자
BIFF 2020 <라임크라임> 유재욱·이승환 “너 랩 좀 한다며?” 이십여 년 전, 중학교 2학년이었던 유재욱 감독은 다른 반에 힙합을 좋아하는 애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승환 감독을 찾아갔다. 처음엔 ‘이상한 척하는’ 놈 같다는 생각에 거리를 두던 이승환 감독도 쉬는 시간마다 찾아오는 그의 모습에서 진심을 느꼈다. “얜 진짜 이상한 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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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에서 천막으로
BIFF 2020 <휴가> 이란희 <휴가>는 배우이자 감독인 이란희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결혼 이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파마>(2009)를 기점으로, 지난 10년 동안 이란희는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결혼전야>(2014) <천막>(2016) 등의 단편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휴가>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세 사람이 직접 본인을 연기했던 <천막>을 확장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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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들여다보면
BIFF 2020 <그대 너머에> 박홍민 <그대 너머에>는 기억, 시간, 창작을 둘러싼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영화다. 좀처럼 한 다발로 묶이지 않는 이 영화는 마치 누군가의 기억 회로에 불쑥 빨려 들어가 버린 것도 같고, 자신조차 잊고 살던 기억이 불현듯 현재의 시간을 침범하고 압도하는 듯도 하다. 동일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는 구조를 통해 영화는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에 주목하며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 벌이는 사투에 깊이 교감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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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고, 날 아는
BIFF 2020 <기쁜 우리 여름날> 이유빈 <기쁜 우리 여름날>은 젊은 연인의 짧은 여행을 따라가는 로드무비다. 사진작가를 꿈꿨으나 카메라 매장 직원이 된 찬희(지수)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또래와 달리 네일샵에서 일하는 세영(이주연). 오랜 연인인 이들의 삶에 새로운 사건이 일어날 여지는 아주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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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숲을 찾아
BIFF 2020 <온 세상이 하얗다> 김지석 모인(강길우)은 지금 제 나이에 죽은 아버지와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를 떠올리며 술을 마신다. 알코올성 치매 때문에 집안에는 죽음을 결심하며 새로 산 밧줄만 여럿이다. 스토커에 시달리는 화림(박가영)은 오래전부터 무력감을 느껴 왔다.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 술은 유일한 위안이다. 늘 반쯤 취한 상태로 생을 버티는 두 사람은 좁은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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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행로
BIFF 2020 <아워 미드나잇> 임정은 무명배우 지훈(이승훈)은 오랜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사내 연애를 하다 데이트 폭력을 당한 은영(박서은)은 회사에서 불편한 사람이 됐다. 어느 밤, 한강 다리 위. 자살 방지 순찰 아르바이트를 하던 지훈의 눈앞에서 은영이 쓰러진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남녀, 둘은 함께 어둠이 삼킨 서울의 구석구석을 헤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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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방학 숙제는?
BIFF 2020 <종착역> 권민표·서한솔 ‘세상의 끝’을 찍어오기. 여름방학을 맞은 중학교 1학년 사진반 소녀들에게 도무지 알 길 없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말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상영하는 권민표, 서한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종착역>(2020)은 그렇게 ‘세상의 끝’을 찾아 나선 소녀들의 로드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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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품기까지
DMZ Docs 2020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정다운·김종신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기획과 편집부터 인쇄와 유통에 이르기까지, 출판의 전 과정이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의 30년 역사를 다룬다. 출판계가 탄압받던 1980년대, 출판의 자유를 되찾고 구조적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했던 출판인들은 책을 위한 도시를 건설할 꿈을 꾸었고, 새로운 건축을 고민했던 동시대 건축가들이 그들과 동행했다. 이들이 맺은 ‘위대한 계약’은 역사적 소명과 시대정신의 이름을 외면하지 않는 실천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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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로에서
DMZ Docs 2020 <여름의 아홉 날> 윤지원 윤지원 감독은 지금의 한국이라는 시공간에 대해 질문하는 <나, 박정희, 벙커>(2017), 동시대 매체와 이미지 환경을 다루는 <무제(세계)>(2018) 등 활발한 전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미술가다. 뒤늦게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입학한 그는 백양로에서 이번 작업의 귀중한 실마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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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는다
DMZ Docs 2020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김철민 다큐창작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철민 감독은 분단과 통일 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을 꾸준히 다뤄온 영상 활동가다. 2011년엔 민중가수 백자를 통해 사회운동 진영의 변화를 따라가는 <걸음의 이유>를, 2014년엔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의 삶을 다룬 <불안한 외출>을 내놓았다. 다큐창작소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짧은 영상물을 통해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를 긴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실은 ‘일을 줄이자’가 모토라는 김철민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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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이 일러준 우정
DMZ Docs 2020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정주희·김희주 대학 동기로 만나 단짝이 된 김희주, 정주희 감독은 졸업 작품을 구상하던 중에 나영 씨를 만났다. 고양이에게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겨주려 애쓰는 마음을 헤아리는 동안, 두 사람의 고민은 점차 세상과 삶을 향해 뻗어갔다. 나영 씨는 두 감독을 영화 찍는 ‘동생들’이라고 부른다. 길에서 쌓은 세 사람의 우정과 고양이가 알려준 공생의 의미를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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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을 아무도 모르니
DMZ Docs 2020 <보드랍게> 박문칠 ‘보드랍게’라는 영화 제목은 생전에 김순악이 남겼던 말에서 따왔다. “내 이야기 해가지고 ‘어이구 그랬구나, 너 참 애묵었다’ 이렇게 보드랍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녀 혹은 할머니로 재현하는 방식에 문제를 느꼈던 박문칠 감독은 김순악의 생애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에는 김순악의 증언과 활동가 인터뷰, 애니메이션, 아카이브 영상, 그리고 증언을 낭독하는 젊은 여성들의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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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라
DMZ Docs 2020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2: 금기에 도전> 김환태 진전을 이루던 대체복무제도 도입 논의가 이명박 정권 들어서며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전제로 <받들어 총!>(가제)을 만들고 있던 김환태 감독에게 이는 방황의 시작이었다. 보수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답보 상태였던 대체복무제도 논의는 지난 2018년 헌재의 판결로 비로소 되돌릴 수 없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오랜 촬영을 마무리하는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2: 금기에 도전>을 내놓으며 마음의 큰 짐을 덜었다는 김환태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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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와 바리케이드
DMZ Docs 2020 <보라보라> 김도준·김승화 “최저임금에, 매년 재계약에, 사장 갑질에 시달려 인간답게 살아보기 위해 직접고용을 선택했습니다.” 이유가 정당했음에도 선택의 대가는 참혹했다. 비정규직 차별에 문제 제기하며 자회사행을 거부한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 1,500명은 하루아침에 집단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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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두드리며
DMZ Docs 2020 <울림의 탄생> 이정준 경기 무형문화재 30호 악기장 임선빈 선생은 무두질부터 단청까지 전통 북 제작의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인이다. 선천성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하거니와 어릴 적 오른쪽 청력까지 상실한 상태에서 이룬 성취다. 유도 사범인 아들 임동국 씨는 아버지를 도와 작업실을 운영 중이다. 전수교육조교 시험도 통과했다. 몸이 편치 않은 아버지와 거의 항상 붙어 다니며 손발이 되어주는 그이지만 많은 순간 아버지와 갈등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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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싸우는 이유
DMZ Docs 2020 <더 한복판으로> 오소영 <더 한복판으로>는 ‘헤이트 스피치’ 관련 최초의 민사재판이기도 했던 이신혜의 법정 싸움을 따라가는 동시에, 그와 함께 한 친구들과 지지자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오소영 감독은 일본에서 “마타키타(また来た또 왔어)상”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부지런히 서울과 오사카를 오갈 때마다 듣던 장난기 어린 인사가 이름처럼 굳어졌다. 따뜻한 환대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며 긴 시간을 통과해온 오소영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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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5
염문경·김보람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주관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필름×젠더’가 두 번째 해를 맞았다. '일상 속의 젠더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자유주제'로 공모한 이번 단편영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염문경 감독의 <백야>와 김보람 감독의 <자매들의 밤>이 최종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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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4
김아영·유혜민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페트라 제네트릭스(Petra Genetrix). 첨단 테크놀로지를 떠올릴 법한 발음과 달리 이 단어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로마제국으로 전파된 미트라교와 관련된다. 빛의 신 미트라를 낳은 바위에서 유래해 ‘생식능력을 지닌 바위’를 뜻하게 된 페트라 제네트릭스를 김아영 작가는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2017, 단채널 비디오, 약 21분)의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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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3
손모아·안정연·우연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가만한>은 손모아, 안정연의 장편 데뷔작이다. 두 감독은 “처음이기에 결과를 쫓기 보다는 과정을 튼튼히 쌓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장에서 경험한 크고 작은 폭력이 상처와 아쉬움으로 남았기에, 직접 꾸리는 현장은 최대한 수평적이고 안전한 분위기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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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2
임선애·황미요조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상’ 수상자는 <69세>(2019)의 임선애 감독이다. 영화의 소재, 영화의 태도, 여성 영화인으로서 감독의 행로가 고루 반영된 결과다. <69세>는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년 여성의 성폭력 피해를 과감하게 조명하면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어떻게든 지켜내려는 주인공 효정(예수정)의 고된 여정을 세심하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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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1
정지혜·이현빈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근 몇 년은 페미니즘의 대중화가 큰 힘을 발휘했던 시기였다. 영화계 역시 여성 영화인의 약진이 돋보였고, 전 세계 영화제 또한 여성영화에 주목하는 기획을 잇달아 마련했다. 오랜 기간 페미니즘 이슈에 주목하며 여성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했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로서는 이 상황을 기꺼이 반겼을 것이다. 하지만 여타 영화제와 차별되는 자리와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은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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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희망여행
DMZ Docs 집행위원장 홍형숙 거센 태풍이 지나간 9월의 어느 날,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무국이 위치한 고양시 백석동을 찾았다. 영화제 개막을 눈앞에 둔 사무국은 쉴 틈 없이 분주해 보였고, 홍형숙 집행위원장 역시 이제 막 긴 회의를 마친 참이었다. 전화와 메일, 여러 문서와 수많은 목소리를 잠시 떠나서 건물 옥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처럼 햇볕이 들고 바람이 선선한 날이었다. 부쩍 흰 머리가 늘어난 그에게 안부를 묻자, 대답 대신 조용히 미소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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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5
토코이 미유키·시안 미첼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하늘과 나무 열매>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퀴어 레인보우’ 섹션에서 상영하는 유일한 다큐멘터리다. 일본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토코이 미유키 감독은 30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인공 고바야시 곁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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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4
박강아름·안토넬라 수다삿시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옥랑문화상 수상작으로, 올해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하는 작품이다. 전작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에서 외모 지상주의와 전형화된 여성 이미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감독은, 결혼과 가족이라는 시스템 내에 작용하는 성 역할 문제를 파고드는 두 번째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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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3
신승은·오지수·마르타 지도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사업 [필름×젠더]의 첫 번째 주인공인 신승은, 오지수 감독을 만났다.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2014)을 연출한 감독 마르타 지도와 피오트르 실리보프스키에게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 영웅을 찾아내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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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2
고토 미나미·쿠어 관링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고토 미나미 감독이 연출한 단편 <학교를 뒤엎자>는 그녀가 좋아하는 감독 존 휴즈의 영화들처럼 특정 집단 내의 문제를 통해 보편적 사회 이슈에 다가간다. 쿠어 관링 감독의 <열두 살의 여름>은 몸과 마음의 변화가 시작되는 유슈안의 어느 여름날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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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1
루치아 키알라·사라 켈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첫 장편 <의자 뺏기 놀이>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루치아 키알라 감독을 만났다. 주인공 알리스 리델은 서른아홉의 싱글 여성이자 무직자로, 실업수당을 받으며 끊임없는 구직활동에 매달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혼란스럽고 불행해진다. 난방비를 낼 수 없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며,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영화는 이 인물을 뒤쫓으면서 자본과 노동, 세대, 섹슈얼리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어느 순간 알리스는 깨닫는다. 그동안의 이력은 값어치 없으며, 구직은 무의미한 시간의 반복임을. 영화가 끝난 후, 어떤 관객은 자문할 지도 모른다. 이제 알리스는 어떻게 살 것인가. 알리스가 알리스로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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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8.31
전고운·김꽃비·정하담·장혜영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 ‘박남옥상’ 수상자로 <어른이 되면>(2018)의 장혜영 감독을 선정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인 박남옥 감독을 기리는 이 상의 의미는 동시대 여성 영화인들의 현실과 활동을 조명하고 돌아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정재은 선정위원장은 ‘박남옥 감독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었을까’를 질문하며 이번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전해왔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를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영화의 내용뿐 아니라,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활동을 이어가는 삶의 모습을 아우르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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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8.30
프로그래머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해 제21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슬로건은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다. 지난 20년 동안 축적한 성과를 기억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새롭게 마주하겠다는 뜻이다. 총 31개국에서 출품된 119편의 영화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얼굴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스크린에서 싸우고 사랑하고 탐구한다. 국가와 시대를 아우르며 선명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주의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금세 곁을 떠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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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괜찮아
SIWFF 2019 <까치발> 권우정 & <어른이 되면> 장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는 <까치발>은 권우정 감독이 들고 온 오랜만의 신작이다.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며 관객들을 만나는 감독의 삶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뻐하고 걱정하는 새로운 삶으로. 그런 삶의 변화가 <까치발>의 토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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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내놓아라
SIWFF 2019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페트루냐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만나게 될 가장 기개 넘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마케도니아의 작은 마을 슈티프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으로, 제대로 된 직업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부모의 걱정을 산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탁월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나, 일자리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어렵게 면접을 보러 간 회사에서는 면접관이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고, 귀가하는 길에는 지나가던 남자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한다. 바로 그 날, 페트루냐는 강물에 뛰어든다. 그리고 십자가를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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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힘
SIWFF 2019 <욕창> 심혜정 & <영하의 바람> 김유리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장편경쟁에 나란히 오른 두 작품의 감독을 만났다. 김유리 감독은 <자위전쟁>(2008) <상실의 기억>(2010) 등 작업 초기부터 여성과 가족을 향해 꾸준히 질문을 던져왔고, 동시에 여러 상업영화에 스태프로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영하의 바람>은 그의 첫 장편영화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25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한 작품이다. 심혜정 감독은 미술과 영화라는 분야를 넘나들며 영역을 확장해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매번 다른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장편 데뷔작인 <욕창>은 감각적인 영상미와 탄탄한 내러티브를 고루 만족시키며, 관객과 평단의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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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과 균열, 그러나 희망!
SIWFF 2019 <길모퉁이가게> 이숙경 & <해일 앞에서> 전성연 이숙경 감독의 <길모퉁이가게>와 전성연 감독의 <해일 앞에서>는 각각 사회적 기업 ‘소풍 가는 고양이’와 페미니스트 활동 단체 ‘페미당당’의 모습을 담는다. 소풍 가는 고양이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일을 통해 성장하고 대안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도시락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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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와 맹수
MJFF 2019 이준익 vs 박정민 올해로 7회를 맞은 무주산골영화제가 배우 1인을 집중 조명하는 ‘넥스트 액터 NEXT ACTOR’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박정민이다. 무주산골영화제가 개막하기 전, 배우 박정민을 만났다. 이 자리에 특별한 손님도 초대했다. 배우 박정민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동주> <변산>의 이준익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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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땅
DIAFF 2019 <은서> 김진이 & <령희> 한지원 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 참여한 두 배우, 김진이와 한지원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배역을 연기한 두 사람은 각자 경험한 영화와 서로의 연기에 관한 감상까지 차분히 대화를 이어나갔다. 여전히 단단하면서도 한결 여유로운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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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도 아름다운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졸업> 허지예 대학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해랑(이태경). 졸업을 앞둔 그녀는 막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잇단 사건이 해랑을 현실의 고민에 빠뜨린다. 늘 함께 살 것이라 믿었던 엄마가 갑자기 퇴사한 뒤 시골에 가겠다고 통보하고, 늘 같은 일을 할 것이라 믿었던 친구가 안정적인 미래를 원한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해랑은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것과 원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한 세상을 그리지만, <졸업>은 밝고 활기찬 기운을 잃지 않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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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고향이다
DIAFF 2019 최아람 & 김명준 제7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부당, 쓰러지지 않는>(최아람, 2018)은 오사카조선학교의 ‘무상화재판’ 2심 판결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재일조선인의 불안과 분노, 그리고 굳은 의지를 담은 이 영화는 혐오를 멈추고 인권을 향해 나아가자는 연대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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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리틀보이 12725> 김지곤 부산에서 활동하며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던 김지곤 감독은 김형률 선생이 고인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그를 알게 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돌아가신 그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죄책감이 동반된 관심은 김지곤 감독을 <리틀보이 12725>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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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설키고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구르는 돌처럼> 박소현 박소현 감독의 <구르는 돌처럼>도 그렇게 반짝이는 영화다.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구르는 돌처럼>은 50년간 춤을 추고 35년간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가르친 무용가 남정호와 제도권 바깥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10대와 20대 참여자들이 8일간 함께 진행한 ‘즉흥춤 마스터클래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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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 좀 하자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가끔 구름> 박송열 <가끔 구름>(박송열, 2018)의 영어 제목은 ‘Can we just love’다. 명훈과 선희는 그냥 사랑할 수는 없느냐고 묻는다. 자기 자신에게, 연인에게, 그리고 그들을 그저 사랑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세상에. 하늘은 좀처럼 맑게 개지 않고, 가끔 구름이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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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따쿵, 원 투!
JIFF 2019 <뎀프시롤>(가제) 정혁기 첫 장편영화인 <뎀프시롤>(가제)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정혁기 감독. 동명의 단편에서 기발한 코미디를 펼쳐 보였던 그는, 규모를 확장한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국악과 권투를 접목한 판소리 복싱은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고,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는 영화에 재미와 감동을 골고루 이식한다. 휘모리로 몰아치는 장단에 맞춰 들썩이다 보면, 어느새 병구의 눈은 처음과 달리 한껏 “부리부리”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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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묻고, 찍다
JIFF 2019 <아무도 없는 곳> 김종관 김종관 감독은 산책자다. 종로 일대와 남산 근처를 소요하길 즐긴다. <조금만 더 가까이>(2010), <최악의 하루>(2016), <더 테이블>(2016)을 꾸준히 본 관객이라면, 그의 이러한 습성을 금방 눈치 챌 것이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도 낮의 뒷길을 맴돌고, 밤의 길목에서 서성인다. ‘걷는다’는 이 단순한 움직임을 반복하며 극 중 인물들은 때론 상념에 빠지고, 때론 근심을 벗는다. 무수한 걷기의 시간을 보낸 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기어코 존재의 실마리를 길어 올릴 것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걸어온 동네의 소로를 영화의 배경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오고 그 안에 창작자로서의 자기 고민을 섞어온 김종관 감독.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영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그의 중얼거림은 여전히 길 위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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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殺意)에 쫓기다
JIFF 2019 <배창호 SHOW> 한창록 한창록 감독은 전작 <멜로영화>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부터 지속적으로 꿈과 현실, 판타지와 실재, 픽션과 논픽션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탐색하고자 했다. 전작부터 이어진 이 관심이 배창호라는 배우를 만나 기괴한 에너지로 가득 찬 <배창호 SHOW>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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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잘못된 거지?
JIFF 2019 <탈날 탈(頉)> 서보형 <탈날 탈(頉)>은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섹션에서 상영되는 유일한 실험영화이자, 익명성이 지배하는 아파트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소동극이다. 서보형 감독은 지난해 연출작 <솧>에서 캐스팅 오디션이라는 소재를 통해 감독/배우의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배우/배역 간에 존재하는 묘한 공기를 롱테이크로 담아내며 주목받았다. 서보형의 실험영화란 내러티브를 전면 거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러티브를 영화적 실험의 장에 놓고 적극적으로 상황을 연출하는 형태에 가깝다. 영화는 일정 시점에 도달하면 전제된 배경을 버리고 비현실 또는 비이성적인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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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어떤 꿈
JIFF 2019 <주근깨> 김지희 영화를 연출한 김지희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뒤늦게 선택한 학교에서 만난 열정적인 동료들은, 막연하게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던 생각을 구체적으로 다듬을 수 있게 해주었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그의 주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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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시작
JIFF 2019 <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 이연철 이연철 감독의 <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는 세 커플이 등장하는 세 개의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먼저 완성하고 이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는 감독의 말을 빌린다면, 어쩌면 이 이야기는 첫 번째 커플의 파국적 결말을 되돌리고자 하는 모든 헤어진 연인들의 마음에서 시작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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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가족
JIFF 2019 <링링> 윤다영 <링링>이 가족의 붕괴를 두려워하는 진아의 예민한 기척을 따라 진행되는 건 맞지만, 동시에 이 영화는 인물의 내면에만 머물지 않고 명확한 상황을 제시하며 그 속에 놓인 인물들의 반응과 변화를 포착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힘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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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도시, 생명의 터전
SIDOF 2019 <망치> 최서윤 & <편안한 밤> 이준용 도심 속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를 주목하는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에는 최서윤 감독의 <망치>, 이준용 감독의 <편안한 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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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상상하다
SIDOF 2019 <야광> 임철민 임철민 감독의 <야광>은 극장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다. 최초 극장에 관한 영화를 구상했던 감독은 오래된 극장에 관해 조사하던 중 그러한 곳이 영화가 상영되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본격적으로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극장이 하나의 장치로서 빛과 어둠, 현실과 가상, 무의식과 욕망 등을 창출한다는 이해에 다다른다. 그는 공연 버전과 영화 버전이 짝을 이루는 <야광>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과정에서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발산되고, 지각되고, 상상될 수 있는 다양한 감각들을 붙잡고자 했다. 그의 작품에서 퍼포머들의 신체와 언어 그리고 극장이라는 공간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거대한 하모니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극장이라는 꿈의 세계에 대한 경험적 보고서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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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연대
SIDOF 2019 <사수> 김설해·정종민·조영은 2011년 5월 18일. 살인적인 야간노동 개선을 요구하며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가 부분 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을 배치한다. 그로부터 닷새 뒤엔 공권력까지 나섰다. 합법적인 파업현장에 4천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고, 533명의 노동자가 연행됐다. 이후 법원의 조정으로 직장폐쇄는 종료됐지만 사측은 원청인 현대자동차와 공모하여 한진중공업·SJM·발레오만도·보쉬전장 등의 노사 쟁의에 개입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13억 원이 넘는 돈을 주고 ‘노조 파괴’를 주문한다. 용역은 사업장을 드나들며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과 검찰도 대놓고 사측을 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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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배우입니까?
SIDOF 2019 <보이지 않는 배우들> 장문영·고지혜·유유림·노주연 네 명의 배우와 감독이 연기, 영화, 삶에 대한 각자의 고민에서 시작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되는 <보이지 않는 배우들>은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가 보려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이 영화는 네 배우가 좀비 연기를 하는 오디션 영상을 찍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곧 그들의 일상으로, 또 새로운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반복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삶의 속성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동력이다. 물론 배우들과 감독의 끊임없는 질문(‘나는 배우인가 아닌가’, ‘다큐멘터리란 무엇인가’)이 곧바로 규정이나 해답의 형태로 나아가진 않는다. 대신 섣불리 풀 수 없는 그러한 질문과 고민은 외려 끈질기게 마주 보아야 하는 무엇으로 남겨진다. 채형식 감독과 유유림, 고지혜, 노주연, 장문영 배우를 만나 <보이지 않는 배우들>의 제작 과정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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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너머 사운드 너머
SIDOF 2019 <12 하고 24> 김남석·신세하·오존 김남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12 하고 24>는 뮤지션 신세하와 그가 결성한 유닛 밴드 ‘Xin Seha and the Town’의 활동을 담은 작품이다. 신세하는 밴드 구성을 위해 뮤지션 오존과 콴돌을 만나고, 이와 맞물려 밴드의 합주 장면이 소개된다. 그런데 영화는 음악 작업을 따라가던 길에서 어느덧 비켜나 신세하가 한 인물로서 겪고 있는 사연들로 향한다. 신세하가 맞닥뜨린 불안의 정체는 무엇일까. 김남석 감독은 자신이 긍정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담고 싶은 마음이 영화의 출발이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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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허기와 충만의 시간
SIFF2018 배우 프로젝트 - 강태제, 문순주, 오경화, 정유미, 홍경 지난 12월 7일 폐막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는 다양한 독립영화를 조명함과 동시에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영화계와 관객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배우의 출현을 예고했다. 본 행사는 신인 발굴과 후배 양성을 목표로 권해효 배우가 최초 제안했으며, 독립영화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취지와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필요로 하는 창작자 및 배우의 욕구와 만나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총 1,440명의 지원자 중 예심을 거쳐 선발된 28명의 본선 진출자는 권해효 배우, 변영주 감독, 양익준 감독‧배우, 전고운 감독, 조윤희 배우로 구성된 심사위원과 영화 제작자가 참여한 자리에서 자유연기를 선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는 진지했고 그들이 오른 무대는 치열했다. 60초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쥔 주인공들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다. 강태제, 문순주, 오경화, 정유미, 홍경. 출발선에 선 다섯 명의 배우들을 <리버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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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잃고 나를 쓰다
SIFF 2018 <한강에게> 박근영 감독 "내가 늘 관심을 두고 있는 건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적인 부분이 엮일 때 발생하는 어떤 느낌들이다. 실제와 실제가 아닌 것이 서로 간섭하면서 생기는 느낌을 좋아한다. 전에 찍은 단편에서도 실제 육상선수를 섭외해서 그 친구가 출전한 대회를 다큐멘터리처럼 촬영하고, 그 장면을 극영화에 쓰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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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과 환생
SIFF 2018 <밤빛> 김무영 감독 "희태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죽음이 거의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로는 새로운 생명이 죽음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 자신이 불안할 때 그 상황과 반대되는 꿈을 꾸는 일이 있지 않나. 생명이 태어나는 장면을 보면 죽음이 더 확실하게 보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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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를 보았다
SIFF 2018 <공사의 희로애락> 장윤미 감독 "아버지가 건설 노동자, 육체 노동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노동에 마음이 가는 게 있는 것 같다. 공사 현장을 보면 또 짓는구나, 또 재개발 하는구나 싶어서 싫은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각나기도 한다. 거리에서 작업복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이 좋고 그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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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거기에 그들이
SIFF 2018 <졸업> 박주환 감독 "우린 뭔가를 바라고 싸운 게 아니었다. 기성세대는 행동을 하는 거에 있어서 그게 어떤 의미가, 이득이 되는지 묻지 않나. 그런데 그거 없이 그냥 내가 생각할 때 진짜 이건 아닌 것 같아,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걸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오히려 어떤 이유가 있다면 가장 큰 건 학생들과의 관계, 책임감들이었다. 선출직이지 않나. 선거 운동하면서, 내가 총학생회장이 되면 학교 민주화 만들고 정상화 하겠다 그런 얘기 되게 많이 한다. 2주 동안 그 얘기만 하고 다니니까. 학교의 현안이니까. 그런데 실제로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그런 책임감이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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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기억, 존재
SIFF 2018 <작은 빛> 조민재 감독 "촬영을 사흘 앞두고 아버지 사진을 봤다. 정장을 입고 계신 사진이었는데 나랑 무척 닮아 있었다. 내가 느끼는 자기혐오에는 이상한 방식으로 아버지가 섞여 있는데, 그럼에도 계속 아버지를 닮아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어떻게 하면 아버지를 영화에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자’고 책상에 써 붙여 놓기도 했지만 그때까지 아무것도 못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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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공간을 깨우다
BIFF2018 <중국의 자화상> 왕샤오솨이 감독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는 데 익숙하지만, 여전히 큰 카메라를 꺼내서 촬영을 하려고 하면 마치 총을 들이대는 것처럼 느낀다. 총을 들이댔을 때 멈추는 것처럼 카메라 앞에서도 다소 경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방식인 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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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른 노래
BIFF 2018 <BNK48: 소녀는 울지 않는다>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감독 이들이 오디션에 응했을 때와 데뷔한 뒤 활동할 때의 모습은 매우 다르다. 그 사이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에게 이를 고백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BNK48 멤버들의 생각과 태도, 정서 등에 관한 플래시백 같은 구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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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일기
BIFF 2018 <가족여행> 잉량 감독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가족여행>은 잉량 감독이 자신의 실제 삶을 토대로 6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신작이자 그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다. 주인공은 정부 비판 영화를 만든 후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홍콩에 살고 있는 여성 영화감독 양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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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가족의 사투
BIFF 2018 <멀리가지마라> 박현용 감독 사실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도 그렇고 연출할 때도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하고 접근한 건 아니다. 각자의 인물들이 정말 심각하고 돈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생각하며 연기하고 연출도 그렇게 했는데 블랙코미디로 비친다는 것은 관객들이 그만큼 건강하고 순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쁜 사람들의 행동들이 안타깝고 폭소보다는 실소를 느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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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세상의 구멍
BIFF 2018 <메기>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 <메기>(2018)를 빼놓을 수 없다. 시민평론가상, CGV아트하우스상, 올해 신설된 KBS독립영화상에 이어 주연 배우인 이주영이 올해의 배우상까지 수상했다. <메기>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로, ‘청년’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된 영화다. 청년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상황, 예컨대 어둑한 일상의 풍경이 <메기>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메기>는 현실에 천착하거나 압도되기보다는 다양한 양상으로 터져 나오는 이 시대의 불안과 두려움을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 감각으로 거침없이 표현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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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서
BIFF 2018 <방문> 명소희 감독 영화를 만들면서 엄마와 한 번은 마주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게 계속 고민이었다. 엄마가 자신의 엄마에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미안하다는 말을 외할머니가 사라져가는 순간이 되어서야 했을 때, 엄마가 자기 자신과 어느 정도 마주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그걸 후회한다고 했고 나도 언젠가 그 일로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이상은 도망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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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구인가
BIFF 2018 <김군> 강상우 감독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영화 작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김군>의 스태프들 모두 5·18 이후에 출생한 80년대 생이다. 5·18에 대해선 학교나 언론을 통해 접한 것 정도가 전부였다. 어쩌면 우리 세대의 무관심이 일베나 지만원 씨 등이 광주를 말하는 방식 이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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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서 위로를 얻다
BIFF 2018 <오리의 웃음> 김영남 감독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무얼 하고 누굴 만났는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명확하지 않은데, 그런 모호함이 사실 내게는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명확한 것이 흔들리고 고민했을 때 남미소설이나 스페인소설, 굳이 분류하자면 환상 문학이나 초현실 문학 같은 것들이 삶에 힘이 되거나 키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환상이 꼭 현실과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 환상 자체가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정말 마음속의 미로처럼 주인공의 감정의 행로를 어떻게 구성할까 고민하다가 그렇게 모호하고 경계가 흐릿하고 불투명하게 구성하는 것이 이 남자의 마음을 오롯이 전해줄 수 있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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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재구성, 풍경의 재배치
BIFF 2018 <벌새> 김보라 감독 어린 여자아이의 성장영화라고 하면 사람들이 조금 얕잡아보는 시선이 있다. 물론 ‘귀염귀염’한 면도 있지만 나는 한국 사회에서 여자 중학생만큼 격렬하게 투쟁하는 집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위태로운 느낌이 <벌새>에 맞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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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야의 숲
<가가> 라하 메보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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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내 곁에 있어줘> 황원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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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워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경아의 딸> 김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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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한 발 더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장건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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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당신으로부터> 신동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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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과 디딤돌
한국단편영화상 기획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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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부력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숨 참고 다이브> 이현빈·권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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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 적통이지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안 할 이유 없는 임신> 노경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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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건전지 엄마> 강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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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하나만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홀> 황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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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안에 든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 <타인의 삶> 노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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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부르면
SIFF 2023 <되살아나는 목소리> 박수남·박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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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괴망측, 신통방통
SIFF 2023 <THE 자연인> 노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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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귀하의 노고에
SIFF 2023 <해야 할 일> 박홍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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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이후
SIFF 2023 <소리굴다리> 구파수 륜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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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SIFF 2023 <부모 바보> 이종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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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리와 순리
SIFF 2023 <지난 여름> 최승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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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엔
SIFF 2023 <딸에 대하여> 이미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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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반짝다큐페스티발 김수목·조이예환·명소희·최종호·오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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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찾아 헤맨
SIFF 2022 <현수막> 성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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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곤경, 이 남자의 사정
SIFF 2022 <표류자들> 최혁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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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소중한
SIFF 2022 <두 사람> 반박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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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SIFF 2022 <이어지는 땅> 정회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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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SIFF 2022 <종> 박중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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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와 모래성
SIFF 2022 <괴인> 이정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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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바로 그거!
SIFF 2022 <힘찬이는 자라서> <코끼리 뒷다리 더듬기> 손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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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에서
SIFF 2022 <늦더위> 서한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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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트램 타고 종횡무진
SIFF 2022 <또 바람이 분다> 주로미·김태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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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을 찾아서
BIFF 2022 <너와 나> 조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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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다음 장
BIFF 2022 <Birth> 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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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와 장단
BIFF 2022 <공작새> 변성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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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으리라
BIFF 2022 <물비늘>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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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의 기적
BIFF 2022 <지옥만세> 임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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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깨어 있으라
BIFF 2022 <기행> 이하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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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 아래 서정
BIFF 2022 <빅슬립> 김태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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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안
BIFF 2022 <비닐하우스> 이솔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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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쳐봐도
BIFF 2022 <울산의 별> 정기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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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BIFF 2022 <이어지는 땅> 조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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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동토
BIFF 2022 <엄마의 땅> 박재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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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대장경
BIFF 2022 <페이퍼맨> 기모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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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
JIFF 2022 <정순> 김금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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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되물음
JIFF 2022 <경아의 딸> 김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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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의 조건
JIFF 2022 <접몽> 김신록·유진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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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만유인력
JIFF 2022 <아빠는 외계인> <힘찬이는 자라서> 노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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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JIFF 2022 <사랑의 고고학> 이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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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에서 심연으로
SIFF 2021 <Trans-Continental-Railway> 정재훈·고우·박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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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
SIFF 2021 <피아노 프리즘> 오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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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SIFF 2021 <성덕> 오세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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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에티카
SIFF 2021 <206: 사라지지 않는> 허철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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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길
SIFF 2021 <스프린터> 최승연 |
Festival |
별이 원하는 대로
SIFF 2021 <돛대> 이주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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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어라 말할까
SIFF 2021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임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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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고 은은하게
SIFF 2021 <성적표의 김민영> 김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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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결단
SIFF 2021 <그 겨울, 나는> 권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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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히면 끝!
BIFF 2021 <한 끗> 이우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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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연소
BIFF 2021 <모퉁이> 신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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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모두가 비워졌다
BIFF 2021 <초록밤> 윤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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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 지우고, 그렸다 지우고
BIFF 2021 <올 겨울에 찍을 영화> 김경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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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BIFF 2021 <만인의 연인> 한인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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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받을 수 있을까
BIFF 2021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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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보이는
BIFF 2021 <소피의 세계> 이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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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씨
BIFF 2021 <세이레> 박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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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 오늘
BIFF 2021 <절해고도> 김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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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그러하듯이
BIFF 2021 <둠둠> 정원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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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거대한 몽타주
BIFF 2021 <벗어날 탈 脫> 서보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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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할 수 없는
BIFF 2021 <그 겨울, 나는> 오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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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증오, 그녀의 사랑
BIFF 2021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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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달린 욕망
BIFF 2021 <컨버세이션> 김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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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 끝까지
DMZ Docs 2021 <차별> 김지운·김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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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아야 가까이 보인다
DMZ Docs 2021 <1989 베를린, 서울 Now> 최우영 |
Festival |
페미액션픽쳐쇼
DMZ Docs 2021 <바운더리> 윤가현 |
Festival |
별 보러 갔습니다
DMZ Docs 2021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고한벌 |
Festival |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DMZ Docs 2021 <세월> 장민경 |
Festival |
땅에서 꿈
DMZ Docs 2021 <한창나이 선녀님> 원호연 |
Festival |
감각하라, 운동하라
DMZ Docs 2021 <거의 새로운 인간> 백종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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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이 우선이다
DMZ Docs 2021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조은성 |
Festival |
총칼 대신 수저
DMZ Docs 2021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
Festival |
SIWFF 2021 Daily 08.31
공민정·김태은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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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30
남궁선·조예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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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9
윤가현·류현아·이가현·이재은·임지선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Festival |
SIWFF 2021 Daily 08.28
이솜이·소람·변규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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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7
이숙경·장윤미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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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1 Daily 08.26
임선애·박소현 인터뷰, 개막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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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열아홉, 스물, 그리고
JIFF 2021 <혼자 사는 사람들> 정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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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 풍덩
JIFF 2021 <식물카페, 온정> <낫아웃> 김우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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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고? 빙고!
JIFF 2021 <오토바이와 햄버거> 박한솔 |
Festival |
오래 걷는 사람
JIFF 2021 <낫아웃> 정재광 |
Festival |
언제나 지금
JIFF 2021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여인과 사자> 류이재 |
Festival |
죽음을 거닐다
SIFF 2020 <달이 지는 밤> 장건재 |
Festival |
그땐 그랬지
SIFF 2020 <방문객들> 최혁진 |
Festival |
내가 저지른 일, 다신 보지 못하리라
SIFF 2020 <빛과 철> 배종대 |
Festival |
안식과 기적의 거처
SIFF 2020 <정말 먼 곳> 박근영 |
Festival |
한평생 쉼 없이
SIFF 2020 <사상> 박배일 |
Festival |
투쟁하는 오필리어
SIFF 2020 <재춘언니> 이수정 |
Festival |
세상에 세상을 그림
SIFF 2020 <더스트맨> 김나경 |
Festival |
스파링은 없다
BIFF 2020 <파이터> 윤재호 |
Festival |
순수와 폭력의 팔레트
BIFF 2020 <어른들은 몰라요> 이환 |
Festival |
꿈에서 깨어보니
BIFF 2020 <태어나길 잘했어> 최진영 |
Festival |
눈덩이처럼 불어난
BIFF 2020 <최선의 삶> 이우정 |
Festival |
그렇다면 당신은
BIFF 2020 <좋은 사람> 정욱 |
Festival |
누가 이기나 보자
BIFF 2020 <라임크라임> 유재욱·이승환 |
Festival |
천막에서 천막으로
BIFF 2020 <휴가> 이란희 |
Festival |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BIFF 2020 <그대 너머에> 박홍민 |
Festival |
널 보고, 날 아는
BIFF 2020 <기쁜 우리 여름날> 이유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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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숲을 찾아
BIFF 2020 <온 세상이 하얗다> 김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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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행로
BIFF 2020 <아워 미드나잇> 임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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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방학 숙제는?
BIFF 2020 <종착역> 권민표·서한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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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품기까지
DMZ Docs 2020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정다운·김종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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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로에서
DMZ Docs 2020 <여름의 아홉 날> 윤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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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는다
DMZ Docs 2020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김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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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이 일러준 우정
DMZ Docs 2020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정주희·김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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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을 아무도 모르니
DMZ Docs 2020 <보드랍게> 박문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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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라
DMZ Docs 2020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2: 금기에 도전> 김환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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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와 바리케이드
DMZ Docs 2020 <보라보라> 김도준·김승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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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두드리며
DMZ Docs 2020 <울림의 탄생> 이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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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싸우는 이유
DMZ Docs 2020 <더 한복판으로> 오소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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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5
염문경·김보람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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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4
김아영·유혜민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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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3
손모아·안정연·우연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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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2
임선애·황미요조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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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Daily 09.11
정지혜·이현빈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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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희망여행
DMZ Docs 집행위원장 홍형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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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5
토코이 미유키·시안 미첼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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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4
박강아름·안토넬라 수다삿시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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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3
신승은·오지수·마르타 지도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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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2
고토 미나미·쿠어 관링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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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9.01
루치아 키알라·사라 켈러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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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8.31
전고운·김꽃비·정하담·장혜영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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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19 Daily 08.30
프로그래머 인터뷰, 주요 상영작 프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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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괜찮아
SIWFF 2019 <까치발> 권우정 & <어른이 되면> 장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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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내놓아라
SIWFF 2019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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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힘
SIWFF 2019 <욕창> 심혜정 & <영하의 바람> 김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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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과 균열, 그러나 희망!
SIWFF 2019 <길모퉁이가게> 이숙경 & <해일 앞에서> 전성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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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와 맹수
MJFF 2019 이준익 vs 박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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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땅
DIAFF 2019 <은서> 김진이 & <령희> 한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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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도 아름다운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졸업> 허지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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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고향이다
DIAFF 2019 최아람 & 김명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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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리틀보이 12725> 김지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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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설키고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구르는 돌처럼> 박소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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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 좀 하자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가끔 구름> 박송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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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따쿵, 원 투!
JIFF 2019 <뎀프시롤>(가제) 정혁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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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묻고, 찍다
JIFF 2019 <아무도 없는 곳> 김종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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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殺意)에 쫓기다
JIFF 2019 <배창호 SHOW> 한창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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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잘못된 거지?
JIFF 2019 <탈날 탈(頉)> 서보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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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어떤 꿈
JIFF 2019 <주근깨> 김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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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시작
JIFF 2019 <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 이연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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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가족
JIFF 2019 <링링> 윤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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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도시, 생명의 터전
SIDOF 2019 <망치> 최서윤 & <편안한 밤> 이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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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상상하다
SIDOF 2019 <야광> 임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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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연대
SIDOF 2019 <사수> 김설해·정종민·조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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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배우입니까?
SIDOF 2019 <보이지 않는 배우들> 장문영·고지혜·유유림·노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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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너머 사운드 너머
SIDOF 2019 <12 하고 24> 김남석·신세하·오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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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허기와 충만의 시간
SIFF2018 배우 프로젝트 - 강태제, 문순주, 오경화, 정유미, 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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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잃고 나를 쓰다
SIFF 2018 <한강에게> 박근영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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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과 환생
SIFF 2018 <밤빛> 김무영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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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를 보았다
SIFF 2018 <공사의 희로애락> 장윤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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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거기에 그들이
SIFF 2018 <졸업> 박주환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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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기억, 존재
SIFF 2018 <작은 빛> 조민재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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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공간을 깨우다
BIFF2018 <중국의 자화상> 왕샤오솨이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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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른 노래
BIFF 2018 <BNK48: 소녀는 울지 않는다>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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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일기
BIFF 2018 <가족여행> 잉량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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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가족의 사투
BIFF 2018 <멀리가지마라> 박현용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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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세상의 구멍
BIFF 2018 <메기>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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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아서
BIFF 2018 <방문> 명소희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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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구인가
BIFF 2018 <김군> 강상우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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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서 위로를 얻다
BIFF 2018 <오리의 웃음> 김영남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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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재구성, 풍경의 재배치
BIFF 2018 <벌새> 김보라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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