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시대유감
<지리멸렬> 봉준호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21-06-06
봉준호가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에 만든 <지리멸렬>(1994)은 세 개의 에피소드(<바퀴벌레> <골목밖으로> <고통의 밤>)와 에필로그로 이뤄진 옴니버스 작품이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나이 지긋한 인사들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우아한 삶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봉준호는 기성세대의 품위를 지켜주려고 애쓰는 대신, 눈살이 찌푸려지는 ‘지리멸렬’한 위선을 속속들이 들추어낸다.
Feature
뚱딴지 vs 판타지
<덤불 속의 재> 이성강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6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짚어볼 때, 이성강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장편 데뷔작 <마리 이야기>(2001)는 단순함을 벗어난 이야기와 디지털 제작 기술의 안정적인 결합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장편경쟁 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성취를 이뤄냈다. 이후 이어진 그의 행보에서는 뚝심이 느껴진다. 부지런히 신선한 소재를 발굴하고 쉼 없이 기술을 갈고닦은 결과물인 <천년여우 여우비>(2006)와 <카이: 겨울 호수의 전설>(2016)은 여전히 척박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길을 묵묵히 넓혀왔다.
Feature
무력한 나날
<느린 여름> 박찬옥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4
박찬옥의 인물들은 자꾸만 서성인다. <질투는 나의 힘>(2002)의 원상(박해일)은 여자친구의 새로운 연애 상대인 교수 주변을 맴돌며 불안을 곱씹고, 새로 만난 여자에게 설레면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부유한다. <파주>(2009)의 중식(이선균)과 은모(서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집은 편치 않은, 아니 위태로운 공간이다. 쌓여가는 비극과 더불어 서로에 대한 감정도 아슬아슬하게 부풀지만, 이들은 끝내 마음 둘 곳을 발견하지 못한다.
Feature
세기말 테크노
<창백한 푸른 점> 민규동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06-03
민규동의 필모그래피는 종잡을 수 없다. 데뷔작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1999)는 흥행에 성공한 <여고괴담>의 공식을 모조리 깨뜨렸다. 불균질한 매혹으로 가득한 영화에 깜짝 놀랐던 이들이 다음 영화 또한 고집스러운 개성을 내세운 작품일 거라 여겼지만, 그가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에서 주력한 것은 보편적 낭만과 대중적 웃음이었다. 따져 보니, 민규동은 그 후로도 쭉 그랬다. ‘꽃미남’ 스타를 앞세운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에서는 불쑥 트라우마를 파고들었고, 기막힌 삼각관계를 선전한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에서는 소통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기대를 배반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동안, 민규동의 작품 목록은 점점 다채로워졌다. <간신>(2015)과 <허스토리>(2018) 등 근래 작품까지 펼쳐 놓으면,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를 고루 섭렵했다는 점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는 <간호중>을 통해 첫 SF에 도전하기도 했다. “맛집이 되려면 뷔페가 아니라 하나를 파야 하는데, 아직 그게 안 되네요. (웃음)” 민규동은 뒤죽박죽이라고 자평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기심은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 김태용 감독과 공동연출한 <창백한 푸른 점>(1998)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곧장 미지의 세계로 이동한다. 인류 구원을 꿈꾸며 참선에 열중하던 남자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삽입된 애니메이션과 테크노사운드는 알쏭달쏭한 분위기로 흥미를 자아낸다. 제작 당시에는 의미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이 영화, 23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Feature
위령의 노래
<기념촬영> 정윤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06-02
정윤철은 “타고난 이과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기계를 잘 다뤘고 꿈은 로봇 과학자였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재단 비리로 얼룩진 상문고등학교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그는 돌연 진로를 수정했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죠.” 당시 정윤철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1988)를 인상깊게 봤고, “나도 영화만 만들면 영사기를 들고 다니면서라도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겠다는 망상 아닌 망상”을 품었다.
Feature
회고 말고 내일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조영각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1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가 온라인 상영관 특별 기획전 《안녕, 90's》를 연다. 언젠가부터 추억을 더듬는 프로그램이 늘었고,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와 패션이 다시 유행하는 일도 잦아졌다. 하지만 과거를 들여다보는 행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뒤따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90년대 단편 영화에 주목하는 인디그라운드의 이번 기획은 “회고하는 게 아니라 현재로 소환해야 할 가치”에 중점을 둔다. 그때 그 시절을 낭만적으로 되돌아보기보다는 22편의 단편에 담긴 당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 기획전의 취지를 자세히 듣기 위해 조영각 센터장에게 만남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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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지리멸렬> 봉준호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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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vs 판타지
<덤불 속의 재> 이성강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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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나날
<느린 여름> 박찬옥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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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테크노
<창백한 푸른 점> 민규동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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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의 노래
<기념촬영> 정윤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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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말고 내일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조영각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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