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인디그라운드 퍼스트링크 김진웅·정태원·염문경·이종민·성송이·이혜인·박준호
글 차한비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4-09-30
인디그라운드의 ‘독립영화 매칭 워크숍: 퍼스트링크(FIRST LINK)’가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치열하고도 지난한 시간을 거쳐 완성한 영화를 어떻게 세상에 내보내야 할까? 미지의 관객을 만나는 과정은 또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퍼스트링크는 창작자가 낯설고, 설레고, 두렵게 느끼는 배급이라는 관문을 잘 두드리며 용감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넓고 튼튼한 판을 깐다.
Feature
혼자가 아니야
인디그라운드 배급상담소 강유가람·오희정·이승주·이나연·김영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4-09-11
인디그라운드 배급상담소의 카운셀러 다섯 명을 한 자리에 초대했다. 모두 2022년 5월 상담소가 문을 열 때부터 함께했지만, 각자 온라인 상담을 진행해 온 터라 만남은 드문 일이었다. 그간 상담 과정에서 마주한 고민은 비단 배급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본인 영화의 문제점을 알려 달라는 요구부터 영화인으로서 미래를 꿈꾸기 어렵다는 호소까지 내담자들은 종종 경계를 가로지르며 말을 건네 왔다.
Feature
국수 먹고 맴맴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오목어> 김진만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2-11-04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물 밖을 궁금해한다. 그는 지금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의 고민에 빠져있다. 학자 물고기와 현자 거북이를 만나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아도 세상은 여전히 수수께끼. 언젠가는 저 밖으로 나가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잠깐, 그런데 여기가 물속은 맞는 걸까? <오목어>(2012)의 프레임은 빽빽이 쌓인 국수의 단면으로 채워진다. 오목어는 ‘누들 스크린’을 꾹꾹 눌러 오목하게 만든 캐릭터. 오목어 주변엔 볼록 튀어나온 다른 바다 생물들도 있다. <오목어>는 그처럼 한 땀 한 땀 빚어낸 프레임이 이어져 역동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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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김숙현·조혜정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2-11-04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2014)에는 아홉 개의 증언이 등장한다. 영화는 보육교사, 휴대폰 AS센터 수리 기사, 콜센터 직원, 미용사, 경호원, 마트 캐셔, 간호조무사, 조리사, 승무원이 수행하는 노동을 차례대로 들려준다. 얼굴 없이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인터뷰이는 각자 감당하는 노동의 내용과 고충, 임금 수준과 근무 환경에 관해 여과 없이 털어놓는다. 인터뷰 음성과 일터의 현장 소음이 교차하는 동안, 화면에서는 2분 30초가량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퍼포머는 해당 직업에 걸맞은 복장과 소품을 갖추고서 주어진 시간만큼 기이한 포즈로 정지 상태를 유지한다. 감정을 통제하는 서비스 노동과 움직임의 자유를 박탈당한 퍼포먼스가 맞물리며 자아내는 ‘관계미학’은 작품을 공개한 지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신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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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뿔이 흩어졌다가도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정승오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2-11-03
고즈넉한 풍경을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2016)의 주인공은 지긋지긋한 가족이다. 흩어져 살던 네 자매는 엄마의 입원을 계기로 좁은 병실에서 만난다. 돌덩이처럼 입을 다문 아빠도 구석에 엉거주춤 서 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도 잠시, 자매는 서로를 향해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낸다. 눈치 보던 엄마까지 합세하자 병실은 곧 전쟁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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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의심의 크로스캡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숲> 엄태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2-11-02
두 남자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른다. 카메라를 쥔 태식(엄태구)이 “오케이, 컷!” 외치기 전까지 구정(정영기)은 뒤를 돌아볼 수 없다. 땀을 뻘뻘 흘리며 숲속 한가운데 도착한 둘은 서둘러 촬영을 재개한다. 태식은 기가 막힌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완성해서 세상을 놀라게 할 작정이다. 그게 말처럼 쉽겠냐며 의심하는 구정에게 카메라를 넘겨준 후, 태식은 나무에 매단 전깃줄 앞에서 인생 최고의 눈물 연기를 선보인다. 계획한 대로 목을 거는 시늉까지 했으니 이제 컷을 외쳐야 하는데, 어쩐지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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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매달리기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신기록> 허지은·이경호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2-10-31
허지은, 이경호 감독의 영화들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일터와 가정, 학교와 일상에서 겪는 부조리와 폭력의 양상을 담는다. 개인의 경험을 세밀히 포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경험이 놓인 자리를 냉정히 관찰하면서, 허지은과 이경호는 각각 다른 장소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삶이 연결돼있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그중 <신기록>(2018)은 제1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수상하며 두 사람의 이름을 알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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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操縱)과 조종(弔鐘)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철의 여인> 김곡·김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10-19
찰떡 호흡이란 이런 걸 말하는구나 싶었다. 쌍둥이 형제는 태어난 후로 평생 붙어 다녔고, ‘비타협 영화집단 곡사’라는 팀을 이뤄 20년 넘는 세월 동안 견고한 파트너십을 발휘했다. 김곡이 ‘어’ 하면 김선이 ‘아’ 했기에, 대화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서로 취향과 역사를 속속들이 알다 보니, 상대가 절반만 말해도 금세 이해하며 뒷말을 더 하는 식이었다. “일과 생활이 섞여서 좋은 점은 일하기가 편하다는 거예요. 나쁜 점은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거고. (웃음)” 두 사람은 2001년 <이 사람을 보라> <반변증법>을 시작으로, 2000년대에 단편만 12작품을 만들었다. 그 와중에 장편 <뇌절개술>(2005) <고갈>(2008) <방독피>(2010) 등 장편 작업도 왕성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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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한테 다 있으니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폐허, 숨을 쉬다> 이승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10-18
이승준 감독에게 다큐멘터리는 호흡이다. 인터뷰 말미, 다큐멘터리 연출자로 살아가는 동력이 뭔지 묻자 그는 “특별한 동력이 있어야 숨 쉬는 건 아니”라며 아마 죽을 때까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을 거란 말을 들려줬다. 결혼 후 넉넉지 못한 생활에도 이 길을 의심한 적 없고, 막연히 다른 일을 떠올려본 적도 없다. 이성규 감독과 공동연출로 완성한 <보이지 않는 전쟁: 인도 비하르 리포트>(2000)를 시작으로, 이승준은 그저 숨 쉬듯 결과물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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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이라는 특권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남매의 집> 조성희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10-15
지난 10년 동안 <늑대소년>(2012)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승리호>(2021)까지 총 4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그는 늘 정체가 불분명한 미지의 시공간을 탐험했고, 결국 국내 최초 SF블록버스터 <승리호>를 탄생시키며 저 멀리 우주까지 다녀왔다. 신작을 내놓는 속도와 영역을 확장하는 에너지가 대단하기에, 누구보다 계획과 계산에 충실할 사람일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조성희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는 운명과 본능이었다. 그에게 영화는 “마음을 따라가는 길”이고, 마음은 때때로 그조차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갔다. 덕분에 조성희는 독특한 개성을 지키면서도 거듭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었다.
Feature
전투는 계속된다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빵과 우유> 원신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10-14
십 대 시절, 원신연은 일기와 시를 썼다. 틈만 나면 공책을 붙잡고 무언가를 끄적였는데, 빼곡하게 눌러 쓴 문장들은 언젠가부터 이야기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청년이 된 원신연은 영화를 꿈꿨다. 이제 그가 쓰는 글은 시나리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영화나 연출에 관해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원신연은 열심히 배웠다. 극장과 일터에서, 하루에도 수천수만 개의 발자국이 남는 거리에서 이야기는 줄기차게 태어났다. 스턴트맨과 무술 감독으로 일하며 모은 돈에 빚까지 얹어, 꾸역꾸역 단편영화를 만들던 젊은 날들. <봉오동 전투>(2019) <살인자의 기억법>(2016) <용의자>(2013) 등 선 굵은 작품으로 바쁘게 이력을 채워온 지금의 원신연은 그때를 어떻게, 또 얼마나 기억할까.
Feature
난데없이 무언가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지옥: 두 개의 삶> 연상호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10-13
최근 연상호 감독의 행보는 국내 영상, 영화 콘텐츠 시장의 지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부산행>(2016)의 설정을 공유하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반도>(2020)로 극장 문을 두드린 뒤, 연상호는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 <방법>(tvN, 2020)과 그 세계관을 확장한 미스터리 영화 <방법: 재차의>(김용완, 2020)의 각본을 썼다. 지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정이>(가제) 연출을 확정해 촬영을 앞두고 있으며, 티빙(TVING)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감독 장건재)에 작가로 합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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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메이드 인 루프탑> 염문경 & <우리의 낮과 밤> 김소형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07-08
재주 많은 두 창작자는 자신을 어떻게 정의할까. 염문경은 주변의 칭찬과 인정에 들뜰 겨를이 없다는 듯 “요령 있는 게으름뱅이”라고 표현했다. “공부든 창작이든 그럴싸해 보이도록 해냈어요. 세간의 기준을 맞추는 일에 능한 편이지만, 사실 요령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진짜’이고 싶다는, 꾀를 부리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어떤 깊이에 도달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김소형은 오래 말을 고른 끝에 “일상을 포착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냥 스쳐 지나갈 많은 순간이 영화에서는 아주 소중해져요. 영화 덕분에 삶이 풍요로워졌어요. 어쩌면 제가 그걸 원하는 사람이라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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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지리멸렬> 봉준호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21-06-06
봉준호가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에 만든 <지리멸렬>(1994)은 세 개의 에피소드(<바퀴벌레> <골목밖으로> <고통의 밤>)와 에필로그로 이뤄진 옴니버스 작품이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나이 지긋한 인사들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우아한 삶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봉준호는 기성세대의 품위를 지켜주려고 애쓰는 대신, 눈살이 찌푸려지는 ‘지리멸렬’한 위선을 속속들이 들추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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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vs 판타지
<덤불 속의 재> 이성강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6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짚어볼 때, 이성강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장편 데뷔작 <마리 이야기>(2001)는 단순함을 벗어난 이야기와 디지털 제작 기술의 안정적인 결합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장편경쟁 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성취를 이뤄냈다. 이후 이어진 그의 행보에서는 뚝심이 느껴진다. 부지런히 신선한 소재를 발굴하고 쉼 없이 기술을 갈고닦은 결과물인 <천년여우 여우비>(2006)와 <카이: 겨울 호수의 전설>(2016)은 여전히 척박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길을 묵묵히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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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나날
<느린 여름> 박찬옥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4
박찬옥의 인물들은 자꾸만 서성인다. <질투는 나의 힘>(2002)의 원상(박해일)은 여자친구의 새로운 연애 상대인 교수 주변을 맴돌며 불안을 곱씹고, 새로 만난 여자에게 설레면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부유한다. <파주>(2009)의 중식(이선균)과 은모(서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집은 편치 않은, 아니 위태로운 공간이다. 쌓여가는 비극과 더불어 서로에 대한 감정도 아슬아슬하게 부풀지만, 이들은 끝내 마음 둘 곳을 발견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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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테크노
<창백한 푸른 점> 민규동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06-03
민규동의 필모그래피는 종잡을 수 없다. 데뷔작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1999)는 흥행에 성공한 <여고괴담>의 공식을 모조리 깨뜨렸다. 불균질한 매혹으로 가득한 영화에 깜짝 놀랐던 이들이 다음 영화 또한 고집스러운 개성을 내세운 작품일 거라 여겼지만, 그가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에서 주력한 것은 보편적 낭만과 대중적 웃음이었다. 따져 보니, 민규동은 그 후로도 쭉 그랬다. ‘꽃미남’ 스타를 앞세운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에서는 불쑥 트라우마를 파고들었고, 기막힌 삼각관계를 선전한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에서는 소통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기대를 배반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동안, 민규동의 작품 목록은 점점 다채로워졌다. <간신>(2015)과 <허스토리>(2018) 등 근래 작품까지 펼쳐 놓으면,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를 고루 섭렵했다는 점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는 <간호중>을 통해 첫 SF에 도전하기도 했다. “맛집이 되려면 뷔페가 아니라 하나를 파야 하는데, 아직 그게 안 되네요. (웃음)” 민규동은 뒤죽박죽이라고 자평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기심은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 김태용 감독과 공동연출한 <창백한 푸른 점>(1998)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곧장 미지의 세계로 이동한다. 인류 구원을 꿈꾸며 참선에 열중하던 남자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삽입된 애니메이션과 테크노사운드는 알쏭달쏭한 분위기로 흥미를 자아낸다. 제작 당시에는 의미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이 영화, 23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Feature
위령의 노래
<기념촬영> 정윤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1-06-02
정윤철은 “타고난 이과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기계를 잘 다뤘고 꿈은 로봇 과학자였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재단 비리로 얼룩진 상문고등학교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그는 돌연 진로를 수정했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죠.” 당시 정윤철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1988)를 인상깊게 봤고, “나도 영화만 만들면 영사기를 들고 다니면서라도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겠다는 망상 아닌 망상”을 품었다.
Feature
회고 말고 내일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조영각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1-06-01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가 온라인 상영관 특별 기획전 《안녕, 90's》를 연다. 언젠가부터 추억을 더듬는 프로그램이 늘었고,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와 패션이 다시 유행하는 일도 잦아졌다. 하지만 과거를 들여다보는 행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뒤따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90년대 단편 영화에 주목하는 인디그라운드의 이번 기획은 “회고하는 게 아니라 현재로 소환해야 할 가치”에 중점을 둔다. 그때 그 시절을 낭만적으로 되돌아보기보다는 22편의 단편에 담긴 당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 기획전의 취지를 자세히 듣기 위해 조영각 센터장에게 만남을 청했다.
Feature
어느새 성큼
<최선의 삶> 심달기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20-11-19
배우의 강렬한 얼굴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다. 새침하고 뽀로통한 표정 너머로 소녀의 외로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던 <동아>(권예지, 2018)의 동아, 제 부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과 마주하며 두려움이 분노와 괴로움으로 번져가던 <미나>(박우건, 2018)의 미나의 얼굴은 좀처럼 잊기 어렵다. 배우 심달기는 이 선연한 얼굴을 하고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보인다.
Feature
생사기로(生死岐路)
<온 세상이 하얗다> 강길우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20-11-13
배우 강길우를 빼놓고 근래 한국 독립영화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해만 해도 강길우는 <더스트맨>(김나경, 2020), <정말 먼 곳>(박근영, 2020), <온 세상이 하얗다>(김지석, 2020), <숨어드는 산>(최창환, 2020) 등 4편의 장편으로 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 만났고 그 사이사이 쉬지 않고 단편 작업도 이어왔다. 7월에 촬영을 마친 장편 <레이오버 호텔>(최창환, 2020), 촬영에 돌입한 <식물의 취향>(최창환, 2020)까지 합치면 상당한 작업량이다. 지금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또 주목받는 젊고 열정적인 창작자들이 강길우와 함께 작업하길 바란다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Feature
확신이 된 의심
<파이터> 임성미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11-10
임성미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대본집을 꺼냈다. 표지에는 임성미와 리진아라는 이름이 위아래로 큼직하게 적혀 있고, 야광 스티커로 영화 제목인 ‘파이터’를 오려 붙였다. 얼마나 넘겨봤는지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닳았다. 아니나 다를까, 한 장씩 들춰보니 대사마다 밑줄을 치고 연습한 흔적이 가득했다. 시나리오 뒷장마다 빼곡하게 적어 놓은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계속 저 자신에게 알려주려고 썼던 거예요. 챙겨야 할 부분이 많은데 막상 현장에 가면 분명히 망각하는 순간이 올 테니까요.”
Feature
언제 어떻게 만날지
<온 세상이 하얗다> 박가영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11-08
박가영에 따르면 영화 속 여행처럼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기묘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상한 일이 연달아 벌어졌다. 생각해보니 연기를 시작한 후로 줄곧 그랬다. 인연이나 운명 같은 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말에 실린 무게를 곱씹는다. 박가영은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서로 소중히 대하며 살아야 해요”라고 했다. 그가 작품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Feature
진심이 아니면
SIWFF 2020 <담쟁이> 이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9-08
올해 눈에 띄는 배우로 이연은 단연 선두에 꼽힐 만하다. 장편 <담쟁이>(한제이, 2020)와 단편 <코스모스>(임종민, 2020)를 나란히 영화제에 소개하며 관객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외모와 중성적인 목소리는 이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거기에 배우가 지닌 독특한 에너지가 더해지며 작품마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낸다.
Feature
하나의 힘
SIWFF 2020 <가만한> 박수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9-08
박수연은 하나의 힘을 아는 배우다. 말 한마디와 눈빛 한 번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자신이 준비한 하나를 내어놓는다. 바람 잘 날 없는 집안 분위기를 한탄하다가 나란히 누운 동생에게 보여주는 수희의 웃음은 든든했고(<벌새>), 갖은 불행이 연속하는 사이에도 이를 악물고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한주의 발짓은 절실했다(<앵커>). 동글동글하고 부드러운 인상은 한없이 온화해 보이지만, 박수연은 그 속에 희망만큼 강력한 절망과 원망도 고루 심어낸다.
Feature
지난 겨울, 시린 얼굴
SIWFF 2020 <은미> 손예원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9-08
은미(손예원)는 노량진에서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매일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는 수험생활은 단조롭고, 정답과 오답에 둘러싸인 은미는 종종 초점 잃은 눈으로 거리를 응시한다. 집 또한 은미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어주지 않는다. “나한테는 너밖에 없는 거 알지?”라는 엄마의 말은 합격을 향한 압박을 가중할 뿐이다. 은미는 숨 막히는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를 만난다. 애정을 동반하는 연애는 애초 기대하지 않았다는 투로 가볍고 무의미한 섹스를 반복한다.
Feature
남은 것은 회귀한다
인디포럼 2020 <ㅅㄹ, ㅅㅇ, ㅅㄹ> 강예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7-22
“아이는 자주 두통을 앓았고 두통은 모든 소리에서 왔지.” <ㅅㄹ, ㅅㅇ, ㅅㄹ>는 오래된 홈비디오와 일상의 공간을 오가며 현재의 ‘나’에게 괴로움을 안겨주는 소리의 정체를 추적하는 여정이다. 홈비디오 푸티지 속 아이는 수많은 소리 속에 쌓여있으며, 그 자신도 특정한 소리를 낼 것을 요청받는다. 화면 밖 아버지의 목소리는 자꾸만 아이를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고, 화면 속 아이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부모의 말을 따른다. 그렇게 그저 추억담인 줄로만 알았던 화면에는 차츰 균열이 가며, 일상의 평범한 소리는 점차 소음이 되어 관객의 귀에 도달한다.
Feature
모험의 진실
인디포럼 2020 <이마무라 쇼헤이 입문> 이병기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7-21
<이마무라 쇼헤이 입문>은 그 제목에 걸맞게 일본의 영화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 세계에 대한 친절하고 흥미로운 설명으로 시작한다. 오즈 야스지로의 집과 달리 인간의 민낯이 드러나고 생명력을 낳는 물이 흐르며 격렬히 운동하는 기차가 근처를 지나가는 이마무라 쇼헤이의 집. 영화의 절반 즈음에 다다랐을 무렵, 감독은 돌연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를 찬찬히 뜯어보기를 중지하고 직접 이마무라 쇼헤이처럼 영화를 찍어보기로 한다.
Feature
사는 게 그런 게 아니라고
인디포럼 2020 <술래> 김도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7-21
영문도 모르고 엄마 승옥(남미정)을 따라나선 민우(우연)는 낯선 집에 도착한다. 잠시 다른 곳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줄 알았는데, 엄마는 옛 동료 선이(김자영)에게 민우를 맡기고 떠난다. 다 괜찮을 거라는 엄마의 말과 달리, 민우는 갑작스런 상황에 도무지 적응하기 어렵다. 혼자가 된 민우는 술래처럼 숨은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Feature
우리 동네, 미군 기지
인디포럼 2020 <그라이아이 : 주둔하는 신> 정여름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20-07-21
<그라이아이 : 주둔하는 신>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지 내 ‘체육관’(PokeGym 이용자가 포켓몬을 이용해 대결을 벌이는 장소)과 ‘포켓스톱’(Pokestop 포켓몬을 잡는 데 필요한 아이템 보급소)을 단서로 녹지가 은폐하던 용산기지를 엿본다.
Feature
그토록 대단한 생의 활기
JIFF 2020 <괴물, 유령, 자유인> 홍지영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20-06-02
명확하고 또렷한 서사의 굴레, 그 속에서 주어진 정체성을 확인하는 여타 영화의 주인공들과 달리 <괴물, 유령, 자유인>의 인물들은 관객과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슬픔과 부정이 아닌 기쁨과 긍정으로 가득한 생의 길을 모색한다. 참고로 이들을 자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이는 스피노자다. 이단으로 몰려 파문과 유배를 당했던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는 5년 전 <괴물, 유령, 자유인>의 기발한 구상을 촉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Feature
누구의 사회인가
JIFF 2020 <사당동 더하기 33> 조은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20-06-02
조은 감독은 1986년 여름 사당동 철거 재개발 예정지로 들어갔다. 젊은 사회학자로서 철거 재개발이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려는 목적에서였다. 22가구를 표적 가구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자료를 수집했다. 정금선 할머니 집도 이 사례 가구 중 하나였다.
Feature
이해할 수 없어 느껴보는 것
JIFF 2020 <나를 구하지 마세요> 정연경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6-01
선유(조서연)는 갑자기 아빠를 잃고 엄마와 단둘이 세상에 남겨졌다. 나희(양소민)는 세상을 등진 남편이 남긴 빚으로 인해 연일 허덕인다.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새로운 거처로 이사한 선유와 나희.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이들 모녀는 어쨌거나 하루하루 잘 버텨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Feature
처음으로 내려다 본 세상
JIFF 2020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태겸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6-01
정은(유다인)은 직장에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입사했고 먹고 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이 내몰린 끝에 이제는 노골적인 퇴사 압력에 맞닥뜨린다. 하청 업체로 파견 당한 정은은 어떻게든 1년을 견디고 본사로 복귀하리라 마음먹지만, 낯선 환경에서 정은을 기다리는 것은 더욱 복잡하고 다중적인 폭력이다.
Feature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JIFF 2020 <생각의 여름> 김종재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6-01
대다수가 일터에 머무는 시간, 현실(김예은)은 남들과는 좀 다르게 한낮을 견디는 시인 지망생이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무기력에 시달리면서도 현실은 바깥으로 나간다. 공모전 마감일은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마지막 시 한 편이 도무지 쓰이지 않는다. 시 쓰기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현실은 전 애인 민구(곽민규)나 한때 친했던 친구 주영(한해인)처럼 원치 않는 방식으로 끊어진 인연을 곱씹는다.
Feature
우리 셋이서
JIFF 2020 <담쟁이> 한제이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5-30
한국은 2020년 현재 동성결혼이 불법인 나라다. 2014년에 입법이 추진된 생활동반자법은 논의에만 머물고 있다. <담쟁이>는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그러나 제도 바깥에 분명히 존재하는 가족을 다룬다. 은수(우미화)와 예원(이연)은 함께 아침을 차려먹고 쉬는 날에는 나란히 목욕탕에 가는 평범한 연인이다. 온기로 채운 일상이 평화롭게 이어지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은수의 언니 은혜가 죽고 은수는 중상을 입는다. 혼자 남은 은혜의 딸 수민(김보민)을 집에 데려오지만, 세 사람이 바라는 ‘진짜’ 가족의 길은 요원하다.
Feature
사소한 증명
JIFF 2020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신동민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5-30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별다른 사건이 없다. 엄마와 아들 동민(신정웅)이 주로 등장하는데, 둘은 서로 가만히 마주 보고 느리게 같이 걸을 뿐이다. 그리곤 사소한 수다를 떨고 별로 웃기지 않은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건 이 가족에게 지금은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가 있다는 것 정도인데, 어쨌든 엄마한테는 그리움이 남은 것 같고 아들은 종종 그런 엄마를 이해하기 어렵다.
Feature
내 쉴 곳은 작은 집
JIFF 2020 <홈리스> 임승현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5-30
갓난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고운(박정연)과 한결(전봉석)의 이야기인 <홈리스>는 임승현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단국대 영상콘텐츠전문대학원 졸업작품으로, 가난한 청년 세대가 겪는 주거 문제에 관한 일화로 채워져 있다. 영화는 찜질방을 전전하며 살아가던 이들이 한결과 친한 할머니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Feature
어미의 둥지
JIFF 2020 <갈매기> 김미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5-30
환갑에 접어든 오복(정애화)은 수산시장에서 일한다. 자신은 먹지도 못하는 생선을 팔아 세 딸을 키웠고, 이제 첫째가 결혼을 앞둔 상황이다. 상견례를 마치고 기분 좋게 시장에 돌아가 술자리를 가진 그날 밤, 오복은 동료 상인이자 시장 재개발 대책위원장인 기택(김병춘)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Feature
늑대와 전갈을 찾아서
SIDOF 2020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김미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5-28
1970년대 중반,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자국의 침략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여긴 일본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서로를 ‘늑대’, ‘대지의 엄니’, ‘전갈’ 부대라고 불렀던 그들은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이름으로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로 성장”한 기업을 잇달아 타격했다. 그중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건물 폭발은 8명의 사망자와 300여 명의 부상자를 내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가한 사건이었다.
Feature
예술가, 그게 뭔데?
SIDOF 2020 <I BY YOU BY EVERYBODY> 김남석·최승윤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20-05-28
김남석 감독은 두 번째 장편 <12 하고 24>(2018)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찍고자 하는 대상과 깊이 교감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려는 형식적 탐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김남석 감독의 재능을 지지해온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최승윤 감독은 <12하고 24>의 상영회 때면 물심양면 힘을 보태왔다. 그런 두 사람이 이번엔 공동 연출자로 협업했다.
Feature
접속하면 행복
SIDOF 2020 <내언니전지현과 나> 박윤진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20-05-28
1999년 국내 최초 레벨 없는 롤플레잉게임(RPG) ‘일랜시아’가 세상에 나왔다.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곳’ 일랜시아는 2000년대 초반 화려한 영광의 시간을 보내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은 개발사조차도 더는 돌보지 않는 쇠락한 게임으로 잊혔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여전히 일랜시아에 남아 있다. 게임으로 사람을 만나고, 게임으로 행복을 꿈꾸는 일랜시아의 골수 유저들. 이들은 “아무도 찾지 않는 게임”, “이런 쓰레기 같은 게임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어째서 일랜시아를 떠나지 않는 것일까.
Feature
우리가 몰랐던
SIDOF 2020 <3억분의 1: 난임부부 다이어리> 박일동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20-05-28
<3억분의 1: 난임부부 다이어리>는 출산과 육아에 관한 젊은 부부의 고민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의 문제의식은 거기서 머물지 않고 아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로까지 향한다. 왜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가. 어떻게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가. 두 부부는 진솔하고 꾸밈없는 대화로 ‘이런’ 사회의 환부들을 하나씩 건드리며 공감대를 확장한다.
Feature
뭉개진 시간, 포개진 풍경
SIDOF 2020 <그곳, 날씨는> 이원우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20-05-24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 섹션에서 상영되는 <그곳, 날씨는>(2019)은 이원우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타임랩스(촬영 속도를 조절해 정해진 간격마다 움직임을 찍은 후 시간을 압축해 보여주는 방법) 카메라로 찍은 창밖 풍경 위에 필름으로 찍은 일상이 포개지는 이 영화에서, ‘움직이는 이미지’와 ‘솔직한 마음’은 서로를 맑게 비춘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나무가 보이는 창이 난 카페에서 이원우 감독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Feature
그들이 나를 불렀다
SIDOF 2020 <철규> 부성필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5-24
철규는 10년 전 장애인 시설에서 탈출하여 자립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와상 장애인인 그에게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장거리 여행은 이루지 못할 꿈처럼 보인다. 철규는 넋두리하듯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SNS에 적는데, 이를 본 친구와 동료가 함께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여행은 꿈이 아닌 현실로 구체화된다.
Feature
여자라서, 여자라며
SIDOF 2020 개막작 배꽃나래·김승희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20-05-24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여성'과 '기록'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지닌 두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배꽃나래 감독의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은 한글을 공부하는 할머니를 카메라에 담는다. <호랑이와 소>를 연출한 김승희 감독은 호랑이띠 엄마와 소띠 딸이 나누는 대화를 리드미컬한 애니메이션으로 스크린에 옮긴다.
Feature
나의 기록, 너의 기억
SIDOF 2020 국내 신작전
김선명 / 2020-05-24
올해 20주년을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이 5월 28일 개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두 달 늦게 열리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고, 국내외 영화제도 그 여파에서 예외가 아니다. 온라인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보다 일상화됐지만, 영화제는 본질적으로 오프라인 이벤트의 성격을 강하게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들은 코로나 폭탄으로 인해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만 했다.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는 경우, 온라인에서 영화를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축소 운영된다. 한차례 연기됐던 인디다큐페스티발은 포럼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의 형태를 유지한 채 개최되는 첫 영화제로, 많은 이들이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성공적 개최에 주목하고 있다.
Feature
영화와 더불어
<작은 빛> 조민재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20-01-30
돌아가지도, 물러서지도, 외면하지도 않은 채 오직 결연한 마음 하나로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풀어낸 단단한 데뷔작 한 편이 도착했다. 2018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독불장군상을 받고 지난해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뉴비전상과 영화평론가상을 수상한 조민재 감독의 <작은 빛>이다. 극 중 진무의 이야기는 곧 조민재 감독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감독의 자전 서사에서 출발한 이 영화로 그는 비로소 자기 자신과 가족을 영화 안팎으로 대면한다.
Feature
어디로 갈까?
SIFF 2019 <모아쓴일기> 장경환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2-03
봄이다. 벚꽃 잎이 날리고 옷차림이 가벼워진다. 따뜻하고 향긋하니 어느 날엔 마음이 부풀어 오를 법도 한데, 그들은 도리어 점점 가라앉는 것처럼 보인다. 주대(이주대)는 심리 상담을 받으며 독일 유학을 계획하고, 연우(강연우)는 취업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경환(장경환)은 아르바이트하며 틈틈이 시를 쓰는데, 실은 고양이를 돌보거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들에게는 몇 해째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 성우(김철윤)가 있다. 성우는 홀로 헤매며 영화를 만들려고 하지만, 작업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Feature
예술의 시간, 시간의 예술
SIFF 2019 <나의 정원> 원태웅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19-12-03
원태웅 감독은 별다른 것 없어 보이는 매일의 시간, 반복되는 일상을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아 왔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만이 가장 믿음직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원태웅 영화에서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은 자연히 완성돼 있고, 어떤 것은 허망하게 사라지며, 그럼에도 또 어떤 것은 변치 않고 계속 그곳에 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경쟁작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나의 정원>(2019) 역시 마찬가지다.
Feature
철옹성일까, 껍데기일까
SIFF 2019 <이장> 정승오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19-12-01
흩어져 사는 남매가 아버지 묘 이장을 계기로 모인다. 그런데 첫째 혜영(장리우)이 운전하는 차에 동생들이 합류하면서 시작된 이 여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퇴사를 권고 받은 혜영은 장난꾸러기 아들 동민(강민준) 때문에 골치가 아프고, 별말은 않지만 둘째 금옥(이선희)의 결혼 생활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결혼을 앞둔 셋째 금희(공민정)는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고민이며, 넷째 혜연(윤금선아)은 학교와 사회에서 마주하는 성차별적 상황에 치를 떤다. 그렇게 각자의 사정을 꾸역꾸역 안고서 간신히 도착한 큰집, 하지만 어른들은 장남을 데려오라는 불호령을 내리고, 자매는 말도 없이 숨어버린 막내 승락(곽민규)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Feature
미로와 인연
SIFF 2019 <후쿠오카> 장률
글 남다은 사진 이영진 / 2019-11-30
대학시절 사귀었던 순이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 중년의 두 남자, 해효(권해효)와 제문(윤제문). 그들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관계가 틀어진 후, 20년 동안 만나지 않고 있다. 제문은 서울에서 헌책방을 하고 해효는 후쿠오카에서 술집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재를 순이로 대변되는 과거의 시간 속에 정박시켜두고 무료하고 피로한 일상을 흘려보내고 있다. 제문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이상한 소녀 소담(박소담)의 제안에 의해 제문은 무언가에 홀린 듯 후쿠오카에 당도하고 영화는 그곳에서 해효, 제문, 그리고 소담의 기이한 행로에 동참한다.
Feature
폐왕성에 가다
SIFF 2019 <여름날> 오정석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1-29
<여름날>(연출 오정석, 2019)은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간이 세지 않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내는 음식 같다. 영화는 이렇다 할 사건이나 구태여 의미를 부여할 만한 장식 없이 천천히 흘러가는데, 덕분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할 시간이 주어진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거제도로 내려온 승희(김유라)는 엄마의 흔적이 남은 컨테이너에 머물며 한여름을 보낸다. 영화는 승희의 과거와 감정을 파헤치는 대신 한자리에 멈추어 가만히 바라보는 쪽을 선택한다.
Feature
48시간, 그 후
SIFF 2019 <증발> 김성민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11-29
장기실종아동은 보호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지 48시간이 경과하도록 발견하지 못한 실종아동을 말한다. 관련법 제정과 기술의 발달로 실종아동의 귀가율은 통계에 따라 99%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갔지만 여전히 500여명의 장기실종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 중 20년 이상 장기실종아동의 수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2000년대 이전 실종아동 추적, 관리 시스템의 미비와 경찰 수사기술의 부족 때문이다.
Feature
엄마는 왜?
SIFF 2019 <웰컴투X-월드> 한태의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1-28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부문에서 상영하는 다큐멘터리 <웰컴투X-월드>(연출 한태의, 2019)는 기묘한 동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감독인 나, 엄마, 그리고 엄마의 시아버지는 한 집에 살며 대개 불편하고 가끔 애틋한 가족을 이룬다. 나는 어째서 엄마가 계속 할아버지와 사는지 궁금하다. 아빠는 오래전 돌아가셨고 엄마에게는 시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어떤 의무도 없는데, 엄마는 “내 인생 후회해”라며 눈물을 보이다가도 할아버지가 부르면 벌떡 일어나 라면을 끓이러 간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두 사람에게 집을 나가라고 통보하고, 갑작스럽게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은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다.
Feature
이분법은 그만
SIFF 2019 <돌아서 제자리로> 황지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19-11-28
‘꾸마’는 부천시 오정구에 위치한 청소년 수련 기관이다. 각자의 애칭으로 불리는 꾸마의 활동가들은 청소년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기획한다. 함께 모여 춤도 추고, 길거리 밴드 공연도 열고, 짤막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돌아서 제자리로>는 꾸마를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이들의 일상을 찬찬히 지켜보는 다큐멘터리다.
Feature
함께, 모두 함께
<졸업> 박주환(with 조이예환·선호빈)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1-11
<레즈>와 <사람이 미래다?>, 그리고 <졸업>을 나란히 놓으면 지난 10년간 변모해온 대학의 정체성과 학생운동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와 면밀히 연결된 한국사회의 정치 변동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은 이를 입증하는 상징인 동시에 학내 투쟁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 그 자체이기도 하다.
Feature
표류하는 원령
BIFF 2019 <해협> 오민욱
글 김선명 사진 소동성 / 2019-10-30
카메라가 비추는 일련의 제의를 통해 무덤 속의 영혼들은 지하 군사시설과 묘비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포탄이 날아오던 해협 건너편, 이제는 번영의 상징이 된 샤먼의 고층빌딩 사이에서도, 심지어 섬 골목골목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환경미화 차량의 시그널에서도 출현한다. 진먼 섬의 중원절에, 부산의 백중사리에, 교토의 기온 마츠리에 유령의 노래가 울려 퍼질 때, 격랑의 해협은 동아시아의 전쟁이 남긴 거대한 무덤이었음이 뒤늦게 드러난다.
Feature
흥에 취해 여기까지 왔다
BIFF 2019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신승태·신윤숙·김아해·조은경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 2019-10-28
영화제를 찾은 이들로 붐비던 해운대에서, 영화에 출연해 작가, 꽃분이, 저승사자를 연기한 김아해, 신승태, 신윤숙, 조은경 배우를 만났다. 각자가 인상적으로 떠올리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와의 첫 만남에서 출발해 박인순 씨와의 협업과 영화 이후에 이르기까지, 짧았지만 폭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Feature
숲에서 숨쉬기
BIFF 2019 <에듀케이션> 문혜인
글 차한비 사진 김혜미 / 2019-10-25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아시아단편경선 최우수상을 받은 <나가요: ながよ>(차정윤, 2016)로 이름을 알린 문혜인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첫 번째 장편 <에듀케이션>(김덕중, 2019)으로 동료 김준형과 함께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영화제 폐막 후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서울에서 문혜인을 만났다. 양팔에 주렁주렁 짐을 매달고 왔지만 힘든 내색 하나 없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하는 것을 보며, 그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만큼 오래 되새긴 문장이었고, 그만큼 확신을 품은 태도였다.
Feature
사이 그리고 너머
BIFF 2019 <집 이야기> 박제범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 2019-10-21
영화를 만든 박제범 감독은 어린 시절엔 비디오 가게를 드나들던 영화 좋아하는 아이였고, 시간이 흐른 뒤 특별한 목적 없이 머물던 일본에서 문득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집 이야기>의 기획과 각본을 맡은 윤상숙 작가와의 인연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일본영화대학을 졸업하고 두 사람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고, <집 이야기>는 201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CGV 아트하우스의 산학협력 프로젝트 선정작이다. 영화를 닮은 듯 조용한 박제범 감독을 영화제가 한창이던 부산에서 만났다.
Feature
거기선 무엇이 보이나?
BIFF 2019 <루비> 박한진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19-10-16
<루비>에는 여러 개의 무대가 공존한다. 관객은 스크린을 마주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카메라와 모니터와 세트장과 현실이 영향을 주고받는 이상한 세계이다. 영화는 암전된 무대에서 “스탠바이, 레디, 큐!”를 차례로 외치며 시작한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박한진 감독을 만났다. 선정 소식을 듣고도 한참 믿지 않았다는 그는, 거듭 동료에게 감사를 표하며 영화를 만들었던 지난 시간을 즐겁게 돌아봤다.
Feature
당신의 발, 그 아래
BIFF 2019 <언더그라운드> 김정근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19-10-16
<언더그라운드>는 한진중공업 노동 운동사를 갈무리한 <그림자들의 섬>(2016)으로 주목받았던 김정근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데뷔작 <버스를 타라>(2012)부터 노동을 주제로 작업을 지속해온 그는 2015년 가을, 부산도시철도 노동자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언더그라운드>는 수많은 시민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지하철이라는 교통수단을 사용자 입장이 아닌 노동자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Feature
선과 악, 기적의 파동
BIFF 2019 <이 세상에 없는> 박정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0-16
박정범 감독은 <이 세상에 없는>을 다섯째 아이라고 칭했다. 모든 작품을 자식처럼 여기기는 마찬가지지만, 이 아이는 유난히 어렵고 고되게 낳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세상에 없는 영화를 세상 밖으로 내놓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장편극영화제작지원펀드를 시작으로 영화 만들기에 돌입했지만, 투자는 어려웠고 촬영도 두 번이나 접어야 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공개된 영화는 <무산일기>(2011) <산다>(2015) 등에서 보여준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작과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결이 다른 작품이다.
Feature
기막히도다
BIFF 2019 <우리 마을> 고봉수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10-08
250만원으로 제작한 첫 장편 <델타 보이즈>로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한 고봉수 감독. 그는 백승환, 김충길, 신민재 배우 등과 함께 매해 한 편 이상의 초저예산 영화를 만들어왔다. 코미디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온 고봉수 감독이 이번에 내놓은 신작 <우리 마을>은 무려 무협액션 블랙코미디다.
Feature
공생 전쟁
BIFF 2019 <에듀케이션> 김덕중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10-08
<에듀케이션>은 단편 <더 헌트>(2016)에서 폐지 줍는 두 할머니의 싸움을 장르적 쾌감으로 그려낸 김덕중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김덕중 감독을 만났다.
Feature
맹수를 삼킨 맹수
BIFF 2019 <럭키 몬스터> 봉준영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19-10-06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대받은 봉준영 감독의 <럭키 몬스터>는 초식남 도맹수가 진짜 야수로 돌변하는 과정을 그린다.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 이 남자의 폭력성, 무엇이 그를 이제껏 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만든 것일까. 허기진 욕구인가, 아니면 불가능한 실재인가. 유아적이고 퇴행적인 도맹수의 자기분열은 파괴를 일삼는 병리 상태로 걷잡을 수 없이 치닫게 되고, 영화는 일그러진 성적 욕망에 사로잡힌 괴이한 남자의 행적을 숨 가쁘게 뒤따른다.
Feature
혼돈과 중독의 무한 루프
BIFF 2019 <은미> 정지영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10-06
은미(손예원)는 반복적으로 낯선 이성과 잠자리를 갖는다. ‘공시생’인 그녀는 잠깐의 흥분을 맛본 뒤 쳇바퀴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쓸데없는 감정은 사치다. 그런 그녀에게 병태(곽민규)가 다가온다. 삶 자체에 미련이 없어 보이는 병태가 위악을 과장하며 지니고 있던 죽음의 기운은 서서히 은미를 에워싼다. <은미>는 여성이 갖는 복합적인 감정에 주목해 단편 <농담>(2016)과 <나의 괴물>(2018)을 만들었던 정지영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Feature
존엄에의 의지
BIFF 2019 <69세> 임선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0-06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상영작인 <69세>는 경력 19년 차 스토리보드 작가인 임선애의 감독 데뷔작이다. 69세 심효정(예수정)은 입원한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다가 29세 간호조무사 이중호(김준경)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효정은 함께 사는 동인(기주봉)에게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중호는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고 “젊은 남자가 늙은 여자에게 성폭행을 시도했을 리 없다”는 통념에 의해 영장은 재차 기각된다.
Feature
빛나는 열매입니다
BIFF 2019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글 정지혜 사진 소동성 / 2019-10-05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는 영화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일했던 김초희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 20대 시절부터 영화 연출을 꿈꿔왔던 김초희 감독은 이 작품을 하나의 기점 삼아 영화 연출의 길로 직진하려 한다. 영화 속 찬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오랫동안 애정을 가졌던 프로듀서 일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사랑하려는 출발선에 섰다.
Feature
그늘의 배후
BIFF 2019 <비밀의 정원> 박선주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19-10-03
정원(한우연)에게는 오래된 비밀이 있다. 살가운 남편 상우(전석호)와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수영 강사로 일하며 안정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와중에도, 비밀은 정원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이따금 정원을 멈춰 세운다. 평온하고 평범했던 정원의 일상은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으로 파열음을 내기 시작한다.
Feature
끔찍한 생존 사슬
BIFF 2019 <젊은이의 양지> 신수원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0-03
신수원 감독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게 만든다. 그가 들여다본 세계는 끊임없는 관계의 연쇄 작용으로 구성되고, 인간은 타인의 불행에 끈질기게 연루된다. <젊은이의 양지>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대형 카드사 하청 업체인 콜센터다. 실습생 준(윤찬영)과 센터장 세연(김호정), 세연의 딸인 취업준비생 미래(정하담), 이 세 사람이 살아가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Feature
비참한 사연? 비장한 운명!
BIFF 2019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김동령·박경태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19-10-03
박경태, 김동령 감독의 <거미의 땅>(2012)은 기억을 통해 기지촌이라는 공간을 들여다보고, 인물들과 함께 새로운 역사 쓰기를 시도한 귀중한 영화였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는 그러한 연속된 흐름 위에 있지만,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새롭기도 하다. 이 영화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상영된다.
Feature
더는 도망칠 수 없다면
BIFF 2019 <바람의 언덕> 박석영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19-10-03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을 거쳐 박석영 감독이 도착한 곳은 <바람의 언덕>(2019)이다. <바람의 언덕>은 박석영에게 우연처럼 찾아온 영화였으나 비겁하지 않은 극중 인물들을 통해 그는 다음 작업을 해 낼 용기까지 얻었다.
Feature
와일드카드를 잡아라
BIFF 2019 <야구소녀> 최윤태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 2019-10-02
야구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투수는 던지고 포수는 받으며 타자는 치고 달린다. 이렇듯 단순한 행위 사이에 복잡한 두뇌 싸움이 결합하며, 시합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길 위에 놓인다. 선수는 저마다 신체 능력을 키우고 상대 팀을 연구하지만, 진짜 경기는 ‘9회 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 승리의 흐름은 한순간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아마도 최윤태 감독,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주수인(이주영)이라는 인물은 야구의 이런 점에 매료되지 않았을까.
Feature
기억의 덫, 심연의 끝
BIFF 2019 <경미의 세계> 구지현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10-02
<경미의 세계>로 장편 데뷔한 구지현 감독은 그동안 단편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여성과 여성이 맺는 관계를 탐구해왔다. <아줌마>(2016)에서는 입주 도우미 아줌마와 젊은 부부의 딸인 소녀를, <미용실>(2015)에서는 의도치 않게 경쟁상대가 되어버린 두 보조 미용사를 중심으로 믿음과 의심을 반복하는 권력 갈등을 들여다보았다. <경미의 세계>에서 이러한 시선은 확장되며 훨씬 집요해지기도 한다.
Feature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BIFF 2019 <노가리> 박민국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10-02
<극한직업>(이병헌, 2019)과 <엑시트>(이상근, 2019)의 연이은 성공은 한국영화에서 코미디 장르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독립영화에서 코미디는 아직 변방의 장르다. 여기 그러한 평가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젊은 영화인이 있다. 아니, 젊은 영화인 집단이 있다. <녹화중이야>(2015)로 처음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던 때부터 함께 해온 박민국 감독과 ‘노가리 필름’의 배우들이 자전적인 영화 <노가리>를 들고 4년 만에 영화제를 찾았다.
Feature
이태원에 오로라가
BIFF 2019 <초미의 관심사> 남연우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2019-10-02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에서 처음 공개되는 배우 겸 감독 남연우의 두 번째 장편 <초미의 관심사>(2019)는 제목 그대로, 놓치면 안 될 올해의 유쾌한 가족 드라마다. 일단,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모녀가 등장한다.
Feature
마음 가는 그곳에
BIFF 2019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 2019-10-02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서 상영되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은 10대 소녀 옥주(최정운)의 어느 여름을 담는다. 아빠(양흥주)와 동생 동주(박승준)로 이루어진 옥주 가족은 할아버지(김상동)의 오래된 이층집에서 여름을 보내게 되고, 이들 사이에 고모(박현영)가 슬며시 합류한다.
Feature
우리의 시대를 되묻다
DMZ Docs 2019 한국경쟁 상영작 프리뷰
리버스 / 2019-09-19
‘세상을 바라보는 창’,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8일 동안 고양 메가박스 백석,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점, 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점 등에서 개최된다.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선 총 46개국, 150편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인데, 이 중 한국 장·단편 다큐멘터리 상영작은 64편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곱절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 다큐멘터리의 최신 우수작을 만날 수 있는” 한국경쟁 부문 또한 여느 해보다 쟁쟁하다. <리버스>가 다양한 소재와 색다른 형식으로 한국 사회를 조망하는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 10편을 미리 들여다봤다.
Feature
애도의 프레임에 관하여
DMZ Docs 2019 김일란 & 주현숙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 2019-09-11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앞두고 지난 10년간의 역대 수상작 감독들에게 대담을 청했다. 이번에 만난 감독은 제8회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 수상작 <공동정범>의 김일란 감독과 제9회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 수상작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의 주현숙 감독이다. <공동정범>의 용산과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의 세월호는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대표적인 사회적 참사이자 아직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공동의 트라우마다.
Feature
앞으로 뭐하고 놀까?
DMZ Docs 2019 백승화 & 송호준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2019-09-08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제4회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과 관객상을 받은 <반드시 크게 들을 것2: WILD DAYS>의 백승화 감독과, 제5회 관객상을 수상한 <망원동 인공위성>(김형주)의 출연자 송호준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했다.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경유하며 자신만의 길을 내온 백승화 감독과 송호준 작가는 흥미로운 ‘플레이어'다. 흔히 말하는 정통성이나 뿌리와는 무관하게 두 사람은 놀고 싶은 판을 스스로 결정하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때마다 자신에게 가장 즐거운 일을 선택해왔다.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③
김예은·한해인·김시은
글·사진 리버스 / 2019-09-06
<리버스>는 지난 일 년 동안 만나왔고, 앞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배우들을 떠올리며 초대장을 발송했다. 강진아, 공민정, 김시은, 김예은, 이재인, 이태경, 임선우, 정하담, 한해인 배우가 흔쾌히 여름 나들이에 응해주었다. 연기와 삶을 향해 누구보다 용기 내어 걸어가는 아홉 명의 배우들을 소개한다.
Feature
아버지의 나라, 딸의 카메라
DMZ Docs 2019 강유가람 & 장윤미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 2019-09-04
카메라를 든 ‘나’는 아버지가 궁금하다.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나와 다른 아버지는 어떤 삶의 경로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일까. 그래서 아버지를 촬영하고 그의 생각을 듣는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건, 아버지라는 개인에게 지속해서 영향을 주었던 한국사회의 모순적 역사다. 그리고 단지 그것만으로는 전부 규정할 수 없는 각자의 기억과 복잡한 감정이 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에게까지 다시 돌아오는 질문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②
이태경·임선우·강진아
글·사진 리버스 / 2019-08-25
<리버스>는 지난 일 년 동안 만나왔고, 앞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배우들을 떠올리며 초대장을 발송했다. 강진아, 공민정, 김시은, 김예은, 이재인, 이태경, 임선우, 정하담, 한해인 배우가 흔쾌히 여름 나들이에 응해주었다. 연기와 삶을 향해 누구보다 용기 내어 걸어가는 아홉 명의 배우들을 소개한다.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①
이재인·정하담·공민정
글·사진 리버스 / 2019-08-21
<리버스>는 지난 일 년 동안 만나왔고, 앞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배우들을 떠올리며 초대장을 발송했다. 강진아, 공민정, 김시은, 김예은, 이재인, 이태경, 임선우, 정하담, 한해인 배우가 흔쾌히 여름 나들이에 응해주었다.
Feature
사람이 살고 있었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이태원> 강유가람
글 손시내 사진 김혜미 / 2019-06-02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상영 중인 강유가람 감독의 <이태원>(2016)은 오랜 세월 이곳에서 클럽을 운영하거나 웨이트리스로 일했던 세 여성 삼숙, 나키, 영화의 모습을 담는다. 그들의 기억과 현재의 일상을 통해 공간을 어떻게 다시 인식할 것인지, 지워지고 가려진 여성의 역사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를 <이태원>은 묻고 있다.
Feature
실적이 아니라 시도를 보라
리버스 연속 대담 ① 고유희·오희정·조소나 프로듀서
글 정지혜 사진 김혜미 / 2019-04-19
세 명의 젊은 프로듀서들이 이번 대담에 함께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장한 시민군으로 활동한 익명의 누군가를 추적하는 강상우 감독의 <김군>(2018)의 고유희 프로듀서,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방식으로 생리하는 몸과 여성에 관한 연대기를 보여준 김보람 감독의 <피의 연대기>(2017)의 오희정 프로듀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군이 벌인 민간인 학살과 그 피해자들의 생생한 기록인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2018)의 조소나 프로듀서다. 영화의 기획과 제작, 배급을 둘러싼 서로 다른 경험, 새로운 플랫폼과 공적 지원에 관한 생생한 고민을 전한다.
Feature
이편과 저편, 당신은 어디에
2019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이도훈 / 2019-03-10
3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은 늘 독립다큐멘터리를 위한 특별한 장을 준비해왔다. 특정 지역에서 열리는 메가 이벤트에 가까운 영화제들과 달리 이 축제는 작은 규모이지만 독립다큐멘터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작가, 활동가, 비평가, 관객들의 만남을 주선하며, 나날이 진일보하고 있는 독립다큐멘터리의 주제와 형식에 대한 비평적 개입을 시도한다. 독립다큐멘터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이곳에 있다.
Feature
우리 같이 살아요!
<어른이 되면>, 두 자매 이야기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 2018-12-18
2017년 여름, 자매는 함께 살기로 한다.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은 태어나서 13년을 함께 살았고, 그 뒤 18년을 떨어져 지낸 장혜영, 장혜정 두 사람의 지극히 평범하고 아주 특별한 동거 일기다. 중증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혜정은 13살이 되던 해, 경기도의 한 장애인 수용시설로 보내졌다. 가족 모두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정작 혜정은 시설 입소 후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어른들의 결정은 한 살 많은 언니 혜영에게 어땠을까. 부담을 덜고, 걱정도 뗐을까. 그렇다면 두 자매는 성인이 되어 왜 다시 만난 것일까. 이들 가족을 갈라놓은 사회는 이제 두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까.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와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쁜 <어른이 되면>의 감독 장혜영과 주인공 장혜정을 만났다. 혜정이 믹스커피 한 봉지를 입에 툭 털어 넣는 것으로 시작된 인터뷰. 혜정은 그림을 그리거나 휴대폰으로 <인어공주>를 보다가도 혜영의 입에서 반가운 이름이 튀어나오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에 쓱 끼었다. 두 자매는 역시나‘유쾌, 상쾌, 통쾌’했다.
Feature
밤치는 수다 & 밤치는 영화
이나연 감독이 묻고, 정가영 감독이 답하다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 2018-11-20
<극장에서 한 생각.>,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등의 단편과 <밤치기>에 이은 세 번째 장편영화까지,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정가영 감독에게 만남을 청했다. 그리고 역시 <못, 함께하는>, <쓰리룸>, 올해 부산국제영화에서 공개된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까지 가족을 화두로 꾸준히 영화작업을 하는 이나연 감독이 ‘가영’의 자리에서 질문을 해주었다. 연애와 영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간 이 날의 대화는 웃음과 솔직함 그리고 맥주 한 잔(?)이 함께했다.
Feature
비극을 풀어 광기를 짓다
<맥퀸>
조지훈 / 2018-10-05
젊은 천재의 비극적인 죽음은 신화가 되곤 한다. 2010년 전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던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이 40세의 나이로 자살했다. 1년 후인 2011년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런던 V&A 뮤지엄은 그의 회고전 <알렉산더 맥퀸: 세비지 뷰티>전을 개최했다. 100여 점에 달하는 그의 옷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백만 명이 넘는 기록적인 관객이 몰려들었다.
Feature
다큐 감독, 관객이 되다!
감독들이 뽑은 DMZ Docs 기대작 10
리버스 / 2018-09-10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9월13일부터 8일 동안 열린다. 상영작으로 선정된 39개국 14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미 관객과 만날 채비를 끝냈다. 뭐부터 볼까, 고민하는 관객들을 위해 <리버스>는 역대 DMZ국제다큐영화제 수상 감독들에게 특별한 초이스를 부탁했다. 관객의 입장으로 돌아가 카탈로그 정보만을 확인한 뒤. 가장 보고 싶은 작품을 딱 한 편만 선택하기! 9명의 감독들이 보내준 10편의 기대작 목록과 그 이유에는 자신이 그동안 관심을 가져온 주제, 동료에 대한 따뜻한 응원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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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인디그라운드 퍼스트링크 김진웅·정태원·염문경·이종민·성송이·이혜인·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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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Feature
혼자가 아니야
인디그라운드 배급상담소 강유가람·오희정·이승주·이나연·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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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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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먹고 맴맴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오목어> 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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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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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김숙현·조혜정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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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뿔이 흩어졌다가도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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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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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의심의 크로스캡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숲> 엄태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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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매달리기
인디그라운드 기획전 <신기록> 허지은·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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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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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操縱)과 조종(弔鐘)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철의 여인> 김곡·김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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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한테 다 있으니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폐허, 숨을 쉬다> 이승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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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이라는 특권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남매의 집>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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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Feature
전투는 계속된다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빵과 우유> 원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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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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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무언가
인디그라운드 X 독립영화전용관 기획전 <지옥: 두 개의 삶>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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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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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루프탑> 염문경 & <우리의 낮과 밤> 김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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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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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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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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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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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 민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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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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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가만한>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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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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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FF 2020 <은미> 손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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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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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2020 <ㅅㄹ, ㅅㅇ, ㅅㄹ> 강예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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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진실
인디포럼 2020 <이마무라 쇼헤이 입문> 이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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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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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그런 게 아니라고
인디포럼 2020 <술래> 김도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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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미군 기지
인디포럼 2020 <그라이아이 : 주둔하는 신> 정여름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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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대단한 생의 활기
JIFF 2020 <괴물, 유령, 자유인> 홍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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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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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2020 <사당동 더하기 33>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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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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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2020 <나를 구하지 마세요> 정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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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2020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태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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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2020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신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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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쉴 곳은 작은 집
JIFF 2020 <홈리스> 임승현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0-05-30
Feature
어미의 둥지
JIFF 2020 <갈매기> 김미조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0-05-30
Feature
늑대와 전갈을 찾아서
SIDOF 2020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김미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0-05-28
Feature
예술가, 그게 뭔데?
SIDOF 2020 <I BY YOU BY EVERYBODY> 김남석·최승윤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20-05-28
Feature
접속하면 행복
SIDOF 2020 <내언니전지현과 나> 박윤진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20-05-28
Feature
우리가 몰랐던
SIDOF 2020 <3억분의 1: 난임부부 다이어리> 박일동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20-05-28
Feature
뭉개진 시간, 포개진 풍경
SIDOF 2020 <그곳, 날씨는> 이원우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20-05-24
Feature
그들이 나를 불렀다
SIDOF 2020 <철규> 부성필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0-05-24
Feature
여자라서, 여자라며
SIDOF 2020 개막작 배꽃나래·김승희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20-05-24
Feature
나의 기록, 너의 기억
SIDOF 2020 국내 신작전
김선명
2020-05-24
Feature
영화와 더불어
<작은 빛> 조민재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20-01-30
Feature
어디로 갈까?
SIFF 2019 <모아쓴일기> 장경환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2-03
Feature
예술의 시간, 시간의 예술
SIFF 2019 <나의 정원> 원태웅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19-12-03
Feature
철옹성일까, 껍데기일까
SIFF 2019 <이장> 정승오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19-12-01
Feature
미로와 인연
SIFF 2019 <후쿠오카> 장률
글 남다은 사진 이영진
2019-11-30
Feature
폐왕성에 가다
SIFF 2019 <여름날> 오정석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1-29
Feature
48시간, 그 후
SIFF 2019 <증발> 김성민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11-29
Feature
엄마는 왜?
SIFF 2019 <웰컴투X-월드> 한태의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1-28
Feature
이분법은 그만
SIFF 2019 <돌아서 제자리로> 황지은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19-11-28
Feature
함께, 모두 함께
<졸업> 박주환(with 조이예환·선호빈)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1-11
Feature
표류하는 원령
BIFF 2019 <해협> 오민욱
글 김선명 사진 소동성
2019-10-30
Feature
흥에 취해 여기까지 왔다
BIFF 2019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신승태·신윤숙·김아해·조은경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2019-10-28
Feature
숲에서 숨쉬기
BIFF 2019 <에듀케이션> 문혜인
글 차한비 사진 김혜미
2019-10-25
Feature
사이 그리고 너머
BIFF 2019 <집 이야기> 박제범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2019-10-21
Feature
거기선 무엇이 보이나?
BIFF 2019 <루비> 박한진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2019-10-16
Feature
당신의 발, 그 아래
BIFF 2019 <언더그라운드> 김정근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2019-10-16
Feature
선과 악, 기적의 파동
BIFF 2019 <이 세상에 없는> 박정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0-16
Feature
기막히도다
BIFF 2019 <우리 마을> 고봉수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10-08
Feature
공생 전쟁
BIFF 2019 <에듀케이션> 김덕중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10-08
Feature
맹수를 삼킨 맹수
BIFF 2019 <럭키 몬스터> 봉준영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19-10-06
Feature
혼돈과 중독의 무한 루프
BIFF 2019 <은미> 정지영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10-06
Feature
존엄에의 의지
BIFF 2019 <69세> 임선애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0-06
Feature
빛나는 열매입니다
BIFF 2019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글 정지혜 사진 소동성
2019-10-05
Feature
그늘의 배후
BIFF 2019 <비밀의 정원> 박선주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2019-10-03
Feature
끔찍한 생존 사슬
BIFF 2019 <젊은이의 양지> 신수원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0-03
Feature
비참한 사연? 비장한 운명!
BIFF 2019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김동령·박경태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19-10-03
Feature
더는 도망칠 수 없다면
BIFF 2019 <바람의 언덕> 박석영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19-10-03
Feature
와일드카드를 잡아라
BIFF 2019 <야구소녀> 최윤태
글 차한비 사진 소동성
2019-10-02
Feature
기억의 덫, 심연의 끝
BIFF 2019 <경미의 세계> 구지현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10-02
Feature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BIFF 2019 <노가리> 박민국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10-02
Feature
이태원에 오로라가
BIFF 2019 <초미의 관심사> 남연우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2019-10-02
Feature
마음 가는 그곳에
BIFF 2019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2019-10-02
Feature
우리의 시대를 되묻다
DMZ Docs 2019 한국경쟁 상영작 프리뷰
리버스
2019-09-19
Feature
애도의 프레임에 관하여
DMZ Docs 2019 김일란 & 주현숙
글 김선명 사진 이영진
2019-09-11
Feature
앞으로 뭐하고 놀까?
DMZ Docs 2019 백승화 & 송호준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2019-09-08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③
김예은·한해인·김시은
글·사진 리버스
2019-09-06
Feature
아버지의 나라, 딸의 카메라
DMZ Docs 2019 강유가람 & 장윤미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2019-09-04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②
이태경·임선우·강진아
글·사진 리버스
2019-08-25
Feature
평범한 일상, 특별한 환상 ①
이재인·정하담·공민정
글·사진 리버스
2019-08-21
Feature
사람이 살고 있었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이태원> 강유가람
글 손시내 사진 김혜미
2019-06-02
Feature
실적이 아니라 시도를 보라
리버스 연속 대담 ① 고유희·오희정·조소나 프로듀서
글 정지혜 사진 김혜미
2019-04-19
Feature
이편과 저편, 당신은 어디에
2019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이도훈
2019-03-10
Feature
우리 같이 살아요!
<어른이 되면>, 두 자매 이야기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2018-12-18
Feature
밤치는 수다 & 밤치는 영화
이나연 감독이 묻고, 정가영 감독이 답하다
글 손시내 사진 소동성
2018-11-20
Feature
비극을 풀어 광기를 짓다
<맥퀸>
조지훈
2018-10-05
Feature
다큐 감독, 관객이 되다!
감독들이 뽑은 DMZ Docs 기대작 10
리버스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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