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진동
<세입자> 김대건·윤은경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Interview / 2024-12-11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오는 낯선 소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만들어내는 긴장. 영화 <세입자>는 주거 문제라는 현실적인 소재에 기묘한 판타지를 섞어 관객에게 새로운 공포의 결을 제시한다. 고요한 흑백 화면은 윤은경 감독이 짚은 대로 “카프카적 분위기”와 맞물려, 익숙하면서도 불안정한 감각을 자극한다. 사실 김대건은 캐스팅 제안을 의아하게 여겼다. 지금까지 자신이 작품에서 보여준 아주 뜨겁거나 아주 차가운 얼굴에 비해, ‘세입자’ 신동은 튀는 데 없이 평범해서였다. 멋있어 보이면 안 되는, 화낼 때조차 나약한 보통 청년. 배우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사이, 감독은 일찍이 마음을 정했다. 극단의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안정적 연기를 선보이는 데다 “허술한 매력”까지 갖췄으니 신동이 되기엔 충분하다고 봤다. 김대건은 캐스팅 이유를 뒤늦게 전해 들으며 와하하 웃는다. 자신이 허당이라는 걸 알아본 사람은 드물다. “사실 저 완전히 허당에 길치예요. 내비게이션 없으면 운전도 못 하거든요. 길을 몰라서 항상 직진해요.” <세입자>에서도 김대건은 직진을 택한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맘껏 헤맬 수 있도록 윤은경이 길을 열어준 덕분이다. 두 사람은 단순히 무서움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범한 일상에서 감지하게 되는 기이한 진동을 영화에 펼쳐놓는다. 그토록 긴밀한 협업과 상호 신뢰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청해 들었다. 

 

 

김대건 배우는 <세입자>를 여태 작업했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던 영화는 <파로호>(임상수, 2022)인데, 그보다 더 마음에 든다는 뜻인가? (웃음)

김대건_ 느낌이 다르다. <파로호>에서 내가 MSG였다면, <세입자>에서는 일견 평범한 인물 같으면서도 극을 쭉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감회가 남달랐다. <세입자>는 시나리오부터 재밌었다. 지나치게 판타지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천장세’나 ‘월월세’ 같은 제도가 정말 있을까 싶어 찾아보기도 했다. 판타지적 설정이지만 현실적 부분이 공존해서 흥미로웠다. 그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단순하게는 보여줄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범한 드라마로 흘러가지 않고, 신동이 만나는 인물마다 독특했다. 나는 현장에서 많은 걸 찾는 스타일인데, 이런 캐릭터들과 서로 부딪히면 뭐가 나올지 기대되더라.

 

기존에 보여준 모습과 달리, 주위에 있을 법한 청년 소시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단번에 떠올리기는 어려운 캐스팅인데 윤은경 감독과는 어떤 인연인지 궁금하다. 

김대건_ 인연이라고 할 게 없었다. 첫 만남에서 여쭤보니 <호흡>(권만기, 2019)을 얘기하시더라. “네? <호흡>을 보고 부르셨다고요?” 감독님 말로는 그 영화에서 내가 어벙한 표정을 짓더란다. 그게 귀엽고 웃겼다고. 

윤은경_ 20~30대 배우를 펼쳐놓고 한참 고심했다. 대건 배우가 말한 대로 평범한 듯하면서도 동시대적 이미지를 지녔으면 했다. 당연히 연기력도 좋아야 하고. <호흡>에선 훨씬 강렬한 느낌이긴 했는데, 카메라 앵글에 따라서 다양한 이미지가 있더라. <세입자>의 신동도 어찌 보면 내면이 분열하며 다양한 캐릭터로 분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각도에 따라서 배우 얼굴이 계속 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건 배우라면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그런가 하면 전작 <나의 가해자에게>(KBS2, 2020)는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였다. <호흡>과 다르게 이미지도 굉장히 모범생 같고.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연기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봤기에 캐스팅을 제안했다. 영화의 센 콘셉트, 기이한 캐릭터들 속에 이 배우가 들어오면 어떨지 궁금하더라. 흥미로운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모험을 즐기는 타입이네.

윤은경_ 약간? (웃음) 실제로 만나서 얘기하고 확신이 생겼다. 아주 지적인 배우거든. 작품 해석뿐만 아니라 캐릭터 이해도 정확하다. 이 친구라면 내가 믿고 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장에서도 순조로웠다.  

김대건_ 지금껏 참여한 장편 독립영화 중 제일 고생 안 했던 작품이다. ‘어떻게 이 정도로 술술 진행되지?’ 싶을 만큼 현장이 수월했다. 제작진도 든든했고. 감독님이 그만큼 경험을 쌓으셨다는 의미겠지. 캐스팅을 제안받고 참 감사하단 마음이 들었다. 사실 도전한다는 게 어렵지 않나. ‘될까?’ 보다는 ‘된다!’ 하는 쪽을 선택하기 마련인데, 감독님은 그냥 날 믿어주신 거다.

 

신동은 일상과 현실의 감각을 되새기게 하는 캐릭터다. 김대건 배우가 중심축을 확실히 세운 덕분에, 영화 속 기이한 인물과 사건, 현상 등이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촬영 준비하며 주로 무엇에 관해 대화를 나눴나?

김대건_ 사전에 시나리오를 놓고 감독님과 여러 번 얘기를 나눴다. 좋았던 점은, 감독님이 영화의 느낌을 설명하려고 굳이 말로 풀어내려고 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셨다는 거다. 예를 들어 사진전을 함께 보러 간 적이 있다. 흑백 사진을 찍는 작가의 전시회를 보며 서로 느낌을 공유했다. 캐릭터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함께 찾아갔던 것 같다. 신동이라는 인물에 관해 감독님은 한 가지를 딱 집어 강조하셨다. 되도록 멋있게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나약하고 힘없는 느낌으로 연기하길 원하셨다. 내 톤이라든지 외모가 조금 딱딱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셨던 것 같다. 특히 진지한 신이나 감정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비슷한 말씀을 계속하셨다. “안 멋있게!” (웃음)

<세입자>
<세입자>

같이 전시를 봤다는 작가는 누구인가?

윤은경_ 비비안 마이어. 도시의 쓸쓸한 풍경이나 특유의 무드가 우리 영화와 맞닿는 부분이 있어서 함께 보러 갔다. 작가가 제 얼굴을 찍기도 하는데 대건 배우에게 힌트가 되지 않을까 했다. 

 

비비안 마이어 사진을 레퍼런스로 삼았다는 건, 애초에 흑백 영화를 계획했다는 뜻인가?

윤은경_ 처음부터 기획한 건 아니다. 다만, <천장세>라는 원작을 읽으며 곧장 카프카가 떠올랐다. 흑백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영화는 컬러로 찍는 게 개봉에 유리하지 않나. 그렇다고 흑백으로 영화를 소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없진 않았다. 스태프들에게 의견을 구했고, 흑백이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DI 기사님도 이 아이디어를 흥미롭게 들어줬다. 원래 모든 영화를 흑백 버전으로 감상해 본다고 하더라. 여러 생각이 점차 확장하면서 영화제에 흑백 버전을 선보이게 됐다. 영화제라면 이런 시도에 좀 더 호응해 주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특히 서구권에선 내가 원작에서 느꼈던 카프카다움을 많이 얘기하더라. 

 

배우는 촬영 당시 흑백으로 영화가 완성될 거라고 짐작했나.

김대건_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다. 촬영 중에 감독님이 흑백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거든. 처음부터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공유해 주셨다.

윤은경_ 대건 배우는 이해력이 워낙 좋아서 이런 정보를 알게 되면 본인 연기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정보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 배우도 있지만, 대건 배우는 달랐다.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에서 얘기할 때도 속으로 감탄했다. 작품을 넓게 볼 줄 아는, 연출 쪽으로 머리가 있는 편이다. 실은 중간에 말 한 번 꺼낸 적이 있다.

 

연출을 권유한 건가?

윤은경_ “자네 연출에 관심 없나?”

김대건_ 연출은 아무나 못 한다. 책임이 늘어나면 부담도 커지지 않나. 호기심이 생긴다고 대충 뛰어들 수 없는 일이다.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은데, 제대로 하려면 많은 걸 감당해야 할 것 같아서 엄두가 안 난다.

 

일단 시작한 다음 ‘아무것도 책임질 수 없구나’ 깨닫는 거 아닌가?

윤은경_ 오히려 연출이 다 묻어갈 수 있는데. (웃음) 결국 본인이 재미를 느껴야 시작하는 거겠지.

 

<세입자>는 감독의 전작과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보다 차이가 눈에 띄는데, 그 가운데서 그림은 표식처럼 계속 등장한다. <호텔 레이크>에서 윈슬로 호머의 ‘여름밤’을 두 차례 비추듯, <세입자>는 해변 풍경을 담은 그림을 두 번 보여준다. 그 이미지가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에 달라진다는 것도 마찬가지고.

윤은경_ 이미지와 사운드 등 감각적 요소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세입자>에서도 그게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공포라는 장르 자체가 감각적 영역에 크게 의존하지 않나. 내가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후반 작업에서도 그러한 요소들을 활용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 얘기하다 보니 그림이나 사진 같은 자잘한 부분이 내 시그니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래 작업을 연이어 해나가면서 서서히 나를 알아가는 느낌이다. ‘나 이런 거 좋아하네?’ 싶은 순간이 오면 재밌다. 나도 나를 탐구하는 것 같아서.

<호흡>
<호텔 레이크>

원작 소설에서도 비슷한 매력을 느꼈나.

윤은경_ 앞서 말했듯 카프카스러운 이미지가 곧바로 떠올랐고, 그에 착안해 작업을 시작했다. 타이밍도 잘 맞았다. <호텔 레이크> 후반 작업 당시, 아무래도 상업 자본 하에서 일하다 보니 여러 개입이 들어왔다. 편집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을 밀고 나가기 어려웠다. 스트레스를 받았고, 슬프기도 했다. “상업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작 무엇이 상업적이고 비상업적인지 그 기준도 모호하지 않나.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무력감과 우울함을 느꼈다. 그 시기에 원작 소설을 읽었다. 신동이 현실을 향해 느끼는 좌절감이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작품으로 말하고 전하는 것뿐이니까. 신나서 각색했다. 어차피 상업 작품으로 만들 수도 없으니 투자사랑 싸울 일도 없고. 작업이 진행될수록 나 자신을 치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김대건 배우가 지켜본 윤은경 감독은 어떤 연출자인가?
김대건_ 유하면서도 집요한 스타일이다. 직설적으로 확 드러내는 성향은 아니지만, 자기 의견과 주관을 꺾는 스타일도 아니다. 사람을 잘 보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고 그 사람을 잘 다룬다. 감독님은 ‘김대건 사용법’을 나보다 더 잘 아는 듯했다.

 

‘김대건 사용법’이라면?
김대건_ 보통 연출자는 ‘이 역할이 이 장면에서 어떻게 연기했으면 좋겠다’ 상을 그리지 않나. 어떤 감정을 원하면 그 감정까지 도달시키려고 배경 상황을 계속 일러준다. 감독님은 장황하게 부연 설명하기보다는, 결과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감정을 명확히 제시하는 쪽이었다. “이 장면에서는 웃었으면 좋겠어”라는 식으로 결과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그 안을 채우는 건 내 몫으로 남겨두셨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으나, 내게는 적합한 방식이었다. 게다가 난 모니터링하면 뭐가 별로인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빡 알아차리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도 감독님과 잘 맞았다. 모든 장면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주셨거든. 말보다는 눈으로, 내가 화면을 보며 스스로 느낌을 찾도록 도와주신 거다. 결과를 짚어주는 디렉팅 덕분에 작업이 한결 편안했던 것 같다. 

 

‘관객이 이 신에서 무엇을 느껴야 한다’고 분명하게 정해 준다는 건가? 사실 공포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그러한 치밀함이 없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한데.

김대건_ 감독님은 명확한 지시를 통해 감정을 조율하는 데 집요하셨다. 예를 들어 신동이 회사에서 근무지 발령 명단을 보면서 울다가 웃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첫 테이크 끝나고 말씀하셨다. “카메라가 처음 우는 널 보여줄 때는 관객이 ‘얘 떨어졌구나’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러다 교차 편집해서 카메라가 다시 너를 비출 때 네가 웃든 뭘 하든 ‘떨어진 게 아니었네?’ 하는 거야.” 이렇게 결과를 전달해 주니 소통이 빠르더라. 

 

상상력도 필요했다. <세입자>는 어디선가 귀신이 등장하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영화가 아니다. 일상 소음이 뒤섞인 날카로운 음악, CG를 활용한 기이한 이미지 등 후반작업으로 구현한 부분도 많다. 배우가 현장에서 어떻게 빈곳을 채워 넣었는지 궁금했다.

김대건_ 이 작업이 그래서 재미있었다. 결국 리듬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소리가 들리면 스윽(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했다가 ‘없네’ 하고, 그러다 잠시 후 소리가 다시 들려오면 또 스윽 하고 반응하는. 그런 리듬감이 재미있었다. 단순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게 더 효과적으로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며 복잡한 리듬감을 상상하는 일이 즐거웠다. 예를 들어, 천장 공간에 올라갔을 때 지문에는 ‘끽끽 소리가 난다’고 되어 있고 편집본에도 그 소리가 들어갔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소리가 없거든. 근데 관객이 그 소리를 느끼게 하려면 내가 해야 할 행동이 분명히 있다. ‘소리가 저기서 나는 건가?’ 싶게 하는 템포와 리듬을 내가 구현해야 하는 거다. 그런 작업에 몰입하는 게 정말 즐겁다.  

윤은경_ 배우가 이렇게 즐기면 나도 그 기운을 받는다. 동력을 얻지. 그러면 감독도 신나게 일하고, 그건 또 배우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김대건 ⓒ이영진

현장의 선순환이네.

윤은경_ 아주 좋은 경우지. 현장은 기본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나는 스태프들에게 많이 물어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게 하면 더 나을까?” 자주 묻고 의견을 청취하려고 한다. 제작 시스템에도 관심이 많다 보니 현장을 더 수월하게 운영할 방법을 고민하는 거다. 근데 어느 날 우리 편집 기사님이 “감독님, 이 일은 본질적으로 힘든 일이에요.”라며 한 문장으로 정리하더라.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그러면 빨리 끝내주는 게 제일 좋겠네요? 알겠어요!” (웃음) 물론 현장은 어딜 가나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찍으려 했다. 게다가 이렇게 정신적 순환이 이루어지면 기운이 난다. 서로 공유가 잘 되고 호흡이 맞으면 신체적 괴로움이 조금 덜어지거든.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주거와 일자리를 둘러싼 일상적 사건이 벌어지는 동시에, 연극적 요소도 중간중간 드러난다. 시나리오의 여백을 어떻게 채워 나갔는지 듣고 싶다.

김대건_ 시나리오가 이미 디테일을 채워 놓은 상태였다.   

윤은경_ 그래도 말한 대로 연극적인 부분이 있어서 배우들의 동선이나 연기 등을 재미있게 활용했다. 배우 앙상블이 좋았다. 리딩은 일부러 많이 안 했다. 캐릭터 간의 거리감과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의도적으로 분리한 면이 있다.  

김대건_ 월월세 커플로 나온 허동원, 박소현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한다. 두 분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반응이 나오더라.  

윤은경_ 세 배우가 한 공간에 모였을 때 자아내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세트 촬영 첫째 날 아니면 둘째 날이었는데, 이대로 충분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음산하면서도 아름다운 호텔을 배경 삼았던 <호텔 레이크>와 달리, <세입자>는 집이라는 더 축소되고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세트 촬영장이 배우에게는 어떤 느낌을 줬을지 궁금하다. 

김대건_ 방금 질문 들으면서 ‘나 진짜 T구나’ 싶었다. 공간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거든. 

 

공포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에 꼭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잖나. 갑자기 힘이 풀리면서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든지, 조명이 이유도 없이 나갔다든지.

윤은경_ <호텔 레이크>에서 박지영 배우가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도 T인가? 말도 안 된다고 그랬다. 여기 그냥 숙박시설이라고. (웃음) 세트는 최대한 미니멀하고 평범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현실적 여건을 따져보면 그런 콘셉트를 가져가는 것이 영리한 결정이었다. 실제로 영화 속 신동의 집은 내가 사는 집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촬영 전 시나리오를 읽은 분들이 주로 미술을 어떻게 할지 궁금해했는데, 그렇게 장식적으로 안 할 거라고 했다. 내심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때, 신동의 집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특유의 우아함이 있다. 장식적이지는 않지만 흑백 화면에서 단순한 선들이 조화를 이루더라.

윤은경_ 집, 회사, 도시청 등의 공간에서 기하학적 요소를 염두에 두었다. 직선과 모노톤이 주는 획일감을 통해 최대한 건조해 보이길 원했고, 그 속에서 일상의 진동을 전달하고 싶었다. 

김대건_ 나는 당시 세트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다기보다는 연기를 방해할 만한 요소를 미리 확인했던 정도다. 문이 잘 열리는지, 어떻게 해야 자연스레 열 수 있는지 등등. 나도 연기하면서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작품과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관련 장소를 찾아가기도 했다.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에서 연산군 역을 맡았을 때, 연산군 묘지까지 다녀왔다. 연기 잘할 수 있도록 기운이라도 좀 받으려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불필요한 몰입을 지양하고 있다. 이성적으로 연기를 준비한 뒤에 감정적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내가 촬영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젖어버리면, 막상 연기하면서 더 젖기는 힘들더라. 오히려 지나친 몰입을 멀리할수록 실제 연기하는 상황에서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윤은경 ⓒ이영진

그렇게 변화한 계기가 있나?  

김대건_ 보통 배우들이 우는 연기를 어려워한다. 연기하면서 본인 감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 수밖에 없어서다. 테크닉으로 쥐어 짜내는 눈물과 평상시 감정이 터져 나와 흐르는 눈물은 다르게 느껴지고, 그로 인해 작품과 본인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에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역할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걸음걸이도 바꾸고, 말투도 바꿨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 나올 때조차 자꾸 계산하게 돼서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더라. ‘난 진짜인데’라고 합리화만 하게 되고. 처음으로 연습법을 바꿔본 건 <호흡>이다. 큰 전환점이었다. ‘<파수꾼>(윤성현, 2011) 키드’로서 꿈꿔온 작업이기도 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에서 주연을 맡는다는 건, 내 또래 배우에게 큰 기회이니까. ‘이때 아니면 못 바꾸겠다. 지금 확 바꾸자!’ 마음먹고 캐릭터 분석 자체를 안 했다. 하루에 한 번씩만 리딩하고 현장에 갔다. 지금 영화를 보면 삐그덕대고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되려 인물의 위태로운 상황과 어울려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 서서히 현재의 방식으로 변해 왔다.  

 

신동 캐릭터는 차분히 현실감을 쌓다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완전히 다른 세계를 펼쳐버린다. 그것이 터무니없는 반전이 아니라 비감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결말로 남은 것은 “일상의 진동”을 잘 표현했기 때문인데, 계산 없이 연기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김대건_ 신동이 공원에서 월월세남과 대화하다가 터지지 않나. 허공에 대고 나한테 왜 그러냐고 소리치는 장면.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 멋있어 보이면 안 된다고 하셨고, 거기서 한 번 누르고 나니 뒤에서 잘 풀렸던 것 같다. 화는 내지만 나약하게. 그 기억이 있으니 이후 천장으로 올라가기까지 내 표현과 반응을 자연스레 조율할 수 있었다. 만약 공원 신에서 폭발했으면 뒤에는 그럴 만한 힘이 없어졌을 텐데, 덕분에 훨씬 인간적인 모습들이 나왔다. 관객들도 신동을 보면서 ‘아등바등했는데 안 됐구나. 애쓰고 화내고 뭘 해도 안 되는구나.’ 했으면 싶었다.

윤은경_ 하찮아 보여야 했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니까. 분노가 그렇듯 슬픔도 마찬가지였다. 신동이 무너지는 순간에 배우는 슬픔을 느끼겠지만 그걸 신파적으로 표현하지는 않기를 바랐다. 실은 친구 얘기를 듣고 나서도 웃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디렉션이었는데, 이 친구가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하더라. 내 계산에 의한 것도, 내 설계에 맞춘 것도 아니라서 ‘찍어도 쓰겠어?’ 싶었지.  

김대건_ 그렇게 말씀도 하셨다. “안 쓸 것 같은데 네가 해보고 싶으면 다 해봐.” 

윤은경_ 우리 둘 다 솔직한 편이라서. 

김대건_ 결국 눈물 딱 한 방울 흘리는 장면이 영화에 들어갔다. 

윤은경_ 신동이라면 타인에게 동정받기를 원하지도 않을 거고, 울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할 듯했다. 눈물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연민을 이야기하고자 했는데, 막상 촬영본을 보니 대건 배우가 흘린 눈물 한 방울이 신파가 아니더라. 용기 낸 배우에게 고마운 동시에, 감독의 설계가 다가 아니구나 싶어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 

 

배우는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어땠나. 촬영하며 예상했던 작품과 일치하던가.  

김대건_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완성된 작품은 훨씬 좋았다. 나는 대부분 장면에 출연하고 촬영 중에 모니터링을 계속했으니 이미 영화를 다 봤다고 할 수도 있었거든. 근데 감독님이 선택한 편집 방향을 보고 감탄했다. 웃기기만 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진지하기만 해서도 안 되는 영화다. 어느 한쪽으로 가면 아쉬운 대본이었는데, 감독님이 중심을 잡고 장르적 균형을 잘 맞추셨다. 여러 장르를 혼합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쭉 이어지는 느낌이 정말 좋더라.

 

촬영 총 회차는 얼마나 되나.  

윤은경_ 총 16회차에 인서트 촬영이 1회차 정도다. 그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김대건_ 그래서 말도 안 되게 수월했다고 한 거다. 16회차 동안 시간도 지키고, 식사도 잘했다. 심지어 하고 싶은 연기를 여러 테이크에 걸쳐 시도하기까지 했다. 기한 내에 무사히 마쳤다는 게 신기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프리 프로덕션의 힘인가?  

윤은경_ 프리 프로덕션을 철저히 준비한다. 공간과 세팅을 웬만하면 100% 확정하고 들어가는 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장에서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 저예산 제작 시스템에서는 인력을 많이 둘 수 없으니, 준비 단계에서 모든 정보를 명확히 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손댈 일이 줄어들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각 팀의 채널이 단순해지면서 현장이 가벼워지는 효과도 있다.

<세입자>
<세입자>

<세입자>뿐만 아니라, <한 채>(정범, 허장) <럭키, 아파트>(강유가람) 등 주거와 관련된 영화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따지고 보면 작품마다 관심사나 주제 의식은 서로 다른데, 공교롭게도 삶의 공간에서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는 점은 일치하더라. 감독은 어떤 과정으로 주거 문제를 들여다보게 됐나. 

윤은경_ 개인적으로 큰일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부터 전세 사기 같은 사회적 이슈가 대두하면서 이야기를 접했다. 집이란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보루 같은 공간인데, 한국에서는 특히 그 부분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봤다. 영화 스태프 중에도 주거 불안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세입자>는 주거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각박함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반영한 작품이다. 뭔가 우리가 안정감을 느꼈던 요소가 하나둘 사라진다고 느꼈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장 스태프로 영화 일을 오래 했다. 그러다 연출을 시작하면서 종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 낯선 기분을 느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 기분은 뭐였을까? 그 사람은 예전과 지금 어째서 다르게 느껴질까?’ <세입자> 만드는 동안,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많은 걸 돌아보고 심리적으로 성장하게 됐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데가 있다. 작품을 키워 갈수록 나도 좀 크는 것 같거든. 특히 연출뿐 아니라 제작의 관점에서 영화를 보며 많은 걸 느꼈다. 새삼 제작진이 대단하구나 싶었지. 나를 강하게, 성숙하게 만들어준 작업이었다. 

 

배우는 영화 속 주거 불안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그러고 보니 작품 속에서 아늑하고 안정적인 집에 산 적이 거의 없더라. 

김대건_ 주거 자체가 주는 공포라기보다는 모든 것이 맞물려 있는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불확실한 미래가 주는 불안감이 가장 크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주거보다는 직업에서 그런 불안을 자주 맞닥뜨리는 것 같다. 결국 모든 것이 연결되어 악순환하는 느낌이다.  

윤은경_ 그렇지, 악순환이 지속되면 개인과 사회 모두 힘을 잃고 만다. 개인의 불안과 건강하지 못함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사회가 개인을 학대하며 내몰기도 한다. 그러면 생기가 없어진다. 특히 사회가 개인을 착취하고 에너지를 뺏는 일이 계속 일어나는데, 어떻게든 그 에너지를 돌려줘야 악순환을 멈출 수 있다고 본다. 

 

김대건 배우는 직업적 불안을 언급했는데, 좀 더 자세히 들려준다면.  

김대건_ 연기하면서 항상 느낀다.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그러다 보니 별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한 번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일상생활에서 더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풀어낼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더라.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뭔가를 미리 계획하다 보면 자꾸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고. 실은 작년과 올해를 넘기면서 힘들었다. ‘35살까지만 연기하고 그만두자’ 생각하기도 했다. 일을 맡으면 해낼 자신은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 드니 어려웠다. 예전에는 ‘운’으로 모든 걸 설명하는 데 동의하지 못했다. 요새는 그거 말고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구나 싶다. 연기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잘하는 사람들도 삐그덕대는 경우를 보면, 운이라는 말 외에 떠오르는 단어가 없더라. 다만, 이런 상태에 고여 있고 싶지는 않아서 어떻게든 생각을 비우려고 한다.

 

배우라는 직업이 특히 그런 것 같다. 생각을 비운다는 게 말처럼 쉽진 않을 텐데.

김대건_ 방법이야 간단하다. 사람들을 만난다. 혼자 있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연기 역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일부러 밖에 나가서 움직이며 사람들과 교류하려고 노력한다.  

윤은경_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참 영화 하기가 어려워서 다들 걱정이다. 

 

감독도 혹시 ‘몇 살까지만 연출하겠다’ 정했던 적 있나.  

윤은경_ 신체 나이가 중요하긴 하니까. 근데 나이에 연연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계속 도전하고 싶다. 하루하루 할 수 있는 만큼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35살, 45살 같은 나이를 기준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는 생각이다. 나한테 관대해지는 게 중요하다. 내가 못하는 건 못하는 거고, 남이 잘하는 건 남의 일일 뿐이다. 그걸 내 상황과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세입자> 하면서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작은 단위로 쪼개서 하루 단위, 심지어 1시간 단위로 계획했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지나고, 인생이 흘러간다.

 

그러게, 어느새 올해도 끝이다. 김대건 배우는 개봉 앞두고 어떻게 지냈나.
김대건_ 올해는 계속 쉬었던 것 같다. 연초에 작품 하나를 마치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세입자> 상영하기 전까지 쭉 쉬었다.

김대건 ⓒ이영진

연초에 끝냈다는 작품은?
김대건_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의 홍성은 감독님 차기작 <차가운 것이 좋아!>. 거기서는 바가지처럼 자른 머리에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나온다. 아주 웃긴 역할이다. 이 작품도 캐스팅이 신기했다. 홍성은 감독님을 예전부터 알고 지냈거든. 내가 다른 작품에서든 감독 앞에서든 코미디 연기를 한 적이 없는데 이런 역할을 주다니. 이유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재밌게 작업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비즈 공예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것 같더라. 어떻게 시작했나.
김대건_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한다. 처음엔 네이티브 주얼리를 구경하다가 취미로 시작했다. 내가 차고 다닐 것 정도는 직접 만들어도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주변에서 보더니 판매까지 권유하더라. 한 번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업자를 냈다. 사업자를 내고 나니 브랜딩이 필요해서 브랜드도 직접 만들고. 실은 예전부터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 스카프, 모자 등 순간순간 꽂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소규모로 만들어서 팔면 재미있을 듯했다.

 

패션이나 디자인에 원래 관심이 많은가. 10대에 춤을 췄다고 해서 스포츠나 야외 활동 등 활동적인 취미를 즐길 거라고 상상했는데, 정적인 작업에 끌린다는 점이 의외다.
김대건_ 어릴 때 워낙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럴 수도 있다. 요새 러닝이 유행이지만, 내 경우엔 왼쪽 무릎이 안 좋아 뛰는 걸 잘 못한다. 찌릿한 느낌이 들거든. 한동안 아쉬탕가 요가를 했는데, 최근엔 그것도 안 하고 있다. 간간이 액세서리 만들면서 시간을 보낸다. 제품 사진도 직접 찍는다. 거창한 거 아니고, A4용지 위에 놓고 찍은 후 잘 편집하면 된다. 

 

작품이 없는 기간에도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김대건_ 부지런히 살려고 하지. 독립영화를 하면서 좋은 건, 잊혀질 만하면 계속 뭔가가 있다는 점이다. 촬영 끝나고 1년 뒤에 영화제가 있고, 2년 뒤 개봉하고, 3년 뒤에 시상식에 간다. 그런 게 재밌다. 올해도 상반기엔 <모르는 이야기>(양근영, 2024)를 개봉해서 관객과 만났다.

 

이번 현장이 만족스러웠다고 했는데, 앞으로 경험하고 싶은 현장은 어떤 곳인가. 무엇이 있는 현장이면 좋겠는지.

김대건_ 나를 극적으로 몰아넣어 줄 수 있는 현장을 만나고 싶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깨부수는 순간들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런 현장은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거든. 극적으로 몰아넣는 현장에서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뭔가를 새로 깨닫고 배우는 순간들이 있으면 좋겠다. 여태 답답했던 기간이 좀 있으니, 이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할 현장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싫다. 내가 더 나아가려면 현재의 편안함을 싫어해야 한다고 본다.

윤은경_ 운동선수 같은 구석이 있다.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김대건_ 내가 그런 성향일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장 분위기나 연출자의 성향에 따라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찌 됐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훅 데려가 주는 현장을 만나면 좋겠다.

 

감독은 차기작 <시스터 후드>를 만드는 중이다. 지난 10월 크랭크인 기사를 봤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윤은경_ 1차 편집본을 만들고 있다. 예산이 크지 않아서 한 달 촬영했고,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까지는 작업이 이어질 것 같다. 새해에 영화제에서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윤은경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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