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서
SIFF 2022 <늦더위> 서한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Festival / 2022-12-02

<늦더위>는 서한솔 감독의 두 번째 여정이다. 지난해 개봉한 <종착역>에서 ‘세상의 끝’을 찾아 길 떠난 10대 소녀들과 동행했던 그는 이번엔 때늦은 더위 속에서 길 잃고 헤매는 30대 남성 동주(기진우)를 뒤따른다. 소녀들의 여행이 모험이라면, 동주의 여행은 도피에 가깝다. 8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동주는 현실에 갑갑함을 느낀 나머지 홧김에 주어진 자리를 박차고 나선다. 동주는 잊고 지낸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여행 가방 하나 없이 달아났는데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는 동주의 발걸음은 무겁고 느리다. 하지만 <늦더위>는 동주를 채근하지 않는다. 어서 뛰라고 재촉하는 대신 원할 때 멈춰 서도 된다며 충분히 곁을 내준다. 게다가 꼭 한번 마주해야 할 얼굴과 사연이 찾아들고 끼어들면서 동주의 여정은 회피와 모면의 시간과는 어느새 멀어진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우리 손으로 좋은 것을 만들어보자” 합심했다는 서한솔 감독을 서울독립영화제를 앞두고 만났다.

 

 

<늦더위>는 30대 남성이 주인공이다. 권민표 감독과 공동 연출한 <종착역> 기획 당시 “왜 30대 남성 감독 둘이서 10대 여성 청소년이 등장하는 영화를 찍으려고 해?”라는 질문을 자주 들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기회만 된다면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기는 하다. 내가 쓴 시나리오 중에 남성이 메인 캐릭터인 경우는 별로 없다. 30대 남성은 그야말로 주류 아닌가. 나도 마찬가지다. 젊은 남자, 이성애자, 대구 출생, 대학에 이어 대학원까지 졸업한 고학력자. 사회적 시선으로 바라볼 때 기득권에 가까운 사람이다. 영화에서 그런 인물을 탐구해봤자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을 거라고 봤다. 잘 아는 분야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려 했다. 정상궤도에서 벗어난 남성 인물을 다룬다고 해도 자기 연민처럼 느껴질 것 같더라. 번민하는 남성 예술가 캐릭터라든지 ‘노란 장판 감성’이라고 부르는 이야기. 특정 시대에는 유효했다고 해도 현시점에서는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쓸모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는 뜻이다.

 

개봉 1년 만에 신작을 공개한다. 시나리오는 언제부터 썼나.

실은 <늦더위>를 <종착역> 개봉하기 직전에 찍었다. 가장 바쁜 시기에 자리를 비우게 돼서 권민표 감독과 배급사 측에 미안했다. <늦더위>는 2020년 12월쯤 시작된 프로젝트다. 6개월간 이야기 얼개를 만들고 7월에 촬영을 준비해서 2021년 9월에 촬영을 마쳤다. 

 

동주 역을 맡은 나도율 배우는 특이하게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기진우다. 얼마 전 개명했다. (웃음) 나동주는 기진우 배우의 본명이고. 사실 진우가 먼저 작업을 제안했다. 자신이 주인공으로서 영화를 이끌어보고 싶은데 혹시 공동 제작 형식으로 함께 작업해볼 생각이 없냐고 묻더라. 나뿐만 아니라 단국대학교 동기 여럿에게 비슷한 제안을 했다.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물비늘>을 상영하는 임승현 감독도 과거 리버스 인터뷰에서 남자 셋의 로드무비를 찍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 아이디어도 기진우 배우가 냈다. (웃음) 권민표 감독도 진우와 매달 사나흘씩 촬영하며 1년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마 내년쯤 완성할 것 같은데 <늦더위>와 나란히 놓고 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민표 영화에서도 진우가 동주라는 캐릭터로 나온다. 상의한 적도 없는데 민표나 나나 똑같은 생각을 했다.

 

혼자 연출하니 어땠나.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 ‘이건 내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이 공동 연출의 큰 장점이다. 진우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지만 어쨌거나 감독과 배우는 역할이 다르지 않나. 혼자 책임져야 할 일이 많다 보니 힘들었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험에 신도 났다. 하루는 민표 촬영장에 도와주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딱 알겠더라. ‘역시 함께할 때가 편했구나. 너도 그렇지?’ (웃음)

<늦더위>

애초에 결이 맞는 사람끼리 만났다는 생각도 든다. 기진우 배우 역시 그중 한 명 아닐까 싶다.

동기라고 해도 진우는 연기 전공이다 보니 우리와 접점이 많은 친구는 아니었다. 근데 진우는 몇 해 동안 동기들 작품을 지켜보고 또 조금씩 출연도 하면서 ‘이 사람과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나 보더라. 감독이자 배우인 문소리 교수님께도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한 번은 메시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교수님이 “명품 사는 것보다 그럴 돈 아껴서 영화 제작 한 번 해보는 게 훨씬 낫다”고 하셨더라. 제작 등 연기 외 영역에 참여하다 보면 시야도 넓어지고 이전과는 다른 면에서 책임감도 느낄 수 있다고. 진우도 이번 경험을 통해 작품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기른 것 같다고 했다.

 

<종착역>은 구체적 대사를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했다고.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택했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대사가 아예 없었다. 흐름만 대강 정하고는 진우 배우에게 물어봤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인물이 몇 명이나 필요할까?” 진우가 의견을 내고 섭외까지 알아서 진행했다. 출연자 대부분 진우의 친구이거나 오래 알고 지낸 동료다. 그들과 만나서 대화 나누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고 흥미로운 내용은 메모해뒀다. 영화 속 캐릭터와 상황은 그걸 바탕으로 하나씩 만들었다. 현장에서도 완벽한 시나리오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어떤 상황인지 최소 정보만 알려준 다음, 리허설 과정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전체 대사를 완성했다.

 

그래서인가. 뜬구름 잡는 대사가 아니다. 헤어진 연인을 만났을 때 동주는 아쉽다거나 민망하다고 말하는 대신 “그 집 콩국수 맛있었는데” “네가 잘라준 복숭아 먹고 싶다”라고 한다.

실제로 두 배우가 3년 만에 만났다고 하더라. ‘서먹서먹한 관계를 연기하면 되겠네’ 생각했고,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설정을 가져왔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두 배우가 먹는 얘기를 계속하더라.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한다든지, 나중에 피자 먹으러 가자든지. 둘을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동주가 “예전에 널 정말 좋아했어” 혹은 “그렇게 헤어져서 미안해”라고 감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콩국수나 복숭아 같은 음식 얘기로 빙빙 돌려 말하면 어떨까. 배우들도 좋다고 해줬다. 동주의 솔직하지 않은 모습에 대한 반응은 배우에게 맡겼고.

 

또다시 로드무비다. 특별히 매력을 느끼는 구조인가, 아니면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결과인가.

둘 다 맞다. 실은 진우에게 제안을 받기 전에 따로 쓰던 시나리오가 있다. <늦더위>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고 주인공도 여성인데 로드무비다. 나도 모르게 매번 서울에서 벗어나는 경로로 영화를 찍게 되더라. 한 지역에서 벗어나려면 어쨌거나 길을 통해 나가야 하니 ‘로드무비’라는 형태를 지닐 수밖에.

 

시나리오 쓸 때 동주처럼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나. 

20대 때 혼자 떠나보자는 생각으로 영주, 안동, 제천 등 국내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렇게 무작정 떠나면 좋으면서도 내심 불안하다. 현실에 산적한 문제를 등진 상태이기에 ‘돌아가면 뭐 하지? 어떻게 하지?’라는 압박을 느끼거든. 즐거운 순간이 많았는데도 여행 막바지에는 다시 힘들어지더라. 그때 내 감정을 영화에 녹여내려 했던 것 같다. 제목에도 비슷한 의미를 담았다. 늦더위는 여름이 아닌 가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열매를 맺는 계절에 동주는 여전히 더위 속에 갇혀 있다. 다들 가을에 도달해서 일종의 성취를 경험하는 나이에 접어들었는데 동주만 준비 단계를 맴도는 것처럼 보여주려 했다. 영화 배경은 여름이지만 동주만 계속 긴팔을 입는다. 의상 역시 가을을 드러내는 색깔 위주로 구했다. 다음 계절로 넘어가고 싶지만 왠지 어긋나는 듯한 느낌, 속도와 계절감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늦’이라는 글자가 붙은 단어를 쭉 찾아봤는데 늦더위가 동주 상황과 가장 맞겠더라.

<늦더위>
<늦더위>

전작과 마찬가지로 공간과 자연을 풍성히 담았다. 특히 동주가 가드너, 플랜테리어로 아르바이트한다는 설정 덕분에 실내에도 식물이 자리한다. 

내가 식물을 키웠는데 어째선지 빨리 죽었다. 주변에서 분갈이를 제때 해줘야 한다고 조언하더라. 식물을 꺼내 어디까지 썩었는지 살펴보고, 썩은 부분을 잘라내야 한다고, 새로운 화분에도 옮겨 심어야 하고. 그런 분갈이 진행 과정을 동주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동주가 제 인생을 되돌아보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를 해보자. 헤어진 여자친구, 군대 시절 후임, 중고등학교 친구들, 초등학교 선생님, 마지막으로 가족까지 만나면서 스스로 곪은 부위를 들여다보는 거다. 그러한 과정과 연결된 직업을 고민하던 중에 군대 후임으로 나온 배우가 플랜테리어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 관련 에피소드를 질문하면서 자연스레 동주 직업으로 가져왔다.

 

듣는 귀가 참 좋다.

말수가 적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한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는데 작업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진우는 나와 달리 활발하고 사교적이다.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그들 사이에서 관찰하고 상상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동주를 어떤 사람이라고 봤나. 대개 자격지심을 지닌 듯 위축된 모습인데 사람들 앞에서는 농담이나 거짓말도 태연히 한다.

거짓말, 그러니까 실제 처지보다 조금 부풀려서 말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꿈은 큰데 바라는 만큼 이루지 못 한 사람들이 종종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나. 굳이 저래야 하나 싶으면서도 저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겠다 싶어 안타깝기도 하고. 내 주변에도 몇 년씩 시험을 준비한 ‘장시생’이 꽤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영화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뭔가를 준비한다고 말하거든. 시나리오 준비한다. 곧 촬영에 들어간다. 준비가 도대체 뭘까 싶더라. 사실은 비자발적 백수에 불과한데 ‘준비한다’고 말하는 순간, 현실 속 모습보다 커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애석한 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영향이 있다고 보거든. 우리 윗세대는 IMF를 겪으면서 한순간에 일터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고 자녀에게 안정적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와 친구들은 어릴 적부터 “공무원 해라” “교사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물론 훌륭한 일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특정 직업에 몰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싶다. 그 와중에 사회는 그들을 ‘잉여 인간’으로 바라보고.

 

감독도 ‘감독 준비생’ 같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

그렇지는 않다. 간혹 독립영화를 깎아내는 사람들은 “독립영화는 상업영화를 찍기 위한 포트폴리오”라면서 이 과정 역시 준비 단계라고 일컫는다. 나는 영화를 찍든 안 찍든, 독립영화를 찍든 상업영화를 찍든 날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나를 어떤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치부하며 인정해주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문제 아닐까.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철봉에 매달려 날갯짓하는 동주가 떠오른다. 아름답고 서글픈 장면인데. 얼마나 즉흥성을 염두에 두고 촬영했는지 궁금하다. 전작에서는 “무조건 첫 번째, 두 번째 테이크에서 결론이 나야 했다. 생각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그 신은 버리고 장소를 이동해서 다시 찍었다.”고 했는데.

확실히 결론을 내린 건 아니지만 경험에 비춰보면 청소년 배우와 성인 배우는 좀 다르다. 청소년 배우의 경우, 테이크를 여러 번 갈수록 긴장한다. 성인 배우는 성인 연출자를 어느 정도 동등한 관계로 인식하는 반면, 청소년 배우는 성인 연출자를 그렇게 대하기가 어렵다. 주변에서도 어떤 위계질서가 있는 것처럼 여기고. 테이크를 많이 가면 청소년 배우들은 ‘내가 잘못했나? 해를 끼치고 있나?’ 하며 압박을 느끼더라. 그런 생각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촬영을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했다. 한편, 성인 배우들은 연습을 반복할수록 편안해진다. 테이크 한두 번으로 판단하는 대신 그들이 만족할 때까지 지켜봤다. 리허설 단계에서도 최대한 작품과 연기에 관해 대화하려고 했고.

<늦더위>

이은혜 촬영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촬영감독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은혜 촬영감독도 단국대 동기다. 워낙 서로 잘 알다 보니 촬영 전에 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었다. 민표와 <종착역>을 작업했을 때처럼 작업 내내 ‘코드가 맞네!’ 싶더라. 좋아하는 샷이 같다. 멋부리지 않은, 단순하면서도 조금 붕 떠 보이는 샷. 우리는 “어정쩡 샷”이라고 부른다. 대화 장면에서도 굳이 투 샷을 고집하지 않았다. 어설픈 동시에 약간 고전 영화 느낌을 자아내는 샷으로 구성했다. 풍경과 공간을 담아내는 방향도 일치했다. 이은혜 촬영감독 역시 도심을 벗어난 외곽 지역의 쓸쓸함에 집중하고 싶어했다. 눈에 보이는 범위 자체는 아주 넓은데 건물은 이상하게 조용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 주변 소리는 더 잘 들리고. 그런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섭외했다.

 

학교에서 귀한 인연을 많이 만들었다.

스태프가 나 포함 5명이었다. 조연출이 따로 없어서 배우들 스스로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19로 5명이 함께 식사하는 일조차 불가능했지만 다들 힘을 냈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단국대 격언이라고 해야 하나. 보통은 ‘하면 된다’인데, 우리는 ‘되면 한다’. (웃음) 최소 조건만 갖추면 그냥 도전하는 거다. 단국대 출신 감독 중에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는 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춘천, 춘천>(2018), <겨울밤에>(2020)를 만든 장우진 감독이 떠오른다.

장우진 감독님이 길을 닦아놨다. (웃음) 최근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든 김덕중, 김종재, 임승현 감독님 또한 비슷한 경우다. <갈매기>(2021)를 연출한 김미조 감독, <가만한>(2020)의 손모아 감독 등 동기 5명과는 모임을 만들었다. 고전영화 스터디하면서 서로 작품 만들면 피드백도 해준다. 한동안 ‘4인 이상 집합 금지’라는 이유로 모임이 주춤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해야겠다.

 

두 편의 영화를 완성했다. 내게 맞는 규모의 이야기를 찾아가며 실험하는 과정이었을 텐데.

생각보다 <종착역>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타성에 젖겠구나 싶더라. 똑같은 방식으로 청소년 배우를 섭외하고, 저번에 했던 이야기 또 하게 될까 봐 걱정했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두 번째 영화를 찍기까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기도 했고. 앞서 말한 ‘되면 한다’ 정신으로 부딪혔다. <종착역>에 보내준 호평과 응원을 실제로 체감하진 못했다. 코로나19 시기에 개봉하다 보니 관객을 많이 못 만났고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기도 어려웠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쫓기보다는 그냥 영화를 찍는 게 나한테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늦더위>는 개인의 성찰을 다루는 작품이기에 이 정도 규모가 적합한 것 같다. 이보다 큰 내용을 다루려면 그에 걸맞은 규모가 필요하겠지. 언젠가는 다른 작업 방식도 경험하겠지만 지금 방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싶진 않다. 앞으로도 친구들과 놀듯이 재밌게 영화를 만들고 싶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그새 또 다른 작품을 찍은 건 아닌가.

찍고 있다.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다큐멘터리인데 아직 작업 초반이라 공개할 내용이 많지는 않다. 기획과 촬영을 병행하는 중이다. 내년쯤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

서한솔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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