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동굴, 요술 램프
<윤시내가 사라졌다> 김진화
글 차한비 사진 이영진 / Interview / 2022-06-14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에 온 듯하다. 가수 윤시내는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직전 자취를 감추고,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하는 순이(오민애)는 “시내 쌤” 드릴 인삼주를 챙겨 길을 나선다. 자동차 핸들은 순이의 딸 장하다(이주영)가 잡는다. 엄마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유튜버로서 놓칠 수 없는 기회여서다. 사라진 전설과 그를 찾아 헤매는 짝퉁, 이건 조회수를 보장하는 콘텐츠니까! 여기에 또 다른 이미테이션 가수 준옥(노재원)까지 합류하면서 영화는 내처 우당탕 내달린다. 윤시내의 노래 가사처럼 “잊었던 그 사람 생각나”는가 하면, “뜨거운 마음속 불꽃 피우”기도 하는 여정이다. 

신순이가 아닌 ‘이 구역의 윤시내’로 살아가는 순이, 익명의 구독자를 만족시키는 데 열을 올리는 하다, 아이돌 데뷔라는 꿈을 포기한 후에도 무대 주변을 맴도는 준옥. 방망이 대신 마이크를 휘두르지만, 도깨비만큼 이상한 사람들이다. 진짜를 따라 하는 가짜에 불과하다고 말하기엔, 저마다 진심이어서 아름답다. 김진화 감독은 어릴 적부터 새로운 세계를 만들며 놀았다. 이야기라는 집을 짓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미워할 수 없는 이들이 나타났다.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두 마음은 하나로 이어졌다.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이야기는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는지 궁금해서 대화를 청했다.

 

 

사전에 요청해서 전작을 봤다. 단편 <나는 아직도 그녀의 족발이 그립다>(2018) <차대리>(2019)는 이미 영화제를 통해 접했던 작품인데, <환생>(2019)은 이번에 처음 봤다. 메소드 연기에 빠져 사는 괴짜 아빠와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딸의 관계를 그렸다.

영화제를 한 군데도 못 갔다. 아픈 손가락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작품이고, 만들 때 신경을 많이 썼다. 애정이 가는 영화인데다, 교내 반응도 좋았다. 동료들도 재밌다면서 응원해줬는데, 상영 기회가 없더라. 결국 마음을 내려놓는 수밖에. (웃음)

 

단편에서 <윤시내가 사라졌다>와의 연결 고리가 보이더라. 대개 상황은 현실적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정공법인데, 인물에게 저마다 기이한 구석이 있다. 뭐랄까, 좀 ‘킹받는다’고 해야 하나. (웃음)

킹받는다니 너무 좋은데? 나는 골때린다고 표현한다. 오민애 선배님께 허락받았으니, 솔직히 말할 수 있다. 이번에도 순이를 아주 골때리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유머를 구사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대차게 밀어붙이면서 갈 데까지 가는, 소위 ‘막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한데 모이는 바람에, 에너지가 충돌하는 느낌에 가깝다.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소심한 웃음이라고 평할지도 모르겠다. 

시나리오 쓰면서 혼자 ‘웃기네’ 할 때는 있지만, 배꼽 잡고 자지러지는 유머는 아니다. 난 그보다는 살면서 마주치는 아이러니한 상황, 충돌하면서도 공존하는 감정들에 관심이 있다. 웃긴데 슬프고,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는 거다. ‘웃프다’는 말이 나왔을 때, 되게 반가웠다. 내가 그려내고 싶은 톤이 딱 그거였거든. 물론 심심하다고 느끼거나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내 영화는 아주 웃기지도, 아주 심각하지도 않거든. 진지해진다 싶으면, 농담이 툭 튀어나오고.

 

‘밀당’ 같더라. 애초 코믹함을 의도하지는 않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맞다. 웃겨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인물을 둘러싼 풍경 자체가 우스꽝스러워지는 순간이 따라온다. 학교에서 피디 전공하는 친구와 팀을 이뤄 작업할 때가 떠오른다. 그 친구가 기획안을 만들 때마다 ‘장르: 코미디’라고 쓰더라. 그럼 나는 반박하는 거다. “이거 코미디 아니라고! 드라마라고!” (웃음) 

<나는 아직도 그녀의 족발이 그립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골때리는” 캐릭터를 전면에 세운다. 갈등하는 모녀 순이와 하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기를 자처하지만, 애를 쓸수록 가짜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어떤 시기를 통과할 때, 어떤 고민 속에서 이런 인물들을 떠올렸는지 궁금하더라.

순이 캐릭터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간혹 본다. 어떤 일은 특출나게 잘하는데, 나머지 영역에서는 영 미숙한 사람. 순이가 그렇다. 가수 윤시내를 좋아하는 일과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유능한데, 일상 생활에서는 무능하다고 평가 받는다. 순이 역시 자신을 그렇게 여기고. 근데 노래할 때만큼은 모두에게 인정받고,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낀다. 이미테이션 가수로서 윤시내라는 이름에 지탱하며 사는 인물로 설정했다. 다만, 영화에서 순이가 그 고리를 끊어낸다기보다는 ‘그래, 이것도 나야. 내 삶은 이런 모양이야.’라고 말하길 바랐다. 남들과 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봐야 할까? 영화 속 인물들이 존재의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화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두 발로 딱 서서 노래하고 춤추는 순이. 그게 맨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다. 

 

엄마와 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캐릭터를 구현하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단편 작업할 때부터 관계를 통해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했다. 나라는 사람이 그렇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계에 들어갔을 때 엿볼 수 있는 특징이 훨씬 많다고 느낀다. 그래서 캐릭터를 좀 내모는 편인 것 같다. 관계 속에, 세상 속에, 사회 속에 일단 내몰고, 거기서 하나씩 툭툭 튀어나오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순이와 하다라는 모녀 관계를 만들었다. 원래 딸이 두 명이었다. 더 엉망진창인 첫째 딸이 있었지. (웃음) 초기 구상에서 하다는 그나마 멀쩡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약간 고물 취급한다고 해야 할까. 사회에서 인정 받으려 노력하지만, 정작 스스로 부정하는 거다. 그 탓에 남의 취향을 카피하기도 하고. 그러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골때리는 여자 세 명을 볼 뻔했다. 

거기에 골때리는 남자까지 나오고. (웃음) 장편 시나리오는 처음이었다. 습작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여러모로 미숙했다. 교내 크리틱 시간에 엄청나게 깨졌다. 이걸 영화라고 할 수 있냐, 차라리 드라마 아이템으로 해라. 힘들기는 했지만, 받아들여야 할 비판이었다. 캐릭터도, 이야기도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인물을 줄이는 과정에서 장하다 혼자 남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 딸을 합친 꼴이 된 것 같다. 첫째는 보편이라는 기준에서 비켜나간 듯한, 어딘가로 치우쳐 있는 캐릭터였다. 남들 눈에는 제대로 살지 않는 것처럼 보이겠지. 반면, 둘째는 사회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엄청나게 강했다. 두 사람을 섞은 결과가 하다 아닌가 싶다.

 

시나리오는 얼마 만에 완성했나. 

4개월. 트리트먼트와 시놉시스를 구상하는 기간까지 합하면, 반년 정도다. 혼자였다면 훨씬 오래 걸렸을 텐데, 아카데미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 게다가 우리 때는 탈락 제도가 있었거든. 말 그대로 서바이벌이었다. 테스트도 못 치르고 탈락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글을 완성해야 했다. 

 

불이 붙었구나. 

생존 본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럴수록 오기가 나는 성격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정말 미친 사람처럼 매달렸다.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단기간에 찾아냈던 것 같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그래선지 부모와 자식의 관계, 로드무비 형식 등 단편에서 시도했던 바를 장편으로 대부분 들여왔다. 

맞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본래 로드 무비가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고치다가 막혔을 때, 큰 사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뭔가가 발생해야 이야기가 퍼져나가겠구나. 시간에 쫓기자 도리어 집중력이 높아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재빨리 파악했다. 

 

이미테이션 가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생각보다 담담하다. 흔히 떠올릴 법한 구구절절한 사연은 일부러 걷어낸 듯 보이더라. ‘짝퉁’ 취급받는 설움이라든지, 못 다 펼친 꿈이라든지. 

딱히 의도한 바는 아니고, 내 취향이 그렇다. 로드 무비 중에서도 <디센던트>(알렉산더 페인, 2012)를 좋아한다. 참 건조한 유머를 날리지 않나. 영화도, 사람도 담백한 편이 좋다. 그러다 보니 검열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휴게소에서 순이와 하다가 싸우는 장면을 놓고, 엄청나게 고민했다. 감정을 해소하는 방식이 너무 직접적인가? 자칫 잘못해서 촌스럽게 보이면 어떡하지? 습관처럼 지닌 두려움이 있는데, 그냥 내 생김새가 그런 것 같다. 사실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다. 1~2년 지나서 영화를 다시 보면, 이전과는 반대로 ‘좀 더 갔어야 했나?’ 후회한다. (웃음) <환생>도 그랬다. 아빠와 딸이 한 번쯤은 제대로 맞붙어야 했는데, 충돌을 피해 갔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저 유머러스하게 넘어간 점을 곱씹으며, 오래 아쉬워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도 내년쯤 다시 보면 아쉬울까?

최근에 <끼엔 떼 깐따라>(카를로스 베무트, 2018)라는 독특한 스페인 영화를 봤다. 릴라라는 ‘국민 가수’가 기억을 잃고, 해변에서 발견된다. 이때 그녀의 이미테이션 가수가 등장한다. 모창 가수가 원조 가수에게 노래와 춤을 알려주는 거다. 두 사람이 마주 보는 장면에서 이상한 힘이 느껴지더라. 문득 ‘엄마가 공연하는 모습을 하다가 봤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끼엔 떼 깐따라>에서 이미테이션 가수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특별한 대사 없이도 삶의 애환이 묻어난다. 물론 톤 자체가 전혀 다르기에, 두 영화를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순이의 감정이라든지 애잔한 면을 더 깊이 보여줄 걸 그랬나?’ 생각하기는 했다.

 

궁금했던 부분이다.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 받는 장면을 순이가 아닌, 준옥에게 할당한 이유를 듣고 싶다.

내 영화에는 늘 C가 등장한다. A와 B가 갈등하는데, 둘의 화해는 제3자를 통해 이뤄진다.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쓰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더라. 준옥은 순이의 말을 전달하는 역할이고, 하다는 준옥에 엄마를 투영해서 바라본다. 나중에 윤시내 선생님과 만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순이와 윤시내가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가 순이의 마음을 윤시내에게 대신 전달한다. 희한하게 단 한 번도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관계가 없다. 조금씩 어긋난다고 볼 수 있는데, 내가 자주 사용하는 이야기 구성법인 것 같다.

 

무슨 뜻인지 알 듯하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때때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나. 다른 이를 만난다든지, 책이나 영화를 본다든지.  

맞다.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물음표를 품을 때가 있는데, 그 사람이 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주지는 않더라. 오히려 다른 사람, 또 다른 관계에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는다. 얼마간 거리를 둬야만, 비로소 깨닫는 부분도 있고.

<환생>

영화 속 이미테이션 가수에게 두드러지는 정체성은 ‘추종자’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해서 뒤쫓는 사람인데, 이를 긍정적 뉘앙스로 보여준다.

나에게 추종은 사랑이다. 최선을 다해 좋아하는 마음. 영화 전면에 드러나는 키워드는 ‘진짜와 가짜’다. 대체 ‘진짜’란 무엇이며, 영화는 그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자문하다 보니, ‘무언가를 제대로 좋아하는 마음은 진짜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확 열어젖히는 것, 그렇게 진심을 보여주는 것. 엄청나게 용기가 필요한 일 아닌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또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혹시 거부당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난 정말 좋아해!’ 하며 마음을 내보이는 거니까. 하다는 처음에 그 뜨거움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엄마를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그러다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을 거치며, 엄마의 재능과 노력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하다가 순이를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들으면서 감독의 모순을 발견했다. ‘뜨거움’을 못 견딜 만큼 민망해하면서, 동시에 귀하고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진짜 친한 친구들만 내 뜨거움을 안다. (웃음) 밖에서는 ‘쿨하다’는 말을 듣는데, 가까운 이들에게는 굉장히 질척대거든. 내가 겪은 모든 사랑의 실패는 곧 거리 조절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진심으로 가득해서, 거리를 못 지킨다. 결국 보통 관계에선 훨씬 방어적으로 임한다. 실수할까 봐 간격을 띄우려 노력하는 거다. 누군가는 너무 뜨겁다고 하는데, 사회 생활하며 만난 이들은 나를 차갑게 보더라.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영화에 관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 역시 사랑하는 영화에 관한 일종의 ‘카피’라고 한다면, 순이의 ‘덕질’과 영화 만드는 행위가 그리 다르지 않게 다가오더라.

멋진 해석이다. 내심 이미테이션 가수와 배우를 겹쳐서 봤다. 일의 성격이라든지, 일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다르지 않더라. 게다가 난 배우를 되게 좋아한다. 연기라는 일, 배우라는 직업 모두 존경한다. 오빠가 어릴 적부터 배우로 일했다. 오랫동안 오빠를 지켜본 덕분인지, 자연스레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에 공감하게 됐다. 나 역시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고. 달리 보면, 누구나 연기하며 살지 않나. 물론 배우의 그것과는 또 다른 영역이지만, 어쨌든 일상에서도 상황과 관계마다 가면을 쓴다. 20대 때는 그게 무척이나 힘들었다. 내 콤플렉스였고, 스트레스도 정말 컸다. 그런 과정을 거쳐선지 배우와 이미테이션 가수라는 직업에 자꾸 마음이 갔다.

 

감독이 추종하는 대상은? (웃음)

솔직히 말해도 되나? 열렬히 좋아하는 무언가가 없다는 것, 그게 요즘 내 고민이다. 한동안 BTS 정국에게 꽂혔다. 장편 찍기 전인데, 매일 룸메이트와 함께 정국을 봤다. 덕분에 아카데미 정규 과정을 버텼지. (웃음) 그토록 좋아하고 사랑했던 가수인데, 지금은 그 마음이 많이 없어졌다. 최근에 좀 우울했던 이유와도 맞닿는 이야기일 것 같다. 영화제와 개봉 준비를 포함해서 여러 일을 소화해야 했고, 여전히 무언가를 챙겨 볼 여유가 없다. 집에 가면 곯아떨어지기 바쁘거든. 어제는 갑자기 무력감이 크게 다가오더라. 나는 사랑할수록 힘이 나는 사람인데, 지금 내 안에는 그 사랑이 별로 없는 느낌이다. 말하다 보니, 진짜 슬프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덕질’하는 대상이 없네.

 

음악은 오래 들어온 사람일 거라 짐작했다. 가수 윤시내를 소환한 이번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전작에서도 음악을 중요한 장치로 사용했다.

유튜브에서 옛날 음악을 종종 찾아 듣는다. 노래방도 좋아하고, 작업할 때도 노래를 틀어두는 편이다. 산울림 밴드를 특히 좋아한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예전 노래는 퍼포먼스를 보는 재미가 남다르지 않나. 좋은 의미에서 약간 엉망진창으로 가는 공연. (웃음) 시기마다 찾는 노래가 다른데, 요즘에는 필립 글래스를 자주 듣는다. 우울하면서도 마냥 고여 있는 느낌은 아니다. 묘하게 기운이 난다고 해야 하나. 침체에 빠진다기보다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을 주게 된다.

김진화 ©이영진

영화에 삽입할 노래는 어떻게 골랐나. 인물마다 주제가를 갖는데, 역할뿐만 아니라 그 배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순이가 부르는 ‘그대에게서 벗어나고파’는 피디에게 추천받았다. 일단 노래가 너무 좋았고, 두 번째로 가사가 찰떡이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무조건 이 노래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준옥의 경우, ‘열애’ 외에도 후보곡이 좀 있었다. 사실 나는 좀 더 힘 있는 노래를 불렀으면 해서 ‘공연히’를 염두에 뒀다. 그 노래가 진짜 좋거든. 고민하다가 재원 배우랑 코인 노래방에 갔다. 어쨌거나 배우가 잘 부를 수 있는 곡을 골라야 하니까. 윤시내 선생님의 노래를 쭉 불렀는데, 대부분 소화하기가 너무 어렵더라. 그때 재원 배우가 솔직하게 말해줬다. “그래도 ‘열애’는 자신 있어요.” 리드미컬한 노래보다는 차라리 발라드가 낫다는 뜻이었다. 재원 배우가 ‘열애’를 부르는 순간, 곧바로 마음을 정했다. 그때만 해도 노래가 입에 붙은 상태는 아니었는데, 확신이 생기더라.

 

시나리오 세부 작업과 캐스팅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지 않았을까 싶다. ‘연시내’로 변신한 오민애 배우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이주영 배우가 이미테이션 가수 아카데미에서 “딱 보니까 각 나왔어”라며 이상은으로 지목받는 장면에서도 무릎을 쳤다.

말한 대로다. 배우를 만나면, 시나리오를 다시 쓸 수밖에 없다. 배우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세부 내용을 수정했다. 윤시내 선배님의 경우, 신의 위치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싹 바꿨다. 선배님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여쭤봤다. “콘서트를 취소하고 친구에게 가는 상황인데, 공감이 가세요?” “혹시 그 친구가 위독한가? 그럼 이상하지는 않지. 나, 갈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 내용을 천천히 짚어 갔다. 최대한 선배님께 익숙한 옷을 입혀드리자고 생각했다. 말투라든지 의상에서도 선배님의 평소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 

 

익숙한 모습인데도, 영화에서 정령 같은 느낌이 들더라.

실제로 그렇다. 만나고 헤어지면, 기분이 이상했다. 그냥 쓰윽 스쳐 지나간 느낌. ‘다음 주에는 뵙자마자 이걸 꼭 물어봐야지!’ 해도, 막상 선배님 앞에 서면 시간이 훅 가더라. (웃음)

 

처음에는 어떻게 만났나. 

소속사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다. 30년 가까이 선배님과 함께 일해오셨고, 영화에도 등장하는 라이브 카페 ‘윤시내 열애’를 직접 운영하고 계신다. 피디가 미사리에 가자고 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 ‘윤시내 열애’라는 카페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곳에 정말 윤시내 선배님이 계신다고? 뭔가 시트콤 같은 상황 아닌가. 도착한 후에도 내내 신기했다. 대표님이 오시기에 당연히 미팅할 줄 알았는데, “일단 공연을 보세요” 하시더라.

 

새로운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겠다.

맞다, 그렇게 ‘윤시내 월드’로 훅 들어갔다. 이미테이션 가수들이 모인 교습소에서 난데없이 기차놀이에 휩쓸렸던 영화 속 하다처럼. (웃음) 처음에는 무대를 보면서도 긴가민가했다. 생각보다 체구도 너무 작고, 노래하기 전에는 목소리도 잘 안 들렸다. “진짜 윤시내 선생님 맞아요?” 물어봤을 정도다. 이전까지 나는 선생님을 영상으로만 봤으니까. 근데 선생님이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대표님의 뜻을 알겠더라. 이래서 직접 보고 들으라는 거구나.

<윤시내가 사라졌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순이와 하다는 자신만의 공고한 세계에 사는 인물이자, 미운 정 고운 정을 쌓아온 모녀 관계다. 두 배우를 캐스팅하며 가장 기대했던 바는 뭐였나. 

민애 선배님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순이는 무심코 마주치면 “저 여자, 누구야? 왜 저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어딘지 모르게 치우쳐 있는 사람이다. 근데 관객으로 바라봤을 때는 미워할 수 없어야 했다. “난 이런 거 좋아해”라고 투명하게 속마음을 내비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다가갔으면 했다. 사실 민애 선배님의 전작을 봤을 때는 그런 모습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차갑고 무서운 분일 거라 짐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선배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봤다. 혼자 기타 치면서 말씀하시는 영상인데, 보자마자 “진짜 골때린다!” 했다. (웃음) 실제로 뵙고 나니, 더 확신이 생겼다. 권위를 앞세우는 분도 아니고, 평소에도 유머러스하다. 누군가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역시 1인 방송이 최고구나 싶더라. 

 

이주영 배우도 만만치 않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하다의 키워드는 에너지였다. 이것도 과격한 표현일 수 있는데, 눈이 기이하게 빛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사가 빠진 듯하면서도 초롱초롱한 눈. 실제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배우를 찾으려 했고, 본래 조금 더 빠른 호흡을 상상했다. 하다는 말과 행동의 속도 자체가 빠르다고 설정했거든. 동시에 순이와의 앙상블도 중요했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르면서도 ‘케미’가 있어야 했다. 오민애 배우와 이주영 배우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민 끝에 주영 배우에게 미팅을 청했다. 사실 내가 머릿속에 그렸던 하다와는 꽤 달랐다. 주영 배우가 긴 팔다리를 늘어뜨린 채, 멀리서 ‘어기적어기적’ 걸어왔거든. (웃음)

 

특유의 그루브가 있다. 

맞다, 반 박자 느리다고 해야 하나. 말할 때도 “아~ 진짜요~” (웃음) 느릿느릿 걷는 주영 배우를 보는데, 문득 ‘이것도 에너지 아닌가?’ 싶더라. 눈을 부릅뜨고 빨리빨리 움직여야만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아니구나. 하다는 이런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왠지 영화 얘기보다는 사는 얘기 하느라 바빴을 것 같다. 

이제 만나면, 사는 얘기밖에 안 하지. 하루는 민애 선배님한테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많이 내려 놓아야 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너는 더 살아야 해~” 그러시더라. (웃음) 유튜버도 자주 추천해주신다. 양자 물리학 동영상, 명상 동영상 링크 보내주시고. 주영 배우와는 또래이기도 하고, 은근히 통하는 부분이 많다. 주영 배우는 나를 감독으로 존중하는 동시에, 친구로 대해준다. 현장에서도 참 고마웠다. 처음에 주영 배우가 “감독님이랑 나랑 성격이 좀 비슷한 것 같아요”라고 했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촬영하면서 알았다. 항상 웃으면서 애쓰는 사람이다. 동료 배우며 스태프며 주변 사람들 챙기느라 바쁘고, 눈치도 많이 본다. 그냥 편하게 쉬어도 괜찮은데, 먼저 다가와주고. 실은 현장이 꽤 힘들었다. 저예산 영화라면 다 비슷하겠지만, 제한된 조건에서 내 욕심을 전부 채우기는 어려웠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날의 연속이었지. 그때 배우들에게 큰 힘을 얻었다. 서로 신뢰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나중에는 눈만 마주쳐도 알겠더라. 아, 지금 저 사람도 지쳤구나. (웃음)

 

두 배우도 무척 친해진 것 같더라.  

둘의 사랑은 촬영을 마친 후에 본격화했다. 점점 친해지더니, 어느새 명절에 찾아가는 사이가 됐더라. 같이 밥도 먹고, 등산도 가고. 나와 재원 배우까지 포함해서 넷이 쓰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떠든다. 

김진화 ©이영진

준옥 역할에 노재원 배우를 캐스팅한 과정도 듣고 싶다. 최근 1~2년 사이에 출연작을 부지런히 쌓은 배우인데, 감독과 만날 때만 해도 낯선 이름 아니었을까 싶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찾아준 배우다. (웃음) 이름조차 몰랐고, 당연히 후보에도 없었다. 준옥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으리란 것은 예상했다. 큰 역할인데다, 배우 입장에서는 여장과 노래 등 연기 외에도 소화해야 할 부분이 많지 않나. 처음부터 젠더-프리 캐릭터를 염두에 뒀기에, 외모와 분위기도 중요했다. 내가 찾기도 어려울 테지만, 흔쾌히 수락하는 사람도 별로 없겠구나 했다. 아니나 다를까, 국내 소속사를 거의 다 뒤져봤는데도 답이 안 나왔다. 결국 내가 의지할 곳은 유튜브뿐이었다. 주야장천 검색했다. 남자 배우, 독립영화 배우, 신인 배우… 별별 검색어를 입력하며, 유튜브를 헤맸다. 그러다 화면 창 오른쪽에 뜨는 영상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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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딱 노재원 배우가 나왔다. <버닝>(이창동, 2018) 대사로 연기하는데, 얼굴도 목소리도 참 묘했다. 만나볼까 하다가 실은 마음을 한 차례 접었다. 워낙 정보가 없는 터라, 리스크가 크다고 봤다. 근데 자꾸 생각나더라.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그 묘한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싶고.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연락했다. 실제로 만나니 알겠더라. 이 사람이 왜 특별한지.

 

왜였나.

디테일이 있다. 자기만의 박자를 가진 사람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했는데, 답은 섬세함인 것 같다. 생각도 행동도 섬세한 친구다. 자신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연구한다. 처음 리딩하는 순간, ‘찾았다!’ 싶더라니까. 너무 기뻐서 연출부 붙잡고 소리 질렀다. (웃음) 

 

메이크업, 의상, 소품에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콘셉트를 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태프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분장 팀, 의상 팀과 회의하는 시간은 내게 행복이었다. 처음에는 긴장했다.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선배이자, 그 분야의 전문가들 아닌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 충실히 말씀드렸다. 특히 준옥의 스타일링이 중요했는데, 다행히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며 반겨 주셨다. 보이 조지, <크라잉 게임>(닐 조단, 1992)에서 트랜스젠더 딜 역을 맡은 제이 데이비슨 등을 레퍼런스로 보여드렸다. 다들 놀라면서 진짜 이렇게 해도 되냐고 물으시더라. 과하다 싶은 정도로 과감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지. 피어싱은 내 고집이었다.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안드레아 아놀드, 2016)에서 샤이아 라보프를 보고 피어싱에 꽂혔거든. (웃음) 분장이나 의상과 관계없이, 늘 몸에 지닌 무언가가 있기를 바랐다. 준옥만의 시그니처가 생기면, 멋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보라색 퍼코트에 화려한 눈화장, 가발 등 오민애 배우의 스타일링에도 눈길이 간다. 하다의 의상과 헤어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이 드러난다.

대부분 의상 팀에서 제시해주셨다. 딱 하나, 보라색 퍼코트만 내가 말씀드렸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정해둔 의상이었다.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라는 캐릭터를 설득하려면, 의상과 소품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했다. 근데 보라색 퍼코트를 구할 수가 없는 거다. 손수 제작하는 수밖에 없는데, 예산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 의상 팀에서 자그마한 퍼 목도리를 하나하나 엮어서 만들어주셨다. 하다의 경우, 주황색이 많이 들어간 옷으로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색감을 직접 제안했구나. 

배우마다 키 컬러를 정했다. 하다는 직관적으로 오렌지가 떠올랐고, 순이는 처음부터 보라색이었다. 신비롭고 화려한 색. 한편, 준옥이는 카키였다. 의상 팀에서는 얼굴 죽는다며 싫어하더라. (웃음) 준옥은 말을 많이 하는 캐릭터다. 자연스레 존재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 컬러까지 튀면 곤란하다고 봤다. 평소 의상은 가급적 무난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요즘에도 작업하나. 개봉 준비로 한창 바쁘겠지만, 뭔가를 안 쓰고는 못 배기지 않을까 싶다.

틈날 때마다 아이템을 정리하며, 시놉시스로 만들어보는 중이다. 어떤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나를 위해서.

 

‘내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인가? 

복합적이다. 어쨌든 난 뭔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창작 욕구를 주체할 수가 없으니,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거다. 개봉 역시 영화를 마무리하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단계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창작해내는 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기운이 좀 가라앉는 듯하다. 게다가 말이 많은 시기 아닌가. 영화뿐만 아니라, 나에 관한 말도 계속 따라올 수밖에 없다. 한두 달 전만 해도 응석 부리는 딸이자 편한 친구였는데, 갑자기 낯선 이에게 수시로 평가받는 위치에 놓였다. 그 말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다. 나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만들자!’였다. 난 만들 때, 충만함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차대리>

단국대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이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진학했다. 십 대 시절부터 감독이 되기를 꿈꿨나.

구체적으로 영화감독은 아니었지만, 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이야기는 내게 습관이자, 놀이였다. 어릴 적부터 혼자 글을 쓰고, 극놀이를 했다. 이야기를 완성하지 못하면, 앉은 자리를 못 떠날 정도였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머릿속으로 상상하든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에 큰 재미를 느꼈다. 초등학교 때는 방학 숙제로 단편 소설을 제출했다. 

 

반에 꼭 그런 친구가 있지. 만화 그리면, 애들이 다 돌려 읽고.

난 인터넷 소설을 썼다. 고등학교 다닐 때인데, 공부보다 연재가 중요했다. 친구들이 다음 편은 언제 나오냐고 묻고, 잘 쓴다면서 칭찬해줬다. 그럼 난 “재밌지? 이것보다 더 재밌는 얘기도 해줄 수 있어.” (웃음) 자연스레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했고, 배우를 꿈꾸는 오빠에게 영향도 많이 받았다.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푹 빠져서 봤던 작품이 있다면.

단국대 졸업 후, 1년 넘게 회사에 다녔다. 영화는 안 할 생각이었는데, 지루함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때 <하나 그리고 둘>(에드워드 양, 2000)을 봤다. 워낙 좋아하는 감독이자 작품이긴 한데, 그날따라 눈물이 막 나더라. 그때 확인했다. 나 진짜 영화 좋아하는구나. 아, 드라마틱하게 말하는 거 너무 싫은데. (웃음) 당시 내 상황과 영화가 겹치면서 울림이 컸던 것 같다. ‘맞아, 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남들이 못 보는 뒷면에 관해 말하고 싶고, 내가 삶에서 늘 의미와 가치를 뒀던 부분이 바로 그거였어.’ 내 마음을 직시하고 나니, 내가 왜 죽은 듯이 사는지도 알겠더라. 이후 아카데미에 들어가면서 영화를 향한 사랑이 구체화됐다. 영화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영화적 순간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동료들에게 많이 배웠다. 

 

오늘 “이야기”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돌고 돌아 깨달았거든. 난 영화라는 한 가지 매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더라. 드라마, 소설, 이웃집 소식,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 모든 이야기를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너무너무 많다. “쿠엔틴 타란티노처럼 찍고 싶어요”라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렇게 멋진 말은 못 하겠다. 그냥 이야기가 좋다. 그 속에 담긴 알맹이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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