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친 남녀는 ‘까마귀 숲’으로 여행을 떠난다. 자주 술을 마시는 그들은 오래전부터 지쳤으며, 더는 삶을 꿈꾸지 않는다.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모르지만 서로에게 드리운 그림자만은 분명히 알아본 둘은 함께 죽을 곳을 찾아 나선다. 자고 나면 기억을 잃는 모인(강길우)과 매일 과거를 지어내는 화림(박가영), 대체 이들은 어디서 무얼 하다 왔을까. 어떤 사연으로 죽음까지 결심했을까. 모인만큼이나 화림도 묘연한 인물이다. 다만 뻔뻔하다가도 이내 절박해지는 화림의 얼굴을 바라보면, 그녀가 홀로 견뎌왔을 시간을 보듬어주고 싶어진다. 울적하고 무거운 여정이 되리라는 예상과 다르게, 화림 곁에서 지켜보는 풍경은 그래서 한없이 평화롭다. 마침내 도착한 ‘까마귀 숲’에서 모인이 죽기 전에 남기고 싶은 것은 없냐고 묻자 화림은 없다고 답한다. 대신 “너무 추워서 빨리 죽어야겠어요”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박가영에 따르면 영화 속 여행처럼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기묘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상한 일이 연달아 벌어졌다. 생각해보니 연기를 시작한 후로 줄곧 그랬다. 인연이나 운명 같은 건 그저 듣기 좋으라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젠 그 말에 실린 무게를 매번 곱씹는다. 박가영은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서로 소중히 대하며 살아야 해요”라고 했다. 그가 작품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두 번째 겨울>(김의곤, 2016)과 <황제>(민병훈, 이상훈, 2017) 이후 세 번째 방문이었다.
영화제 기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조용했다. 택시를 타면 기사님도 낯설다고 한마디씩 하시더라. 그래선지 더 애틋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려운 시국에 영화제를 개최하려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싶고. 이렇게나마 영화제가 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크린으로 본 <온 세상이 하얗다>는 어땠나.
감독과 배우 모두 ‘반성 모드’였다. (웃음)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는 숨을 곳이 없으니까. 못하고 아쉬운 점만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도 관객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게 봐주시고 질문도 다양하게 나왔다. 아무래도 영화가 죽음으로 가는 길을 담다 보니, 관객 각자 평소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에 따라 관심도나 이해도가 달라지는 듯했다.
기억에 남는 평이 있다면.
친구가 연락도 없이 부산에 와줬다. 최근 휴직을 해야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안 좋았던 친구인데 영화를 보며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 솔직히 이 영화가 누군가에게 기운을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무척 놀랐다. 모인과 화림은 죽음을 결심한 사람들이지만,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어가는 식물을 보살피기도 하지 않나. 친구가 그런 장면을 가리키며 “본인이 죽고 싶다고 해서 남도 죽기를 바라거나 남을 해치는 마음을 갖는 건 아니다”라고 하더라.
김지석 감독에게 강길우 배우를 직접 추천했다고 들었다.
영화제에서 오며 가며 만난 적이 있을 뿐 본래 친하지도 않고 같이 작업해본 적도 없다. <한강에게>(박근영, 2019)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때 길우 선배가 긴 호흡으로 보여준 연기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평소 감독에게 “이 역할은 누가 해요?”라고 질문해본 적이 거의 없다. 캐스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내가 관심을 둘 영역도 아니고. 근데 이번 영화는 좀 달랐다. 누가 모인이 될지 궁금했고, 화림을 연기함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에 나오지는 않지만 화림 역시 모인에게 어느 정도 호기심을 느꼈을 거라 짐작했거든. 당시 감독님이 오디션에서 마땅한 배우를 찾지 못해 난감해하던 상황이었다.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배우를 추천해봤다. 감독님이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모인 역에 강길우 배우가 잘 어울릴 거 같더라.
왜 모인을 보며 강길우 배우가 떠올랐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무기력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모인에게서 왠지 모를 품위가 느껴졌다. 그런 느낌을 더해줄 배우가 좋지 않을까 싶더라.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모인과 곧바로 연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면모를 갖춘 사람.
모인과 화림의 조화도 염두에 뒀을 듯하다.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에서 두 배우의 목소리가 참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다행이다. 사실 목소리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신당 장면을 촬영한 다음부터 갑자기 목이 잠겼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컸다. 관객이 듣기에 거북하면 어떡하지 싶어서 잠도 안 오더라. 죽으러 가는 화림과 달리, 박가영으로서는 어떻게든 남은 촬영을 해내야만 살 수 있다는 심정으로 힘을 쥐어 짜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그동안 여러 번 촬영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거든. 촬영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끙끙 앓았다.
신당에 다녀와서 그랬다니 뭔가 의미심장하다.
안 그래도 그곳 법사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르더라. 떠나기 전에 절을 올리라고 했는데, 길우 선배만 하고 나는 안 했거든. 이제 하라는 건 꼬박꼬박 다할 거다. (웃음)
대개 롱테이크로 이루어져 있고 야외 촬영도 워낙 많았다. 강길우 배우와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졌을 듯한데, 함께 작업해보니 어떤 배우라는 생각이 드나.
길우 선배와 호흡을 맞추기 어려웠다면 정말 힘든 작업이었을 거다. 영화는 협업이지 않나. 연기할 때도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내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내 결도 완전히 달라진다고 느낀다. 길우 선배는 흥미롭고 든든한 파트너였다. 영화를 찍는 동안 컨디션 문제로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도 있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까먹고 있다가도 모인이 하는 말을 들으면 저절로 입이 열리더라. 해야 할 말을 비로소 알게 되는 느낌이랄까. 당시에는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속상했는데, 촬영을 마치고 나서 길우 선배가 “너는 잘 듣는 사람이야. 조금의 더함도 덜함도 없이 너랑 재밌게 주고받았다.”라고 말해주었다. 엄청 감동했다. 선배는 이미 잊어버렸을 거 같지만. (웃음)

김지석 감독이 화림 캐릭터에 관해서는 박가영 배우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하더라. 애초 로맨스를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배우 덕분에 멜로적 뉘앙스가 가미되기도 했다고.
감독님과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영화 중반부터 화림은 모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갔다고 해석했다. 그 정도의 호기심과 호감조차 없다면, 과연 이 여성이 낯선 이와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을까 싶더라. 애정으로 보여도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님이 프로그램 노트에 ‘괴상한 러브 스토리’라고 쓰신 걸 보고 속으로 ‘아, 프로그래머님은 발견하셨구나!’ 했지. (웃음)
화림은 자칫 정물이나 유령처럼 보일 법한 캐릭터인데, 적은 대사와 에피소드만으로도 인물을 설득력 있게 채워냈다.
<온 세상이 하얗다>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에서 가능하면 시나리오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쉽게 쓴 글이 아님을 알기에 최대한 온전히 이해하고 싶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함을 남기는 지점에 관해서는 감독에게 의견을 구한다. 언젠가부터 배우이자 여성으로서 한 캐릭터를 만났을 때, 좀 더 예민하고 책임감 있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적어도 나는 그 인물을 끝까지 지켜주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 이번에도 감독님과 상의하고 수정한 부분이 있다. 시나리오에는 화림이 모인 앞에서 과거 성폭행 피해 경험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여성 캐릭터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될 때 위험한 부분이 있겠다고 봤다.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감독님께 긴 메일을 보냈다. 다행히 감독님이 함께 고민해보자고 하더라. 모르는 것에 관해서는 솔직히 모른다고 털어놓고, 대화해나갈 여지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작업할 때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인가.
맞다.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건 연기하기도 어려워한다. 연기를 아주 잘하거나 스킬이 뛰어난 배우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배워가는 입장으로서는 진심을 담는 일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촬영하다 보면 마지막 회차쯤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여태 소보로빵 먹는 연습을 해왔는데 먹다 보니 ‘이건 단팥빵이구나!’ 싶은 거지. (웃음) 그럴 때는 내 감정을 무시하거나 속이기보다는 감독을 찾아가서 이야기한다.
검색해보니 <미스터 쿠퍼>(오정미, 2015)가 데뷔작으로 나오더라.
카메라 앞에 처음으로 선 작품은 <빈 방문>이라는 단편이다. 감독과 배우만 기억하는 영화로, 내 외장하드에 소중하게 보관해놓고 있다. (웃음) 아무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배우 모집 공고를 보고 무작정 지원했다. 귀신 역할이라 딱히 대사가 없었다. 그럼 내게도 가능성이 1%는 되지 않을까 하며 지원했던 기억이 난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임용고시를 준비했다고 들었다. 교사에서 배우라니, 가장 안정적인 길을 찾다가 가장 불안정한 길로 들어섰다.
데뷔 과정이 정말 기이했다. 이전까지는 배우를 꿈꿔본 적도 없을뿐더러, 오랫동안 꿈 자체가 없는 상태였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20대 중반부터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임용고시를 치르기도 하고 의류 쇼핑몰과 출판사에서도 잠깐 일했다. 직종을 가리지 않고 이력서를 돌리던 시기였는데, 그중에 영화 제작사도 있었다. 영화를 만든다거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혼자서 영화제를 다닐 만큼 영화 보는 건 좋아했거든. 근데 중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내 이력서가 배우 프로필 사이에 끼어 들어간 거다. 채용 면접이 아니라, 장편 영화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이 왔지. (웃음) ‘뭐지?’ 하며 오디션에 갔는데, 감독님이 단편을 찍어보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때 처음으로 배우라는 직업이 궁금해졌다. 단편영화는 배우를 어떻게 모집하는지 한참 찾아보다가 필름 메이커스에 가입했고, <빈 방문>을 시작으로 단편 작업을 이어 나갔다.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았겠지만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막막했을 텐데. 연기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왔던 거 같나.
연기가 재밌더라. 무엇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좋았다. 근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전부 멈추고 제주도로 내려갔다. 당시에는 연기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웠다. 특히 누군가의 아픔이나 상처를 연기한다는 게 굉장히 무례한 일처럼 느껴졌다. 나처럼 부족한 배우가 이 인물을 대표해서 보여줘도 되는 걸까 싶더라. 제주도에서 1년 정도 혼자 살았다. 돌이켜보면 이전에 못 했던 걸 전부 시도해본 시기 같다. 일부러 고독한 환경에 몰아넣으면서 나라는 사람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러다 어느 날 제주에서 우연히 만난 분에게 “가영 씨, 되게 영화 찍고 싶은가 봐요”라는 말을 들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화를 만드는 즐거움에 관해 계속해서 이야기했던 모양이다. 그제야 ‘아, 내가 연기에 열정을 갖고 있구나’라고 깨달았지.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먹으며 서울로 돌아왔을 때가 2015년 즈음이다. 친구들이 아직도 신기하게 본다. 워낙 조용하고 남들 앞에 나선 적도 없는 애였거든.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가 나온 사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동안 영화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라든지 사진 작업도 활발하게 지속하지 않았나. 당연히 촬영에 익숙할 거라 생각했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무조건 카메라 앞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되자.” 당장 영화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 작업이라든지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꽤 시간이 지나기는 했어도 사진 촬영할 때는 여전히 어색하고 힘들다. 하지만 나는 돈을 받고 그 자리에 서는 사람이 아닌가. 그럼 잘해야 하는 거다.
입금이 끼를 만들어준 셈이다.
맞다. 없던 끼도 나오더라. (웃음) 좋은 동료를 만난 덕분이기도 하다. 아주 재미없는 사람도 주변에서 어떻게 호응해주느냐에 따라서 유쾌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촬영장에서 칭찬과 격려를 계속 받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더라.


인터뷰 준비하며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뒤졌다. (웃음) 산책과 여행, 시와 영화를 참 좋아하는구나 싶더라.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일 거라 짐작했다.
그게 보이는구나. (웃음) 혼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잘하는 편이다. 제주도에 살 때 심심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그냥 바다 가고 오름 가고 하면서 재밌게 지냈다. 그렇게 풀어주면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다. 사실 속으로는 되게 조급한데 자연이 사람을 좀 느긋하게 만들어주는 거 같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정말 하찮은 존재니까. ‘그래, 내가 뭐라고’ 하며 한발 물러서기도 하고, 때로는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한테 부끄럽지 않으면 잘 사는 거야’라며 마음을 다독이기도 한다.
조급하다는 말은 의외다. 무척 여유로워 보였거든.
엄청 조급하다! 불안하다고 말하면 다들 놀라더라. (웃음) 아무래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베풀고 살 만큼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보니 마음만큼 못 챙기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오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나를 정말 많이 이해하고 아껴주거든. 진심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더 마음이 간다.
요즘 연기하는 마음은 어떤지도 듣고 싶다. 불안하고 조급한 와중에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있다면.
영화를 시작하고 나서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예전에는 영화 취향도 지금과는 달랐다. 사실적이고 사회 고발적인 작품을 훨씬 좋아했고, 아름다움을 찾기보다는 의미를 분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근데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서 아름다움이 참 중요하게 다가오더라.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은데, 우리는 그 안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 곳곳에 자리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걸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내가 참여한 영화와 내가 만나는 인물이 누군가에게 힘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기다리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나.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거 같은데. 일단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순간을 참 좋아한다. 영화에 그런 풍경을 담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자연의 공포를 보여주는 영화에도 관심이 많다. 자연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넉넉함을 찾기도 하지만, 때로는 크나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거든. 아, 어떤 종목의 선수로 등장해서 치열하게 운동하는 스포츠 영화도 꼭 해보고 싶다. 여성 팀 이야기. 너무 안 어울리려나? (웃음) 팀원들과 서로 북돋우며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임순례, 2008) 같은?
너무 좋지. 볼 때마다 운다. (웃음) 설령 진부하다고 해도 진심을 담아내는 작품이 좋다. 운동은 정말 정직하지 않나.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느끼는데, 가능하다면 연기도 운동처럼 하고 싶다. 누군가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정성을 쏟아야 하는 거 같다. ‘내가 뭘 안다고 이렇게 연기하지?’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품어 왔고,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제는 이기심을 앞세우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연기를 너무 좋아해 버려서 그만둘 수가 없는 거다. 요즘에는 ‘잘해야지’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담아서 잘해보고 싶고, 앞으로 그런 기회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