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시간, 시간의 예술
SIFF 2019 <나의 정원> 원태웅
글 정지혜 사진 이영진 / Feature / 2019-12-03

원태웅 감독은 별다른 것 없어 보이는 매일의 시간, 반복되는 일상을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아 왔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만이 가장 믿음직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원태웅 영화에서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은 자연히 완성돼 있고, 어떤 것은 허망하게 사라지며, 그럼에도 또 어떤 것은 변치 않고 계속 그곳에 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경쟁작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나의 정원>(2019) 역시 마찬가지다. 예술, 특히 화가의 그림 작업 역시도 특출한 재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 하는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시간을 잘 보내면 어느 순간 목격하게 되는 삶의 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이 영화에서 화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건 사건이 되지 못한다. 화가가 작업을 하러 작업실로 가는 길, 작품 앞에서 고민하며 보낸 시간,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도 계속되는 화가의 하루하루가 계속된다는 게 중요하다. 예술도, 삶도 그런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다.

원태웅 영화에는 특별한 사건도 카리스마적 인물도 그 흔한 내레이션이나 인터뷰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비슷한 동선으로 부단히 몸을 쓰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일상적 행동과 시간의 패턴이 있고 그 가운데서 미세한 차이가 전해진다. 감독의 데뷔작 <장보러가는 날>(2011)은 감독의 부모가 운영하던 퇴촌의 식당에서 쓸 식자재를 사기 위해 서울과 퇴촌을 오가며 장을 보던 감독과 부모의 반복적인 동선과 시간을 기록하며 가족과 공간의 기억을 담았다. 유년의 기억과 사라져가는 공간을 향한 자전적이고 제의적이며 애상 어린 영화 <아들의 시간>(2014)에서도 감독의 관심과 정서는 변치 않았다. <나의 정원>은 감독 자신의 내부 서사와 감정에 충실했던 전작과 달리 화가 이재헌의 일상과 작업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점이 큰 차이지만, 시간의 흐름과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점은 여전하다.

 

 

전작에서는 감독 본인과 가족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접점이 없는 인물인 화가 이재헌 작가가 주인공이다.

4년 넘게 동네와 가족에 관한 영화를 하다 보니 그것에서 벗어난 다른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나도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창작자는 어떻게 작품 활동을 하며 사는지도 궁금했다.

 

이재헌 작가는 처음 어떻게 알게 됐나.

2007년에 이재헌 작가의 첫 개인전을 보게 됐다. 고흐 그림의 색을 빼고 흐리게 하는 방식으로 모사한 작품이었다. 고흐 그림의 표면적인 것을 제거하고 그 이면의 것을 찾아보려는 시도처럼 느껴졌다. 그림 자체도 기억에 남았지만, 작가님이 직접 퍼포먼스에 참여한 영상이 있었는데 그게 인상적이었다. 제의적인 동시에 미술에 임하는 작가의 자기 선언처럼 보이는 퍼포먼스였다. 당시 미술 작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말도 잘하고 퍼포먼스도 다양하게 하는 게 일종의 유행처럼 이뤄지던 때다. 영리한 작가들이 주목 받았는데 이재헌 작가의 영상을 보면서는 이분은 완전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 역시 창작할 때 지고지순한 편이라 작가님에게 정서적으로 이끌렸다.

<나의 정원>
<나의 정원>

예술가의 일상적 삶을 주목해보자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를 준비하면서는 어째서 화가, 특히 이재헌 작가를 섭외하게 된 건가.

개념 미술보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를 섭외하고 싶었다. 페인팅 하면 페인팅만 하는 식이다. 그런 분의 일상, 작업하는 동선, 행위를 보고 싶었다. 개념 예술가를 섭외하면 아마도 지금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없었을 거다. 그분이 사유하는 걸 내가 계속 쫓아다녀야 했을 테니까. 화가라면 어쩔 수 없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시간을 두고 찬찬히 기록하고 싶었다. 2013년에 작가님과 이메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1년 정도 지나서야 직접 만나 뵀다. 작가님과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니 ‘그럴 줄 알았다’라고 선뜻 수락해주셨다. 짐작하기에 작가님도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제천으로 내려가신 터라 적적하지 않으셨을까 싶고. (웃음)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림에서 손을 놓은 지가 10년이 넘었다. 당시 많은 사람이 그랬듯 나도 그림도 그리고 퍼포먼스도 했다. 하나만 파고들었던 건 아니다. 미술 전공하며 편집 툴, 영상 프로그램 등을 교양처럼 배웠는데 그게 영화 작업할 때 도움이 되더라. 현재까지는 영화가 가장 잘 맞는 표현의 방편이 돼주고 있다. 그림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데 나는 돌아다니는 사람인 것 같다.

ⓒ이영진 장소 제공 보안여관, 33마켓

이재헌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영상을 통한 작가론 쓰기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작가의 반복적인 일상을 잘 보여주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드러내고 싶은 게 있었을 것이다.

내가 작가님을 인터뷰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작가님께서 오히려 ‘이래서 뭐가 나오겠느냐’며 걱정하실 정도였다. (웃음) 그럼 나는 ‘작가님은 그냥 원래 하던 대로 그 삶을 유지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작업하면서 사람도 사람이지만 사람이 있는 공간을 보게 된다. 그 시간과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에도 주목한다. 스스로 느끼는 감흥과 정서, 그곳의 분위기 등 추상적이지만 그걸 영상으로 시각화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전작들에서처럼 이번에도 인물들의 말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걷어낸 듯 보인다. 그럼으로써 반대로 주목해줬으면 하는 바나 얻고자 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전작에서는 말이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장보러가는 날>의 경우 부모와 남자(감독 본인)가 같이 장보러 다니는데 이들이 무슨 말을 나누고 있다기보다는 그때의 채광, 계절 등이 바뀌는 걸 좀 더 봐주길 바랐다. <나의 정원>은 작가님이 하는 어떤 행동이 하루라는 시간 단위에서 보면 특별할 게 없지만 그게 계속 쌓이면 어느새 전시도 하게 되는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준 달까. 이분이 무슨 얘길 한다거나 작품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하루는 무의미해도 그런 게 쌓이면 뭔가가 되기도 한다는 걸 영상으로 보여주는 거다. 또 나의 작업 방식이 관찰이지 않나.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익숙한 자기 일을 하는 지켜볼 때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그분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면 오히려 골치 아파질 때가 있다. 알면 알수록 이 사람의 치부를 보게 되니까. 어쩌면 내 관찰 방식이 대상의 표면적인 것만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본 것들을 잘 모아보면 뭔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의 정원>

크게 보면 이재헌 작가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과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작가님을 촬영한 지 1년 정도 지나서 작가님의 가족을 찍었다. 작가님의 삶이 있는데 무턱대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차근차근 밟아 나갔다. 아내분도 작가님의 작업을 응원하는 동지라 촬영을 마다하지는 않으셨다. 가족들이 마트에 가고 텃밭에 가는 일상을 세 차례 정도 따라가서 찍었다.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뒷모습이라든지 그림이 거듭 변화하며 바뀌어 나가는 걸 디졸브로 보여주며 시간의 흐름과 과정으로서의 그림에 관해 말한다.

작가님은 그린 작품을 검은색으로 덧입혀 지우고 다시 그리는 방식을 고수한다. 작가님 그림에 엑스선을 투과해 보면 되게 많은 레이어가 있을 거다. 그 과정을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싶었다. 또 작가님의 붓질 속도가 빠른 편이고 액션이 되게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그걸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건 작가님과 내가 사전 상의를 하고 찍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건 정말 부자연스럽지 않나. 그래서 최대한 멀찍이 떨어져 풀숏으로 전체를 보여주려 했다.

<나의 정원>

반면, 영화 초반 이재헌 작가가 작업실로 출근할 때 주차하고 내리는 장면은 특별히 연출해 컷을 나눠 찍었다.

작가님 차 뒷좌석에 앉았다가 주차할 때 내가 먼저 밖으로 나가서 멀리 카메라를 세팅 했다. 작가님이 내려오시는 걸 찍겠다고 했다. 약간의 변화를 준 장면이다. 작가님의 일상이 아이를 등원시키고 작업실로 와 작업하고 퇴근해 다시 집으로 가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자연스레 작가님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도 정말 많이 찍었다. <장보러가는 날>은 시간이 변화하는 걸 극대화해서 뒤죽박죽 섞는 방식의 편집이었는데, <나의 정원>도 처음에는 그렇게 가볼까 했다. 그러다 이번 작업과는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의도적으로 연출해 만든 몇몇 장면도 있다. 작가가 밤거리를 걷는 장면을 그의 꿈처럼 편집한 경우도 있고 작가와 함께 제천 청풍호로 가서 그곳에서 이재헌 작가의 모습을 몽환적으로 연출하기도 했다. 반복적인 일상을 벗어나 외부로 나간 장면이다.

작가님이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만 보내다 보니 다른 공간으로 가는 게 있으면 좋겠더라. 또 내가 몇 개월간 작가님과 작업하며 느낀 걸 이미지화해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걸 최소화해 보여준 것이다.

<나의 정원>

청풍호를 걷는 이재헌 작가의 원경 숏에서 작가의 모습이 다소 기이하게 늘려져 있는 듯 보이던데.

생경함을 주고 싶었다. 작가님 작품은 음과 양의 구분으로 보자면 음에 보다 가까운 것 같다. 작가님의 지금 작업은 내가 처음 작가님 그림을 봤을 때보다는 개념 미술에서 벗어나 좀 더 감정적인 제스처나 즉흥성이 들어간 것 같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미장센과 같은 게 이재헌 작가의 작품에 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내가 받은 기이한 인상을 그 시퀀스에서 표현하려 했다.

 

영화에는 말이 거의 없지만 실제 촬영하면서는 두 사람이 창작자로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은 걸로 안다.

예술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방법,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독립영화 안에서도 다큐멘터리는 마이너한데 그중에서도 나는 마이너한 방식으로 작업한다. 사건이 중심에 있거나 대단한 인물의 사연이 있는 유의 이야기에는 도통 관심이 안 간다. 좀 더 이슈가 될 만한 걸로 작업해야 상영 기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에 기대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영화만 해서는 살 수가 없다 보니 다른 일을 여러 개 병행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작가님도 마찬가지니까. 물론 둘 다 답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무당이 신병을 앓다 결국 신 내림을 받고 무속의 길을 걷듯 나 또한 창작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가 없다. 현실적인 문제에 너무 연연해하며 에너지를 쓰지 말자는 정도로 생각을 정리했다. 이런 문제만 아니면 창작하는 건 언제나 재밌으니까. 작품을 구상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딱 거기까지는 정말 행복하다. 내 돈 들여서도 작업을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이나 배급, 상영 등의 상황은 눈 감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 길을 택한 이상. (웃음)

ⓒ이영진 장소 제공 보안여관, 33마켓

지금까지는 제작지원을 받거나 주변의 동료 그룹과 협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1인 시스템으로 제작을 이어왔다.

혼자 하다 보니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지를 계속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영화를 찍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더라. 예를 들면 달리 숏으로 찍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스태프를 꾸리거나 장비를 마련하기 어려우니 영상을 4K로 직고 출력을 2K로 한 뒤 편집으로 달리 숏처럼 보이게 하는 식을 생각하는 거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다른 아이디어가 생긴다. <나의 정원>은 제천에 내려가서 촬영하다 보니 그곳에서 로케이션 제작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후반작업 지원 정도는 받게 됐다. 하지만 이전 두 작품은 제작지원에 내볼 생각조차 못 했다. 특히 두 작품은 내 안의 것을 불사르듯 풀어내는 방식의 영화라 누구 눈치를 보고 싶지도 않았고 일단 이걸 끝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나의 정원>을 만들면서 비로소 외부가 보이더라. 나도 제작지원이라는 걸 해봐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영화 작업하며 알음알음 알게 된 동료들은 있지만 내가 친밀하게 자주 만나는 편이 못 된다. 고립돼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나의 정원> 때는 아내인 이수유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촬영 과정을 얘기할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더라. 이수유 감독이 중편 다큐멘터리 <여름의 나무들>을 만들어 후반 작업 중인데 이번에는 서로 역할을 바꿔 내가 프로듀서로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관조적 방식의 영화를 찍었다. 아예 다른 방식의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나.

자연스럽게 조금씩 바꿔 나가야 하지 않을까. 분위기나 정서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그걸 꼭 행위나 동선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방법만 있는 건 아니니까. <나의 정원>을 만들면서 이후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대상과의 경계, 재현의 방식, 창작자의 위치에 관해 생각하게 되더라. 이재헌 작가는 서로 창작하는 동료로서 자주 만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친숙해진 관계에서 작업했다. 결국 다큐멘터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람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데, 찍는 대상을 대하는 감독의 태도를 내가 어디까지 설정해 들어가야 할지를 많이 생각한다.

<나의 정원>

준비하고 구상하는 작업이 있나 보다.

지난달에 첫 촬영을 시작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서울 천호동에 있던 백화점과 그 앞에 우주선 모양의 놀이기구에 관한 내 유년의 기억이 출발이다. 그리고 그 백화점 주변에서 일하던 상인들과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될 것 같다. 백화점 이름에서 따와 영화의 제목은 <유니버스>(가제)다.

 

유년기의 기억, 그때 살았던 공간 등이 지금까지는 굉장히 중요한 영화적 모티프가 돼왔다.

유년기, 청소년기, 20대까지의 기억이 내게는 가장 큰 자산이다. 그때 만난 사람, 경험, 추억이 하나의 정서로 남아 창작의 동력이 된다. 그게 없었다면 창작을 하지 않았을 정도다. 나는 과거로 먹고사는 사람인 것 같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멜랑콜리해지기도 하고. 그 정서를 영상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다. 최근에 대만 작가 우밍이의 단편 소설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를 읽었는데 정말 좋더라. 유년기의 기억에 환상을 더했는데 내 차기작은 그와 비슷한 맥락의 논픽션으로 환상을 다뤄보고 싶다. 그러다 보니 촬영 대상과의 관계를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적어도 도구로서 인물을 대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정말 징그러운 행위다.

<나의 정원>

영화관과 미술관을 오가는 작가들이 많다. <나의 정원>은 미술관에서 상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그렇게까지 부지런하지 못하다. (웃음) 물론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재밌겠으나 작정할 만한 에너지가 없기도 하고. <나의 정원>은 미술관에서 상영하면 이재헌 작가님께서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관객들이 이 영화의 어떤 면모에 주목해서 봐주길 바라나.

자극적이고 과도한 드라마로 예술가를 그리는 영화를 볼 때면 답답함을 느꼈다. 그것이야말로 너무 낡은 방식이 아닌가. 왜 연출자들은 노력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예술가가 꼭 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아니다. 기행과 쇼맨십을 보이는 예술가는 극히 소수일 뿐 지구상의 창작자 다수는 온순하게 자기 작업을 해나가는 사람들이라는 걸 말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예술이나 삶도 돌고 도는 일상 속에서 유의미한 게 생겨나는 게 아닐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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