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해랑(이태경). 졸업을 앞둔 그녀는 막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잇단 사건이 해랑을 현실의 고민에 빠뜨린다. 늘 함께 살 것이라 믿었던 엄마가 갑자기 퇴사한 뒤 시골에 가겠다고 통보하고, 늘 같은 일을 할 것이라 믿었던 친구가 안정적인 미래를 원한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해랑은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것과 원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한 세상을 그리지만, <졸업>은 밝고 활기찬 기운을 잃지 않는 영화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상영 중인 <졸업>은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진지하고도 웃음이 많은 허지예 감독을 만났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상영을 거의 마쳤다. 대구에서도 관객들을 만났는데 어땠나.
작년 광주여성영화제 이후로는 극장에서 관객 분들을 만난 게 너무 오랜만이어서 떨리더라. 전에는 그냥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는 게 확실히 동력이 되는 것 같다. 대구 오오극장은 처음 가봤는데, 함께 갔던 이태경 배우와 편하고 재밌게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왔다.
<졸업>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처음 만들어보는 장편영화라, 만든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개봉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도 PD도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작년 말이 돼서야 개봉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변 분들이나 다른 감독님들께 여쭤보기 시작했다. 배급사를 찾는 일이 잘 안 돼서 지금은 개봉지원을 접수한 상태다. 그런데 이게 또 제작지원과는 다르더라. 배급 예산안도 짜야 하고, 마케팅 기획 의도도 새로 생각해야 했다. (웃음) 독립영화는 사실 수익을 기대하는 영화들이 아닌데 그게 보장되지 않으면 배급까지 연결되기 어려운 현실을 좀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기획전에 함께 하는 게 기쁘기도 했지만 그만큼 씁쓸하기도 했다.
<졸업>은 2017년에 촬영했던 동명의 단편에서 시작됐다. 장편으로 만들기로 결정한 뒤 추가 촬영을 했다고 하던데.
사실 처음 시나리오 단계부터 주변 분들이 이건 40분이 넘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일단은 단편 시나리오에 맞춰서 찍었는데 50분이 나왔다. (웃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서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단편들을 묶어 옴니버스 식으로 만들어볼까도 생각했다. 결국에는 원래 넣고 싶었지만 뺐던 장면들을 추가해서 장편으로 만들었고, 그 과정이 길진 않았다. 2달 안에 보충촬영과 재촬영을 했는데, 시나리오부터 후반작업 완료까지 딱 1년이 걸렸다.

아무래도 졸업을 앞둔 감독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이 영화의 출발이 아니었을까 한다. 다만 영화 속 인물은 불안에 노출되지만 활기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그게 인상적이었다. 영화 소개를 할 때는 자책이 담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영화를 만드는 내내 복잡한 마음이었을 것 같다.
맨 처음 시나리오를 썼을 때는 은아에 좀 더 가까운 이야기로 출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다. 계속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지만 일단 서울에 집이 있으니 자취를 할 필요가 없고, 부모님과 같이 사니까 가끔은 용돈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은아의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쓴다면 그걸 진솔하게 쓸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그럼 내가 알고 있는 얘기, 내가 알고 있는 감정에 관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내 이야기를 많이 꺼낼 수밖에 없더라. 그럴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왜 나는 이런 사람일까, 하는 이상한 자책이었다. 그 당시에 어머니가 우스갯소리로 우리들을 두고 떠나겠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떠나면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그걸 내 능력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면 쓸수록, 그리고 내가 놓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생각할수록 나나 내 친구들 모두 열심히 사는데 다들 너무 계속해서 가난하고 힘들어 하는구나 싶었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자책으로 시작했지만, 그 후에는 내 또래들과 친구들을 보는 그런 시선에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 것 같다.
주인공 해랑은 프로덕션 디자인을 공부하는 대학생이다. 덕분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해랑의 전공을 영화연출이 아니라 공간연출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
첫 번째와 두 번째 단편영화를 함께 작업했던 미술감독님이 있다. 영화과 옆 공간연출과 친구인데, <졸업> 시나리오를 쓰려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던 와중에 만나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같은 과 동기 이야기를 해줬는데, 공간연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가장 크고 꿈도 뚜렷했던 친구가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결국엔 이 일은 안 하기로 했다는 거였다. 자취하면서 드는 돈도 있지만, 그 과에선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 하나에도 많은 돈이 든다. 예술대학 학비도 워낙 비싸지 않나. 특히 이 친구들은 무대나 공간을 시각적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데 그런 허무함을 느끼면서 작업을 하는 거다. 또 내가 애정을 가진 친구들이 많은 과이기도 하고. 예전에는 학과 통폐합 얘기가 나오면서 과가 없어지네 마네 하는 얘기도 많았다. 그때 친구들이 굉장히 불안해 보였던 것도 생각났다. 그런 위치 같은 것이 시나리오에도 맞겠다고 생각해서 공간연출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반영했던 것 같다.


해랑은 특히 표정으로 많이 기억되는 인물이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금방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무표정한 얼굴을 보여주기도 한다. 선배와 함께 일할 때는 막내지만 고집도 부리는데. 해랑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해랑이 웃을 상황이 아닌데 자꾸 웃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이태경 배우가 해랑을 1차원적으로 그리지 않고 다양한 면을 보일 수 있게 연기했다고 하시면서, 근데 감독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특히 교수님과 면담하는 장면. 지금 세대에 맞지 않고 청년들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그렇게 비웃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좀 숨길 필요도 있는데 그 순간을 못 참는다. 해랑이 권위 있는 사람 앞이라고 해서 기죽지 않고 자기 생각을 똑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시나리오의 해랑과 영화 속의 해랑이 조금 다른데 난 영화 속의 해랑이 더 좋다. 배우님이 만들어주신 부분이 되게 많고, 희진 선배가 너 이러다 나처럼 맨날 라면만 먹는다고 했을 때 해랑이 자긴 라면 좋아한다고 호로록 먹어버리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다. 그런 모습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만든 캐릭터다.
해랑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뜻이 있나.
예전에 같이 빵집 알바를 했던 친구 중에 혜랑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야 ‘혜랑’이라고 알게 됐고 처음엔 ‘해랑’인 줄 알았다. 듣고 예쁘다고 생각했었고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건 아무한테도 해본 적이 없는 얘긴데. (웃음) 해랑이라는 이름에는 이 사람이 파도 같은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자꾸 부서져도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게 맞서 나가는 그런 걸 생각했다.
해랑을 연기한 이태경 배우와는 어떻게 만나 작업하게 됐나.
은아 역의 김소라 배우와 희진 선배 역의 최희승 배우는 원래 알던 분이었고 제일 빠르게 캐스팅을 했다. 사실 해랑 역은 캐스팅하기가 되게 어려웠다. 김소라 배우님과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이면서 너무 노련해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의 배우를 찾기가 어렵더라. 그러다가 <누렁이들>(2016)이라는 단편을 보는데 이태경 배우님에게서 예전에 봤던 얼굴이 아닌 새로운 얼굴이 보였다. 그래서 연락드리고 만났는데, 그날 후드티를 입고 나오셔서 “아, 감독님 안녕하세요~” 하시는 걸 보고 아 저분은 해랑이다, 싶더라. (웃음) 본인만의 해랑을 자꾸 꺼내주시는 점이 너무 좋았다. 세 배우와 시나리오가 수정된 과정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작업했다.


해랑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 모두 각자의 삶의 방식과 고민이 있다. 우선 엄마가 있는데, 본인의 인생을 새로 살기로 결정하고 또 해랑과 떨어져 있을 때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4남매인데, 어머니가 자꾸 우리를 위해서만 사시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그걸 바라지 않는다. 본인이 번 돈은 본인한테 쓰셨으면 좋겠고, 또 그래야 나도 자립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어머니가 본인의 삶을 돌아봤을 때 우리를 위해서 산 시간보다 본인을 위해서 산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그래서 <졸업>에서 엄마가 해랑을 두고 떠난다고 했을 때, 영화에서만큼은 엄마를 엄마라는 역할에서 졸업시키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있으면서도 또 어머니가 주는 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내 모순적인 마음을 엄마 캐릭터에 많이 넣어서 생각했다. 해랑과 엄마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친구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건, 내가 엄마와 그렇게 많은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이렇게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고 엄마한테 말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
음... 촬영을 집에서 많이 하다 보니까 부탁한 적이 없는데도 어머니가 음식을 엄청 많이 해주셨다. 그게 내가 영화 촬영하는 모습을 처음 보신 거다. 그동안 맨날 밤새고 돌아와서 몸 아프다고 짜증내고 피곤해하는 모습만 보시고, ‘저 과는 대체 뭘 하는 과인데 애를 이렇게 만들어놓나’ 생각만 하시다가 실제로 촬영하는 모습을 보시고 그 뒤로는 많이 챙겨주셨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믿고 맡기셨던 것 같고. 또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 보러 오셨는데 영화제다 보니 관객들도 꽤 있어서, ‘그래도 뭔가 하긴 하는 구나’ 싶으셨나 보더라. (웃음)

은아는 해랑 못지않게 밝고 또 일찍부터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온 인물이다. 해랑과는 달리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선택하지만, 그것에 대해 자조하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고.
은아를 연기한 김소라 배우님과는 평소에 친하기도 하고 같이 영화도 보러 다닌다. 은아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김소라 배우님을 생각하면서 썼다. 평소에 장난기도 많고 같이 영화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가끔 무표정으로 혼자 생각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걸 많이 반영했다. 사실 은아 캐릭터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어느 정도로 은아를 보여줘야 하고, 은아가 어떤 마음으로 해랑을 대하고 있는지를 계속 생각했다. 제일 피하고 싶었던 건 결국 해랑을 질투하거나 열등감을 느껴서 해랑을 멀리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보는 친구들의 모습도 그렇지 않았고. 은아와 해랑이 서로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관계였으면 했다.
배우들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만들어진 장면도 있는지 궁금하다.
해랑이 만들게 되는 영화 세트에서 해랑과 은아가 소꿉놀이하듯이 노는 판타지 장면은, 내가 설정과 준비를 조금 해가서 배우들이 곤욕을 치렀다. 좀 해봤는데 생각처럼 판타지적인 느낌이 나지 않고 어색해서 어떡하지 싶던 차에, 배우님들이 속닥속닥 얘기하시더니 너무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 주셨다. 배우님들이 재밌는 시도를 많이 해주셨고 그래서 편해 보이는 장면도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웃음을 참느라 너무 힘들었던 적도 있다. (웃음)


청년 세대의 어려움이나 힘든 현실을 비극적인 사건 없이 일상적인 장면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관계의 변화도 겪고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좀 더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드라마를 구상한 적은 없나.
되게 많이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다. 어쨌든 내가 3~4년 내내 배웠던 시나리오라는 건, 도발적인 사건이 필요하고 그 사건에 의해서 인물의 인생이 180도 뒤바뀌어야 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미 청년 세대들이 겪고 있는, 사소하다고 이야기되는 그런 일들이 충분히 재앙이다. 대학생들은 월세에 대한 부담이 큰데 기숙사를 짓는 데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기사 같은 걸 보면서 재난 기사를 보는 것 같았다. 아무런 공감을 못 하는구나 싶고, 그러면서 굉장히 쉽게 너희는 복 받은 세대라고 말하는 게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아도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고민이, 보통 수익과 지출을 계산했을 때 그게 도무지 감당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고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게 과연 맞는 일인가,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던 거다. 영화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너무 적은 최저임금과 기형적인 예술대학 학비에 대한 고민을 많이 넣지 못한 점이다. 일단은 이 사람들의 삶에 좀 더 집중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얘기만 해보자 생각했던 것 같다.
기억에 많이 남거나 제일 애정이 가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마지막 장면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너무 좋아서 그렇다는 건 아니고. (웃음) 결국 그 둘이 한집에 살게 됐고 또 그 와중에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어떻게든 잘 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하는 장면이고 또 가장 따뜻한 장면이라 제일 좋아한다.

연출 이외에도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졸업> 마지막에 흐르는 노래인 ‘Day Dreamer’의 가사도 직접 썼고, 최근엔 독립영화 제작사 ‘HER FILM’을 만들기도 했다.
노래를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한다. 도전이라는 생각보다는 영화에 포함되어있는 하나의 일이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찍은 단편 다큐멘터리에는 작사, 작곡한 곡이 나오기도 한다. (웃음) 제작사는 나랑 PD랑 같이 만들었다. 아무도 내 영화를 제작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하겠다는 마음이 좀 컸던 것 같고, 올해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좀 더 커지면 다른 여성 감독의 영화도 같이 제작하는 제작사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그게 제일 어려웠다. 영화를 만들 때 자꾸 나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못 나가게 되니까,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누군가 있다면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으니 그런 문을 열어주는 제작사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됐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영화를 상영했고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천천히 졸업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다음에 대해 생각하기도 할 것이고.
우선 그 1년 동안 늘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이 영화가 끝나면 기적같이 여기 있는 인물과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각자가 이루고 싶은 졸업을 이루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상태가 됐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요새 많이 드는 생각은, 운이 좋았다는 것에 관해서다. 내가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면 내가 좋아했던 많은 감독님들 그리고 영화를 잘 찍는다고 생각했던 여자 선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계속 생각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다음 작품은 빠르게는 6월 말에 단편을 찍을 것 같고 내년 중에 장편을 하나 더 찍고 싶다.




